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고위직의 대부분이 강남에 부동산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신고한 강남 아파트의 가격은 시세가 아닌 공시가격으로 강남 집값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자 재산등록·공개는 공직자의 부정한 재산 증식을 방지하고 공무집행 공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을 시작으로 공직자재산공개가 27년째 진행되고 있으나, 공개되는 부동산 가액이 대부분 실제 시장에서 평가되는 가액보다 낮은 공시지가로 등록되고 있어 낮은 가격으로 재산을 공개한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그렇다면 국세청 고위직의 재산은 어떨까. 지난 26일 김현준 국세청장은 자신의 재산을 1년 전보다 4300만원 늘어난 32억4576만원이라고 신고했다.

김현준 국세청장은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82.48㎡(12억1600만원)를 보유 중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억2400만원보다 1억9200만원이 상승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같은 규모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최근 실거래가는 약 26~28억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김 청장이 신고한 12억1600만원은 시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청장이 공개한 재산총액 32억원에서 아파트가격을 12억원이 아닌 26억원으로 계산하면 총액은 46억원이 되는 것이다.

김명준 서울청장도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마포현대아파트 84.87㎡을 4억6900만원에, 세종시 어진동 포스코더샵 레이크파크 84.73㎡를 2억9500만원에 신고했다. 그러나 마포현대아파트의 경우 최근 9~10억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고, 포스코더샵의 경우 5~7억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다. 재산공개 가액보다 두 배 가량 높은 가격이다.

한재연 대전국세청장은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 84.96㎡을 12억원에, 같은 지역 은마아파트 76.79㎡를 9억6800만원 신고했다. 미도아파트는 22~24억원 선에, 은마아파트는 18~20억원 선에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박석현 광주국세청장은 실거래로 23~24억 선에 거래되고 있는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한신아파트 96.48㎡을 12억4800만원에 신고했으며, 이동신 부산국세청장도 같은 지역 신반포한신아파트 건물 117.06㎡을 13억2800만원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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