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회장 등 공정위 고발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 열려
 

자신이 최대 주주인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효성그룹 측 변호인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 심리로 진행된 조 회장 등의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 위반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법리적으로 보나 실질적으로 보나 효성투자개발은 계열사에 대해 어떠한 부당지원 행위도 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에서는 조 회장과 함께 송형진 효성투자개발 대표, 임석주 효성 상무, 효성투자개발, 효성그룹이 재판에 넘겨졌다.

공판준비기일은 재판부가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의견을 듣고 입증계획을 짜는 절차로,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는 없어 이날 조 회장 등은 나오지 않았다.

조 회장 등은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통해 계열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TRS는 금융회사가 페이퍼컴퍼니인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특정 기업의 주식을 매수한 뒤 해당 기업에 실질적으로 투자하려는 곳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수수료 등을 받는 방식을 말한다. 채무보증과 성격이 비슷하기 때문에 기업이 계열사 지원 또는 지배구조 회피수단으로 이를 악용한다는 지적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조 회장의 사실상 개인회사인 GE가 경영난에 처하자 그룹 차원의 지원 방안을 기획하고 효성투자개발과 특수목적회사 사이의 TRS 거래를 통해 자금을 대줬다고 보고 2018년 4월 시정명령과 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뒤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효성은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취소 소송을 제기해 현재 서울고법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효성 측 변호인은 "검찰이 GE가 부도 직전의 부실기업이라고 주장하나 2009년도 LED 사업을 시작한 후 2013년까지 5년 연속 흑자를 냈다"며 "효성투자개발과 특수목적회사가 맺은 TRS 계약도 일방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은, 쌍방에 의무를 주는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조현준 회장은 효성투자개발이 TRS 계약을 체결하는 데 관여한 바가 없다"며 "공소사실에도 구체적으로 무엇에 관여했는지 특정이 안 됐다"고 강조했다.

검찰 측은 형사 재판의 증인 신문 조서가 현재 진행 중인 공정위와의 행정소송에 제출되는 것이 가장 논란의 소지가 작을 것 같다며 이번 사건을 신속히 심리해달라고 요청한 반면 변호인 측은 행정소송이 곧 마무리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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