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지 후보자,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근무

민주당 텃밭인 ‘호남출신’보다 文 대통령과의 ‘인연’ 깊게 작용 분석

모범 필요한 고위공직자 부동산 다주택 문제에서 깔끔한 ‘무주택자’
 

10년 만에 국세청 차장에서 승진하는 국세청장 후보자가 탄생했다. 김대지 국세청 차장이다.

지난 2010년 여름 이현동 국세청 차장이 국세청장으로 영전하는 영광을 안았고, 그 이후로는 김덕중(중부청장), 임환수(서울청장), 한승희(서울청장), 김현준(서울청장) 청장까지 쭉 지방청장에서 국세청장으로 영전해 왔다.

김대지 국세청 차장은 1967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아이러니한 것은 현 김현준 국세청장이 서울청장이고 그가 부산청장으로 근무했을 당시에도 그는 국세청장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었다. 김현준 청장과의 경합에서 패해 김 청장이 국세청장으로 승진하고 그가 국세청 차장으로 발탁됐다.

김대지 차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86학번으로, 김현준 국세청장과 대학 동기지만 행시 기수로는 한 회 늦은 36회다. 지난 국세청장 후보 경합 당시 타부처와 비교해 기수상으로 행시 36회가 국세청장으로 임명된다는 것은 너무 빠르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런점에서 행시 35회인 김현준 청장에 이어 이번에 행시 36회인 김대지 차장이 청장 후보자가 된 것은 기수 안배 측면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앞서 세정가는 별다른 문제없이 국세청을 잘 이끌어온 김현준 청장이 한승희 전 청장과 마찬가지로 2년의 재임기간을 채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갑작스러운 사정기관장 교체라는 요상한 프레임에 맞물려 경찰청장과 함께 교체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당시 차기 청장에 대해 4대 권력기관인 국정원, 검찰청, 경찰청, 국세청의 수장을 지역 안배로 교체한다는 설이 있었는데 경찰청장이 경남 합천 출신의 김창룡 청장(모두의 예상을 엎고 부산경찰청장에서 영전)이 임명되었고, 김대지 차장 역시 부산 출신으로 차기 국세청장에 내정되면서 지역안배 측면보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국정경험의 공유라는 측면이 더 중요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이었고, 시민사회수석실 산하 치안비서관실에 행정관으로 파견을 가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도 노무현 정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근무했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인연이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는 인사라는 강점으로 작용해 차기 국세청장 내정에 크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당초 문재인 정부 들어 호남 출신의 국세청장이 배출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전북 부안 출신의 김명준 서울청장이 차기 청장 후보로도 유력하게 점쳐졌었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출신의 청장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냐는 것이 세정가의 생각이었다. 특히 김명준 청장은 국세청 엘리트코스를 밟은 조사통이고, 역대 국세청 조사국장 중 네 번째 호남출신 조사국장으로 차기 행보가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합을 벌여온 김대지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동산 문제에서 흠잡을 곳이 없었다. 다른 국세청 고위공무원의 재산과 비교해봤을 때 김 후보자의 재산은 비교적 검소(?)한 편에 속한다.

경합을 벌인 김명준 서울청장은 마포와 세종에 각각 1채씩 보유해 다주택자였다. 물론 올해들어 세종시의 아파트를 팔고 1주택자가 되었지만, 김대지 후보자가 무주택자인 점이 최근 청와대에서 골머리를 썩고 있는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문제 측면에서도 깔끔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김대지 후보자는 현재 강남의 임대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으며, 해당 아파트에 일반분양으로 입주해 남은 5년간의 분납을 끝내면 1주택자가 된다.

이처럼 무주택자인 김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투기와 탈세를 단속하는데 국세청 총 책임자로서의 국민 신뢰도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저작권자 © 세정일보 [세정일보] 세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