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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6월의 명퇴, ‘개업이 두렵다’

채흥기 기자l승인2020.06.23 17: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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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파19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면서 수십 년간 국세공무원으로 재직하다 6월말 명예롭게 퇴직하는 일선 세무서장 출신들은 기쁨보다는 세무사로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여러 가지 악재로 자유인이라는 기쁨보다 만만치 않은 세무시장의 환경으로 두려움이 앞선다.

중부국세청 산하 세무서장 출신들은 이달말로 8명 정도가 명예퇴직을 앞두고 있다. 국세공무원으로 의욕적으로 출발 적게는 27년에서 30년 넘게 봉직해 온 서장들로서는 큰 대과없이 명예롭게 퇴직하는 것만으로 영광이다.

하지만 이러한 영광 뒤에는 세무사로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 코로나 여파로 올해는 어느 해보다 어려운 개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데서 국세공무원을 마감한다는 아쉬움보다 세무사로서 날개를 활짝폈던 선배들에게 부러움을 느낀다. 수출 길이 막혀 일부 중소기업들은 회사를 정리할 것을 고민한다는 사례를 세무사들로부터 들었다. 기업을 잘 아는 것은 세무‧회계사들이다.

이들은 퇴직을 1년여 앞두고 선배들의 조언을 받아 나름대로 준비를 하지만, 현직에 있는 한 준비에는 한계가 있다. 사무실을 얻는 것도 휴일을 이용해 발품을 팔아야 한다.

퇴직을 앞둔 한 세무서장은 “코로나 여파로 기업 측에서 만나주질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맨땅에 헤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시장 여건이 너무 좋지 않다. 어디 기장 건 수 없어요?”라며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쓴웃음이다.

또 다른 서장은 “기장건수를 찾으려고 해도 건수가 없다. 여기다 세무사 자격을 가진 변호사 1만8000명이 세무사업에 뛰어들 경우 인력난 등 경영여건이 더욱 어려워질 것 같아 개업을 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23일 수도권의 한 서장에게 개업 준비상황을 물었다.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세무서 주변은 월세가 비싸 먼 곳에서 사무실을 알아봐야 한다. 건수가 없어 당장 혼자서 일을 해야 할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들에겐 갑의 입장에서 을의 입장으로 생각의 전환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과제를 안고 있다. 퇴직 서장들은 적게는 3번에서 5번까지 서장 직무를 수행했던 만큼 을의 입장으로 마음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대해 지난해 말 퇴직한 후 세무사를 개업한 한 세무사는 “개업하자마자 을의 입장에서 열심히 기업인과 납세자들을 찾아 다녔다. 현직에 있을 때 납세자들과 상담을 하는 과정을 통해 누구보다도 그들의 마음을 잘 안다. 납세자의 입장에 서니 답이 쉽게 나오더라. 지역 기업인들과 교류하기 위해 골프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결국 뿌린 만큼 거두는 것 아닌가”라고 자신의 노하우를 전했다.

또다른 세무서장 출신 세무사는 “연금도 받는데 과외로 세무사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애써 현실을 인정한다면서도 “새로 세무사로 뛰어든다면 한 건의 기장을 수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치열한 생존경쟁의 세무시장에서 체험하게 될 것이다. 오직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절실한 마음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또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했듯이 납세자를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오히려 길을 쉽게 풀릴 수 있다”면서 “시작부터 크게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30년 세정의 노하우를 가졌다는 것은 새로 합격한 젊은 세무사들에 견주면 더없는 ‘자산이자 축복’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한다면 납세자를 돕는 일,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용기를 전했다.


채흥기 기자  chai92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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