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24일, CJ그룹에서 30만달러 뇌물수수 前국세청 수장 공판

검찰, 전군표 씨에 징역 4년 추징금 3억원 구형…허 씨는 징역 3년 

전군표씨, “극단적(자살) 생각까지 했다 선처해 달라” 눈물로 호소

허병익씨, “효도하며 고향에서 봉사하며 살게 해 달라” 선처 호소  

 

지난 2008년 부하직원으로부터 인사청탁 명목으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3년 6월의 단죄를 받았던 전직 국세청 수장이 다시 한 번 법정에서 눈물을 떨구었다. 그리고 국세청장 직무대행까지 지냈던 그의 고향친구도 함께 눈물과 고개를 떨구었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이정석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전군표 전 국세청장과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이 저지른 CJ그룹으로부터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였다. 

이들은 지난 2006년 7월경 CJ그룹으로부터 미화 30만 달러라는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날 재판에서 전군표 전 청장은 CJ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아 세무조사를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진술에서 “CJ그룹이 세무조사를 받을 당시 국세청은 각종 국제회의, 종합부동산세 시행 등으로 매우 바빴고, 또 서울국세청장으로부터 CJ그룹과 관련한 세무조사 보고를 받은 기억이 없고, 설령 보고를 받았다 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흘렸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진술했다. 

또 그는 “당시 CJ그룹이 서울청 조사4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는 것도 검찰 수사단계에서 알았으며, 당시 상황에서는 CJ세무조사에 개입할 여지도 없었고, 실제로 개입하지도 않았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돈 받고 세무조사를 봐주는 파렴치한 짓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주식이동 조사는 평소 국세청에서는 약 100여개 기업이 계속해서 돌아가면서 조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특이사항이 아니다. (주식이동)조사와 관련해서는 개별적으로 보고를 받지 않았고, 통계적으로 몇 개정도 조사한다는 정도만 보고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세무조사 대상기업으로부터 금품수수는 매우 잘못된 것이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리고 “2008년에 이어 또다시 재판을 받게 되어 부끄럽고, 이 일로 국세청과 선?후배들께도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또 “극단적인 생각으로 (자살을)시도하기까지 했으나, 부인에게 발각돼 자수했다“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선처를 부탁했고, “받은 돈은 OECD 국세청장 회의 등 국제회의 비용, 일선 세무서 직원들 격려비 등에 사용했으며,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은 한 푼도 없다”면서도 선처를 호소했다. 

이어 고향 친구인 허병익 에게도 선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뇌물수수 방조 혐의로 전 전청장과 함께 기소된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도 최후진술을 통해 울먹이며 법의 선처를 호소했다. 

허 씨는 “전군표 씨가 국세청장에 내정된 후 청장 판공비도 넉넉하지 않고, 또 인사청문회 자금도 필요하다는 말을 했고, 또 피고(허병익)는 서울에서 고교와 대학을 나와서 좋겠다는 등의 말을 하곤 해 나도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마침 법대 동기이면서 대기업에 근무 중인 CJ그룹에 친구가 있는데 도와줄 일 있으면 언제든 이야기하라는 말이 생각나서 전 청장에게 CJ가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알아 보겠다 라고 했고, 전 청장은 좋다 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전 청장이 먼저 3억 정도라고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친구인 CJ그룹 신 모 씨에게 3억 원을 요청했고, 남산 CJ그룹으로 가서 미화30만불이 담긴 돈 가방을 받아 전 청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허씨는 “공직자로서 커다란 물의를 끼친 점 진실로 뉘우치고 있다. 매일 매일 억장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끼며 살고 있으며, 고향에서 마지막으로 효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지방에 가서 사회에 봉사하며 살겠다”고도 했다. 

이 같은 두 피고인의 눈물 담은 최후진술에도 검찰은 전군표씨 에게는 징역 4년에 추징금 3억1740만원, 프랭크뮬러 시계 몰수를 구형했다. 또 허병익 씨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두 사람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달 1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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