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잃은 한국지엠 협력업체 구직급여 지급도 곧 끝나
 

경남 창원시는 울산시와 함께 국내 손꼽히는 중공업 도시다.

그러나 주력산업인 조선·기계·자동차 산업 분야 지역 대표기업들이 수주부진 등의 이유로 직원을 줄이거나 무급휴직을 이어가면서 '고용위기' 도미노가 닥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창원시에 본사·공장이 있는 두산중공업은 원자력·석탄화력 수주 부진으로 올해 들어 자산매각과 함께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올해 초 1차 명예퇴직으로 65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어 지난 15일 마감한 2차 명예퇴직에는 100여명 선이 퇴직을 신청했다.

두산중공업 직원 350여명은 명예퇴직과 별도로 21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STX조선해양 역시 수주 부진으로 2018년 6월부터 생산직 515명이 무급순환 휴직을 반복하고 있다.

250여명씩 번갈아 6개월 일하고 6개월은 월급을 받지 않고 대기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노조원들은 순환 무급휴직이 3년째에 접어들면서 극심한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선박 발주가 급감하면서 당분간 순환 무급휴직이 해소될 전망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STX조선 수주잔량은 현재 7척에 불과하다.

올 하반기 이후 추가수주가 없으면 내년 1/4분기에 일감이 바닥난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협력업체 직원들이 고용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지난해 물량 감소로 생산라인 근무체계를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했다.

이때 생산라인 일부를 맡던 사내 협력업체 직원 58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 1월 한국지엠, 한국지엠 창원공장 정규직·비정규직 노조가 창원공장 경영이 호전되거나 인력이 필요하면 우선 채용하겠다는 합의를 했지만, 복귀 시일이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근무했던 협력업체 직원들이 받는 구직급여 지급이 올해 8월 대부분 끝난다.

고용환경 악화는 지표로도 나타난다.

창원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창원시 상시 근로자 수가 25만1천41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천692명(-0.67%), 지난 분기 대비 1천867명(-0.74%)이 각각 감소했다.

창원상의는 지역 근로자 수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2017년 1분기 이후 3년 만이라고 지적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고용유지를 통해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허 시장은 정부를 향해서는 "기업이 고용을 유지하도록 보다 강력한 지원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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