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 조현범 사장 지분 42.9% 확보해 최대 주주로…무게중심 기울어
조 사장, 2천200억원 주식담보대출로 매입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의 손을 들어주며 승계구도가 일단락됐지만 일각에서는 장남 조현식 부회장의 반격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30일 최대 주주가 조양래 회장 외 12명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사장 외 11명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조현범 사장은 26일 시간외 대량 매매로 아버지 조 회장 몫 23.59%를 모두 인수해서 지분이 42.9%로 늘었다. 결제일은 30일이다.

조현범 사장은 이번 주식매수를 위해 NH투자증권과 KB증권에서 모두 2천200억원을 대출받았다.

담보로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31.99%와 한국타이어애네크놀로지 지분 1.11%를 제공했다.

조 사장은 26일에 기존 지분 18.09%를 담보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에서 1천200억원을 빌렸다. 또 KB증권에서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1.11%를 담보로 20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어 30일 NH투자증권에서 지분 13.90%를 담보로 800억원을 추가 대출했다.

▲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최대 주주 일가 지분 73.92%에는 변동이 없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최대 주주가 바뀌었지만 기존 최대 주주가 형제경영 구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당초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두 아들인 조현식(50) 부회장과 조현범(48) 사장의 지분이 똑같았다.

정확히 만 2년 차이로 같은 날 태어난 아들 중 조 회장이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후계가 결정되는 구조였다.

조현식 부회장은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을, 조현범 사장은 COO(최고운영책임자·사장)와 자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재계에서는 형이 직급이 더 높지만 동생인 조현범 사장이 회사를 주로 끌어왔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한편에선 경영권 문제가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현식 부회장이 다른 가족을 모으고 제3자를 끌어들이면 다퉈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조현식 부회장(19.32%)과 두 누나인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조희경 이사장(0.83%), 조희원씨(10.82%) 지분을 합하면 30.97%다.

국민연금공단은 7.74%를 들고 있다.

다만, 지금으로선 경영권 다툼이 일어날 확률이 높지는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나금융투자 송선재 애널리스트는 "일단 무게 중심은 기운 상태"라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임은영 애널리스트는 "지분율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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