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국세청장 행시출신 비율, 朴정부 56%→文정부 81% ‘급증’

현 정부 비고시 지방청장, 김형환·권순박·최시헌·김한년 ‘단 4명’
 

행정고시 출신자들이 국세청 고위직을 독점하는 현상은 예전부터 이어져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고시 출신자들이 지방청장을 역임하는 비율이 맞춰지면서 국세청 99%인 비고시 출신 직원들의 ‘희망사다리’가 되어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는 비고시들의 희망사다리를 찾아보기가 점차 어려워져가면서, 완전히 ‘행시출신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세정일보가 전 정부와 현 정부의 국세청 내 지방국세청장 임용현황을 비교 분석해본 결과, 박근혜 정부에서 행시출신 지방청장의 비율은 56%에 불과했으나, 문재인 정부 들어 81%로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의 정원은 2만여명으로, 이들 중 99%가 비고시 출신이다. 단 1%인 행정고시 출신자들이 국세청 고위직 중에서도 대한민국 각 지역의 우두머리인 지방국세청장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지방국세청장의 수는 총 27명(중복포함)이다. 이들 중 행정고시 출신자가 15명(56%), 비고시 출신자는 12명(44%)으로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3년차인 현재 국세청의 지방청장 임명 현황을 살펴보면 총 21명 중 행정고시 출신자는 17명(81%)이었던 것에 반해, 비고시 출신은 단 4명(19%)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세청의 고위직에 행시출신이 많은 것은 5급 사무관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비고시 출신보다 점유율이 높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국세청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대한민국 각 지방의 수장인 지방청장 자리에 비고시 출신의 수가 현 정부 들어 턱없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비고시들의 좌절감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청장(고공단 가급)의 경우 박근혜 정부에서 행시출신은 4명(송광조, 임환수, 김연근, 한승희), 비고시출신은 1명(김재웅)이었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행시출신만 3명(김희철, 김현준, 김명준)이었다.

중부청장(고공단 가급)은 박근혜 정부에서 행시 2명(이종호, 심달훈), 비고시 2명(이학영, 김재웅)이었던 것에 반해 문재인 정부에서는 4명 전원이 행시 출신(김용균, 김용준, 유재철, 이준오)이었다. 또한 지난해 4월 개청한 인천청장(고공단 나급)도 전원 행시(최정욱, 구진열) 출신이다.

또한 대전청장(고공단 나급)도 박근혜 정부에서 행시 3명(제갈경배, 최진구, 신동렬), 비고시 2명(안동범, 김형중)인 것에 반해 문재인 정부에서는 전원 행시(양병수, 이동신, 한재연) 출신이었다.

광주청장(고공단 나급)은 박근혜 정부에서 행시 2명(나동균, 김희철), 비고시 2명(신수원, 한동연)이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행시 2명(이은항, 박석현), 비고시 1명(김형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청장(고공단 나급)은 박근혜 정부에서 행시 1명(서진욱), 비고시 3명(강형원, 남동국, 윤상수)이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 행시 1명(박만성), 비고시 2명(권순박, 최시헌)으로 집계됐다.

부산청장(고공단 가급)은 박근혜 정부에서 행시 3명(김연근, 최현민, 서진욱), 비고시 2명(이승호, 원정희)이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행시 2명(김대지, 이동신)에 비고시는 1명(김한년)이었다.

세정가의 한 관계자는 “한승희 전 국세청장과 김현준 현 국세청장이 재직하는 최근 3년간 행시 출신 위주의 인사를 실시하면서 빠른 세대교체가 이루어졌고, 그동안 비고시 출신은 설 자리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비고시들은 나이도 많아지면서 어쩔 수 없이 퇴직하는 수순을 밟게 됐다”며 “지방청장 인사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 행시 위주의 인사가 아닌 능력 위주의 인사를 단행해 국세청 인사정책을 바로잡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국세청 역대 지방청장들 임용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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