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정선군 사북읍에 위치한 강원랜드를 찾았다. 입구부터 직원들이 통제를 하고 있었다. “카지노 영업을 하느냐?”고 묻자 “다시 임시 휴장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등산을 하러 왔다”고 말하자 통과를 시켜 주었다. 일부 가족들이 콘도를 예약하고 펌프카 등 놀이시설을 이용하는 광경이 목격되었고, 일부는 전망대까지 등산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저녁이 되어 석탄회관 1층에 있는 제법 큰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손님은 거의 없었고, 식사 후 시내를 돌아봤으나 모텔과 호텔 등도 손님의 발길은 없어 어둠의 도시 같았다. 불을 밝히는 건 전당포가 대부분이었다. 큰 호텔은 그랜드오픈을 준비해놓고 코로나 여파로 개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한 전당포에 들어가 “호텔 영업을 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퉁명스럽게 “코로나 때문에 개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전당포가 많은 이유는 도박을 위해 차량 등을 맡기기 위해서다. 강원랜드가 많은 법인세를 내는 이면에는 도박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모습이었다.
 

▲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내 모습.
▲ 과거 성업중일 때의 강원랜드 카지노 내부 모습. [강원랜드 제공]

폐광지역의 경제활성화로 지역경제를 진흥시킬 목적으로 출범한 강원랜드(대표 문태곤)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지난 2월 23일부터 카지노 휴장으로 인해 영업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관할세무서인 영월세무서의 내년 세수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영월세무서의 2019년 세수는 약 3700억원 가량이다. 이중 강원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70% 정도다. 여기에 지역에서 고용하는 직원과 일용직 등도 휴직을 하게 되어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강원랜드가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1월부터 3월까지 1분기 매출은 2360억원(2019년 동기 3774억원), 당기순이익은 1561억원(2019년 동기 1024억원 흑자)의 적자가 발생했다.

지난 2019년 법인세 납부액은 1127억원이며 최근 5년간 납부액은 2019년을 포함해 2018년 977억원, 2017년 1192억원, 2016년 1433억원, 2015년 1342억원이었다.

또한 지난 2월 21일 강원랜드의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4분기 매출액은 3728억, 당기순이익 526억원으로 2018년 4분기 대비 각각 6%와 177.4% 상승했다.

강원랜드의 2019년 전체 매출액은 2018년보다 820억원 증가한 1조 5201억원으로 5,7%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3347억원이었다.

2019년 매출 향상 요인은 노후기계 교체로 인한 순매출 증가 및 카지노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노력 그리고 카지노 매출 증가에 따른 호텔 매출의 동반 상승 및 자체 개발 슬롯머신 판매 등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통상 매출이 상승하면 비용도 늘어나기 마련인데 2019년 비용은 1% 증가하는데 그쳤고 그 마저도 정부 등에 내야하는 개별소비세, 관광진흥개발기금, 폐광지역개발기금 등의 증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22일 현재까지 4개월 120일 정도 휴장해 평균 일일 매출액 37억원을 계산할 경우 4400억원 정도의 매출손실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강원랜드측은 회의를 갖고 오는 29일 오후 6시까지 임시 휴장키로 의결했다. 이번 휴장은 지난 2월 23일 긴급 임시 휴정을 결정한 이후 5월 4일 연장, 5월 25일 연장한데 이어 6월29일까지 연장하는 등 코로나 추이에 따라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하송안길 49에 위치한 영월세무서 전경. 영월세무서는 강원도 영월군, 정선군(임계면 제외), 평창군(대관령면,진부면,봉평면, 대화면, 방림면 및 용평면제외) 일대를 관할하고 있다. [영월세무서 제공]

영월세무서 관계자는 “영월세무서 세수 중 강원랜드가 차지하는 법인세가 무려 70%에 달하고 있어 코로나 여파로 휴장이 길어질 경우 2021년 세수확보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강원랜드 관계자는 “지난 2월 23일부터 120일 정도 휴장을 하고 있어 일일 평균 37억원을 계산할 경우 매출 손실은 4400억원에 이르고 있다”면서 “일부 행정직 직원을 제외한 딜러 등은 70%의 휴업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리조트와 골프장은 영업을 하고 있지만 메인인 카지노의 경우 평일 3000~4000명, 주말엔 8000명~1만명이 오는데, 카지노 영업이 멈추다 보니 호텔 등에도 손님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강원랜드의 주 수입원은 카지노다. 이외 메인타워가 있는 객실 197개의 하이원그랜드호텔, 팰리스호텔, 마운틴콘도, 힐콘도, 밸리콘도 등 대규모 숙박시설과 해발 1137m에 위치한 하이원CC 골프장(파 72, 전장 6592m 18홀 퍼플릭) 그리고 워터월드, 스포츠팀인 유도, 아이스하키, 스키(장애인 포함)팀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석탄산업이 하향길로 접어들자 석탄산업의 사양화로 낙후된 폐광지역 경제를 진흥시켜 지역 간 균형있는 발전과 폐광지역 주민의 소득증대를 목적으로 폐광지역개발지원에관한 특별법을 1995년 12월29일 제정했다.

이에 강원랜드는 지난 1998년 6월29일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가 있는 복합 리조트 시설로 설립되어 2000년 10월에 개장하게 된다. 강원랜드는 지난 2001년 코스닥에 상장되었으며, 2004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상장기업인 강원랜드 주요 주주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광해관리공단 36%, 강원도개발공사 5.25%, 정선군 4.99%, 태백시 1.30%, 삼척시 1.29%, 영월군 1.02%, 강원랜드 5.24%, 국민연금공단 5.14%, 기타 38.61%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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