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실세들 많이 배치…고생만 하다 후배들 위해 ‘용퇴’한 경우 더 많아
 

▲ 사진은 지난해 10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19년 종합국감장에 김현준 국세청장을 대신해 김대지 차장이 국감을 수감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김현준 국세청장은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제49차 아시아 국세청장회의’에 참석해 자리를 비우게 되었다.

국세청의 2인자라 불리는 ‘국세청 차장’자리는 서울, 중부, 부산국세청장 자리와 더불어 국세청에서 가장 높게 승진할 수 있는 1급(고공단 가급)자리다. 국세청에서 1급으로 승진하면 1년 후 후진들을 위해 ‘용퇴’하는 것이 국세청의 전통이다.

물론 반드시 1년 후 사임을 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서대원 차장과 이은항 차장 모두 1년 만에 용퇴하면서 오는 6월 인사에 국세청 차장 직의 변동 가능성에 세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세정일보가 문민정부 이후 역대 국세청 차장들의 ‘임명과 용퇴의 경우’를 살펴봤다.

1993년 당시 국세청 차장을 역임한 임채주 차장(4년간 역임)부터 현 김대지 차장까지 총 19명의 국세청 차장이 거쳐 갔으며, 현 김대지 차장을 제외하고 18명 중 6명(33.4%)이 영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채주, 안정남, 이주성, 전군표, 한상률, 이현동 청장이 국세청장으로 영전하는 영광을 안았다. 특징은 이들 중 대부분은 정권의 실세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 이현동 차장이 국세청장으로 영전한 후,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국세청 차장이 청장으로 영전한 경우는 없었다. 김문수, 박윤준, 이전환, 김봉래, 서대원, 이은항 차장까지 모두가 그 자리에서 명퇴했다. 이들은 소위 정권실세가 아니었다. 고생만하다 물러났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역대 차장들은 어느 자리에서 차장으로 임명됐을까. 서울지방국세청장과 법인납세국장에서 임명되는 경우가 각각 3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국세청 조사국장과 국제조세관리관, 부산지방국세청장에서 영전하는 경우가 각각 2명이었으며, 이밖에는 대구·광주지방국세청장, 국세청 직세국장, 기획조정관, 소득지원국장, 개인납세국장, 서울청 조사1국장 등이 있었다.

또한, 역대 차장들의 특징으로 ‘영남’ 출신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었다. 19명 중 11명(57.9%)이 영남 지역 출신자가 차장으로 임명됐으며, 호남출신은 3명(15.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 지역으로는 강원 2명, 충남 2명, 서울 1명 등이었다. 이는 영남 출신들이 정권을 오랫동안 잡았던데 연유한 것으로 분석된다.

임용경로를 살펴보면, 김봉래 차장(7급 공채)을 제외한 전원이 행정고시 출신자들인 것으로 나타났고, 김봉래 차장이 임명될 경우에도 ‘비고시들의 희망사다리’라고 알려진 만큼 사실상 비고시들이 차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출신대학을 살펴보면 19명 중 7명(36.8%)이 서울대 출신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고, 고려대 3명(15.8%), 동아대 2명(10.5%)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건국대, 경북대, 성균관대, 영남대, 경희대, 연세대, 방통대 등이 각각 1명이었다.

다가오는 6월 국세청 차장직은 어떻게 될까. 현재 세정가는 김대지 차장의 용퇴를 점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김명준 서울청장이 그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꼬리를 문다. 덧붙여 현 국세청의 중심세력이 된 세무대학 출신들의 ‘희망’과 ‘사기진작’을 위해 이청룡 소득지원국장이 깜짝 발탁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 국장이 발탁된다면 세무대학 출신 첫 국세청 차장이 되는 것이다.

※ 역대 국세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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