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이상 장수 기업 110곳…외환위기 등 당시 창업 몰려
일제 때 설립 인쇄업체 보진재, 108년 역사 끝내고 청산 돌입

국내 1천대 상장사의 '평균 연령'은 36세이고 그중 최고령은 1897년 설립돼 올해 123년을 맞은 동화약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조직개발 전문업체 지속성장연구소(대표 신경수)가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해 국내 1천대 상장사 설립연도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설립 60년이 넘는 장수 기업은 110곳이다.

이번 조사 대상은 매출액 기준 1천대 상장사이고 금융업·지주회사 등은 제외했다.

1천대 상장사의 설립연도를 5년 단위로 보면 1995∼1999년 세워진 회사가 130곳으로 최다였다.

2000∼2005년 설립 회사가 120곳, 1970∼1974년 103곳, 1985∼1989년 97곳, 1975∼1979년 87곳, 1965∼1969년 65곳 순으로 나타났다.

단일연도로 보면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설립된 회사가 47곳으로 가장 많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두산인프라코어, 아이마켓코리아, 동원F&B, 휴비스 등이 2000년에 세워졌다.

한 해 앞선 1999년에 설립돼 올해 21주년을 맞은 기업은 네이버, 한국항공우주, CJ CGV, 예스24 등 41곳이다.

60년 이상 된 '장수 기업'은 1천곳 중 110곳이었다.

법인 설립일 기준 가장 오래된 회사는 1897년 설립된 동화약품이다. 동화약품은 '까스활명수'로 잘 알려진 회사다.

면 방직 회사로서 최근에는 타임스퀘어를 운영하며 유통업도 겸하는 '경방'은 1919년 설립돼 올해 101주년을 맞았다.

유한양행(1926년·94년), CJ대한통운(1930년·90년), 두산(1933년·87년), 대림산업(1939년·81년) 등도 80년 넘은 장수 기업이다.

두산의 법인 설립일은 1933년 12월18일로 금융감독원 자료를 통해 공식 확인했다고 지속성장연구소는 밝혔다.

업종별로 보면 섬유업이 설립 평균 65년으로 가장 오래됐고 운송업(48.3년), 제지업(47.3년), 금속철강업(43.8년), 제약업(43.5년), 식품업(40.9년), 건설업(40.7년) 순이었다.

반면 SK텔레콤, KT, 네이버, 카카오 등이 포함된 정보통신 회사들의 평균 연령은 25.7년으로 가장 젊었다. 이어 기계(27.6세), 전자(28.8세), 조선중공업(30.2세), 패션(34.2세) 등으로 파악됐다.

비상장사 중에서는 신한은행(1897년), 우리은행(1899년), 조선일보(1920년), 동아일보(1920년) 등이 회사 설립 100년이 넘었다.

일제강점기인 1912년 8월 순수 민족자본을 바탕으로 창립된 '보진재 석판 인쇄소'는 1969년 법인 '보진재'로 전환했다가, 108년을 맞은 올해 청산 절차를 밟는다고 최근 공시했다.

신경수 대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000대 상장사들의 창업이 1차 오일쇼크가 발생한 1970년대와 외환위기 시절인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등에 집중돼 있다"며 "기업가들이 위기를 위험으로만 보지 않고 새로운 기회로 인식한다는 개척 정신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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