국세청이 지난 6일 발표한 `20년 고위공무원 승진자는 3명이었다. 지난 연말 후진들을 위해 기꺼이 옷을 벗어준 유재철 전 중부청장, 최정욱 전 인천청장, 권순박 전 대구청장 덕분에 승진의 영예를 안은 사람들이다.

승진자는 김진호 인천청 조사1국장, 이경열 중부청 감사관, 박해영 대전청 조사1국장이었다. 승진일은 10일자다. 이들은 승진 후 부산청 징세송무국장, 국립외교원, 국방대학교로 발령이 났다.

이번 승진과 관련 뒷말이 나온다. 이번 승진인사를 앞두고 세정가에서는 10일자로 인천청 성실납세국장을 발령 난 구상호 서울청 징세관의 승진여부가 관전포인트였다.

구 국장의 부이사관 승진일이 무려 3년여가 다되어가는 `17년 4월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이번에 고공단으로 승진한 3명보다 적게는 5개월, 많게는 1년 4개월이나 빨랐다. 실제로 이번 승진 인사를 앞두고 관가에서는 아마도 구 국장의 출신이 TK지역 이어서 어렵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많이 돌았다. 그리고 뚜껑을 연 결과 역시 그는 승진자 명단에 없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국세청에서 고위직으로 승진할 때는 대개 서기관 승진 일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다면서 출신지역 때문에 승진을 못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즉 서기관에서 부이사관으로 승진 시에는 정권의 향배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면서 구 국장이 지난 정권에서 부이사관을 일찍 달았기 때문에 서기관 승진일을 고공단에 맞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이번에 승진한 3명과 구 국장의 서기관 승진일을 따져봤더니 구 국장은 2011년 12월, 김진호‧이경열‧박해영 국장은 각각 2013년 5월‧2008년 10월‧2008년 10월이었다. 두 사람은 구 국장보다 서기관 승진이 빨랐고, 한 사람은 뒤였다.

그리고 고참 부이사관 중에서 이번 고공단 승진을 하지 못한 인물들 역시 `17년 5월 부이사관을 승진한 박종희 대구청 조사1국장(서울청 징세관으로 발령), `17년 2월 부이사관을 승진한 김대원 주류면허센터장(서울청 납보관으로 발령)이었다. 공교롭게 이들 모두 비호남으로 TK와 PK출신(김대원 경남 김해, 구상호 경북 상주, 박종희 대구)이었다. 김대원 서울청 납보관의 경우 서기관 승진일이 2007년 2월이었고, 박종희 서울청 징세관의 경우 2009년 10월 이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호남지역 세무서장 시절 관내 기관장 등과 접대 골프를 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수도권 세무서장에서 직위해제 되어 대기중이던 K모 전 서장(세무대 4기)은 6개월여 만에 보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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