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2만1000여 직원 중 4급 서기관은 1%만이 될 수 있다. 그런데 국세청에는 한 명도 찾기 힘든 동명이인 간부가 8명이나 있다. 동명이인의 주인공은 누가 있을까.

먼저 김태호 국장과 김태호 과장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집중 단속 중인 고가 부동산 거래과정의 편법 증여를 잡아내는 특명을 맡은 김태호 국장은 지난 7일에도 고가주택, 다주택 등 부동산을 취득한 세금 탈루혐의자 517명을 찾아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등 ‘열일’ 중이다.

김태호 국장은 고액자산가의 편법증여 등 국민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주는 탈세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을 하며 세법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일하고 있다. 관계기관 합동조사에도 참여해 탈루혐의자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두지휘 중인 것.

김 국장은 1968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나 부산 동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김 국장은 국세청 운영지원과장으로 임환수 국세청장을 보좌하다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했다.

그런데 국세청 본청에는 김태호 국장과는 정반대의(?) 업무를 하는 또 다른 김태호 씨가 있다. 바로 김태호 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이다.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김태호 자산과세국장과는 반대로 국세청이 실시하는 세무조사가 위법·부당한 조사가 아닌지 살펴보고 납세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세무조사 중지 조치를 내리고 있다.

김태호 과장은 납세자보호담당관으로 활동하며 국세행정에 대한 견제와 감독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 중이다. 국세청은 납세자의 권익보호를 더욱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하기 위해 국세청 본청에도 납세자보호위원회를 설치했고, 지난 2년(2018.4.~2020.3.)간 본청 납보위에서는 지방청·세무서 납보위 결정 172건을 재심의해 위법·부당한 세무조사 26건은 중지, 조사기간 연장을 축소하거나 조사범위 확대를 제한하는 등 39건은 시정했다.

김태호 과장은 1972년 대전 출신으로 충남고와 서울대를 나왔다. 행시43회로 재경부 예산실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국세청 납보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태호 국장과는 서울대 동문이다.

이렇듯 국세청 1%의 간부 중에서도 국세청 본청에서 함께 근무하는 이들 중 동명이인이 있을 확률은 지극히 낮지만, 동명이인은 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기관 중에서는 김기영 과장과 김기영 동안양세무서장이 동명이인이다. 직급도 같고 나이도 엇비슷한데다 동명이인이라 헷갈릴 수도 있지만, 부산청 조사1국 조사관리과장으로 근무 중인 김기영 과장은 부산 사하 출신의 부산사나이이며, 동안양서장을 지내고 있는 김기영 서장은 서울 출신이다.

이들은 비고시 출신으로, 김기영 조사관리과장이 68년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해 7급 공채로 임용됐고, 김기영 동안양서장은 64년생으로 국립세무대학을 3기로 졸업(8급 특채)해 국세청에 발을 디뎠다.

또 다른 동명이인으로는 복수직 서기관의 이광호 씨다. 두 사람 모두 세무대학 출신인데, 서울청 납세자보호담당관실 납세자보호2팀장으로 근무 중인 이광호 팀장과 국세청 감사관실 감사1팀장으로 근무 중인 이광호 팀장이다. 이광호 서울청 납세자보호2팀장이 세대4기로, 세대11기인 이광호 본청 감사1팀장보다 7년 선배다.

마지막으로는 국세청의 얼마 안 되는 여성 간부 중 동명이인이 있다. 이들도 같은 복수직 서기관의 이슬 서기관이다. 젊은 차세대 여성리더로 꼽히는 이들은 서울대 동문에 같은 행시 출신이라 다른 동명이인들과도 같은 임용경로와 같은 대학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슬 서울청 조사3국 조사2과 조사5팀장은 83년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해 행시 50회로 국세청에 입문했으며, 이슬 본청 조사국 조사2과 조사1팀장은 85년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해 행시52회로 국세청에 입문했다.

저작권자 © 세정일보 [세정일보] 세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