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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지금 대한민국 세무사사무실의 밤은 ‘대낮이다’

정영철 기자l승인2020.05.20 0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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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사무실 밀집지역 서울 ‘역삼‧삼성‧서초세무서’ 인근 사무실 ‘불야성’

이성훈 세무사, “세무사무실 여직원들이 애국자다…세무사법 통과시켜야”
 

▲ 세무법인 담솔 여직원들이 피곤한 기색없이 종소세 신고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 세무법인 가덕에도 직원 10여명이 남아 야근을 하고 있다. 누가 시켜서 야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다하기위해 자율적 연장근무라고 말한다.

2019년 귀속 종합소득세신고 마감일이 20일 현재 12일 남았다.

세무법인 및 개인세무회계사무실직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정신적 불안감이 팽배한 가운데도 흔드림 없이 야간근무도 마다않고 세무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5월 종합소득세신고기간이면 이들 직원들은 토, 일요일등 공휴일도 반납한다.

세정일보취재팀은 19일 오후 세무사사무실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역삼, 삼성, 서초세무서 등 3개세무서가 있는 서울 역삼동 일대를 직접 돌아보며 이들 세무사사무실 여직원들의 야간 근무모습을 스케치해 보았다.

기자는 무작위로 10여 곳의 세무사사무실을 돌아봤다. 시계가 오후 7시 30분을 가리키는 시각 기자가 맨 먼저 찾은 곳은 국기원 앞 허바허바빌딩 10층 세무법인 담솔(대표 김진규 세무사)사무실이었다. 여직원 20명 전원이 야간근무를 하고 있었다.

한 여직원에게 언제부터 야간근무를 하느냐? 몇시까지 하느냐?고 물었다. 지난 월요일(17일)부터 본격 야간근무에 돌입했으며, 야근시간은 짧게는 밤9시 늦게는 10시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

세무법인 담솔은 김진규 대표 세무사를 비롯해 상무, 이사 등 임원들도 늦도록 퇴근하지 않고 직원들과 같이 야근을 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이어 같은 빌딩 2층. 세무법인가덕(대표 안춘수 세무사)사무실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직원 10명이 남아 밤늦도록 고객의 세무회계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직원 5명은 퇴근해 집에서 재택근무로 종소세신고업무를 대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후 8시가 넘은 시각 강남역1번 출구 앞 미진플라자빌딩 9층에 사무실을 둔 ‘세무번인 두리’에도 사무실은 대낮같이 불이 밝았다. 여직원 10여명이 열심히 야간근무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생하는 여직이 안스러운지 황정호 대표 세무사도 시계가 오후 8시 인근을 가리키는데도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 10여명의 직원이 퇴근시간을 넘겨 야간근무를 하고 있는 세무법인 두리사무실 모습.
▲ 세무사사무실 80개가 운집한 한라클래식빌딩의 안내간판에도 불이 켜져 있다.
▲ 국세청 근무 33년 경력의 신승세무법인 사무실에 불빛이 밝다. 최근 직원들이 밤10시까지 근무한다고 전했다.

취재팀은 이어 인근의 빌딩 중 세무사사무실이 80여개로 가장 많이 입주해 있는 ‘한라클래식’ 건물을 찾아가 봤다.

17층 복도에서 평소 알고 지내는 이성훈 세무사를 만났다. 이 세무사는 역삼지역세무사회 간 사일을 4년 넘게 해 면식이 있는 사이여서 반갑게 맞아 주었다. 취재팀을 사무실로 안내해 1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늦은 시간 고생이 많다'는 기자의 인사에 이 세무사는 의외의 화답이었다.

"따지고 보면, 세무사사무실 여직원들은 애국자입니다. 부가가치세 신고, 법인세 신고, 종소세 신고 등 1년에 3번은 야간근무로 생고생을 하죠. 월급이 풍성합니까. 근무환경이 좋습니까. 여건이 열악한 가운데서도 맡은바 책무를 성실히 하고 있습니다. 나라살림살이인 국가예산 확보의 최첨병이 이들 아닙니까“라고 말문을 연다.

그러면서 “힘든 고생 누가 알아주기나 합니까. 지난해 국회에서 세무사법을 개정하지 않아 신규 세무사들이 등록조차 못해 거리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만만한 게 세무사입니다. 세무사들의 위상이 형편없이 실추된 느낌이 들어 분하고 원통할 지경입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고생하는 세무사 및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국회와 정부당국이 조금이라도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일갈했다.

평소 과묵한 이 세무사의 현실 진단은 작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같은 층 1710호에 세무법인 다솔 1호점이 보였다. 김금호 세무사가 경영하는 알찬 세무사사무실이다. 세무사는 퇴근하고 여직원 10여명이 남아 야간근무를 하고 있었다. 업무량에 따라 각자의 퇴근시간이 조금씩 다르지만 밤 9시까지 근무를 종소세신고 마감일까지 계속할 것 같다고 한 여직원이 귀띔해 주었다.

이처럼 지금 대한민국 세무사사무실들의 밤은 대낮이다. 이런 대낮은 `19년 귀속 종합소득세신고업무가 마감되는 내달 1일까지 이어진다.


정영철 기자  jyc61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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