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저조…동수원‧이천세무서 세수 감소 예상

이천세무서 작년 세수 5조원대 기록, 올해 1조원대로 줄어들 전망

동수원세무서 작년 세수 10조원대 올해 5조원 가량 감소 불가피
 

오는 3월 법인세 신고를 앞두고 중부국세청 세수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원인은 세수의 상당 부분을 견인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반도체 경기가 크게 악화되면서 매출이 반토막나고 이에 따라 법인세 비용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나 싶더니 코로나19 여파로 수출 등 차질이 빚어지면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반도체 관련 주들에 대해 최근 외국인들의 투매가 시작되는 등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 법인세 비용은 2017년 14조 92억원, 2018년 16조 8151억원, 2019년 8조 6933억원으로 지난해 반토막이 났다. SK하이닉스의 법인세 비용은 2017년 2조 7973억원, 2018년 5조 8010억원, 2019년 4263억원으로 2018년 대비 무려 92.7%나 줄어들었다. SK하이닉스의 2018년 실적호조로 이천세무서의 경우 지난해 세수확보 계획에 비해 이미 7월에 초과달성하기도 했다.

이천세무서의 2018년 세수는 4조 1534억원 이었으며, 2018년 SK하이닉스 실적 호조로 지난해 5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내는 법인세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올해 이천세무서 세수는 3조원 정도 감소해 1조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양사 법인세 비용을 모두 합해도 9조 1196억원으로 2018년 대비 59.7% 감소했다.

지난 25일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된 법인세비용은 총 8조 6933억원이며, 이는 2018년 16조 8200억원 대비 48.3% 급감한 수치로 지난 2016년 7조 9900억원을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9년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230조원, 영업이익은 27조 8000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5.5%, 52.8% 감소했으나 법인세 부담률은 28.6%(전년 27.5%)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법인세 부담률이 높아진 이유는 세법 개정으로 2018년부터 과세표준 구간 300억원 이상에 대해 최고세율 25%(종전 22%)로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관할 세무서인 동수원세무서의 총 세수 중 삼성전자가 내는 법인세가 무려 70~80%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커 3월 법인세 신고를 앞두고 지난해에 비해 세수가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중부청내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동수원세무서는 지난 2018년 총 세수가 10조 2183억원인데, 삼성전자가 2019년 법인세 비용 8조 6933억원을 납부하면 부가세 환급액(2018년 3조 1634억원)도 상당해 동수원세무서의 올해 세수는 지난해 절반 정도인 5조원대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동수원세무서의 관계자는 27일 “지난해 반도체 경기 침체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올해 세수확보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아직 가늠할 수 없지만 상당 폭의 세수 감소가 있을 것으로 본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아울러 코로나 피해를 입은 기업들이 신청을 해오면 법인세 신고기간을 1개월 늦추는 것이 검토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월 이천세무서에 법인세를 신고하면서 약 3조 8000억원을 납부했다. 이천세무서의 2018년 총 세수는 4조 1534억원으로 SK하이닉스가 이천세무서의 전체 세수를 책임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 26조 9907억원, 영업이익이 2조 7127억원으로 2018년 20조 8438억원 대비 무려 87%나 감소했다. 매출 역시 2018년 대비 33.3% 줄었다. 2019년 매출에 반영된 법인세 비용은 4263억이다.

SK하이닉스를 관할하는 이천세무서의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조원 정도의 법인세를 납부했으나 2019년 반도체 경기침체로 올해는 6000억원대 이하의 법인세를 신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더 감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메모리 업황 침제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 투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먼저 삼성전자는 20조원을 돌파해 20조 1929억원(2018년 18조 6504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8.3% 늘어난 수치로 매출액 230조 4000억원 대비 5.5%이다. 지난해 4월 이재용 부회장은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시스템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 이 분야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천명한바 있다. 지난 1월 3나노 공정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조 1885억원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해 전년대비 10% 증액했다. 2019년 10월 3세대 10나노급 16기가비트 더블데이터레이트 4D램을 개발하는 등 세계시장에서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는 모양새다. 또한 지난해 8월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2E D램 개발에 성공했으며, 동년 6월 128단 4D 낸드플래시를 양산했고, 9월에는 일본에 차세대 CIS연구개발센터도 개소했다.

두 회사는 미국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사용하는 업체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회사 모두 미국산 반도체 장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장비 수입은 미국이 31.5%로 국가별로 가장 높았다.

여기에 올해 들어 회복 조짐을 보이던 반도체 경기가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되고, 미 정부의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 전망이다. 두 회사는 화웨이에 D램과 낸드플래시를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중국에서 54조 7796억원(전체 매출의 32.2%)의 매출을 올렸고, 상당 부분 화웨이에서 올린 매출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2018년 중국에서 15조 7859억원(전체 매출의 47.5%)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 4년 동안 4배의 중국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화웨이는 반도체를 포함해 연간 12조원 이상을 우리나라에서 구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발표한 ‘사업군별 2019년 4분기 실적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1월~3월)는 메모리의 경우 비수기 영향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하락이 예상된다면서 D램은 탄력적인 제품믹스를 통한 고용량 제품 중심 공급에 주력하고 랜드는 서버 SSD 등 5세대 V-낸드 고부가 제품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SLSI파운드리는 주요 고객사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AP, 이미지센서, DDI 등 주요 부품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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