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 폭등으로 집권 여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민심이 들끓자 청와대와 정부는 부랴부랴 청와대 사람들과 여당의원들, 고위공직자들의 다주택 매매를 압박하고 나섰다.

그리고 대통령 비서실장이 솔선수범(?)해 청주와 서울 반포의 집 두채 중 서울 것 보다 청주 집을 팔겠다고 하자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그러자 ‘앗 뜨거워라’ 하면서 반포의 집도 팔기로 했다. 그는 왜 당초 반포 집 대신 청주 집을 팔기로 했을까. 서울집이 재산적, 생활환경 측면에서 더 미래지향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고위공직자 역시 세종시와 서울의 집이 있었는데 그 역시 서울 집보다는 세종시 집을 팔았다. 세세한 사연은 듣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그는 현재 차관급 기관장 승진 후보로 알려져 있다. 그가 현재 근무하는 곳은 서울이다. 당연히 서울보다는 세종시 것을 파는 게 맞다. 그런데 왠지 개운치가 않다. 그가 기관장에 오를 경우 근무지는 세종시다. 기관장에 오르면 세종시에서 근무해야하고, 낙마하면 서울에서 살아야 한다.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의 강제성 주택처분이라는 추상같은 정부의 주택정책 방향에 따라 한 채를 팔긴 했지만 영 찜찜한 경우다.

집값이 왜 오를까. 공급부족 수요 폭증이다. 지금 정부는 투기꾼들 때문이라고 한다. 좋다 투기꾼들 때문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투기를 해도 재미를 볼 수 없다면 투기를 하겠는가. 여기서 나오는 대책은 ‘공급’이다. 땅이 없으면 서울 압구정동과 여의도, 용산에 100층짜리 주택을 수두룩 지어서 공급하라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이것도 ‘뿔난 김에’ 하는 말이지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고 노무현 대통령은 전국에 혁신도시를 만들었고,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소위 수도권 과밀화 억제 정책이다.

청와대와 국회, 대기업, 서울대가 세종시로 옮겨간다면 많은 공직자들이 세종시로 내려갈 것이고, 서울의 주택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그 공직자들 역시 청주와 세종시 대신 서울 집을 먼저 팔았을 것이다. 사람들이 빠져 나가는 곳(서울)에 투기꾼들이 몰려들 이유가 없다. 물론 현재 수요대비 서울의 주택은 모자란다. 그런 점에서 공급이 더 필요하다는데도 공감한다.

국가를 뒤흔들고 있는 수도권 집값 문제의 해결책으로 집 한 채 가진 사람들의 재산을 세금이라는 맹목으로 무작정 뺏으려하는 것은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다. 수요를 차단하고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리고 공급정책이 어렵다면 수요를 차단하는 게 먼저다. 수요는 세금정책으로는 차단되는 게 아니다. 176석의 거대여당이 못할 일이 없다. 국회이전 법안을 만들어 당장 세종시로 국회를 옮겨라. 그리고 청와대를 자리도 없는 광화문이 아닌 세종시로 옮겨라.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자고 입바른 소리만 하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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