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채권단 "12일 계약해지" 최후 통첩, 계약금 반환 분쟁 논란 예상

양측 대표이사간 대면협상 시작, 팽팽한 입장차 어떤 해결책 나오나
 

매각 거래 종결 시한(12일)이 지난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오리무중이다. 지난 3일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HDC현산이 지지부진한 태도를 보이자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오는 12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며 최후 통첩을 날렸다. 이에 따라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이어질 계약금 반환 여부를 놓고 법적소송도 불가피해 보인다.

양측은 지난 11일부터 HDC현산과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 대면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큰 만큼 얼마나 좁혀질지 관심이 쏠린다. 양측 대표이사간 대면협상에서 HDC현산은 ‘12주간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고, 금호는 조속한 인수거래 종결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재실사를 놓고 가부간 평행선을 달렸던 상황에서 대면 협상 3일째인 현재까지도 언제까지 협상이 진행될 것인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알려지지 않고 있어 향후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산이 선정되면서 올해 초까지 '모빌리티그룹' 도약을 외치며 기대감을 모았던 반면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 사태가 올해 상반기 내내 지속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건전성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 되자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설이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1만6833.07%다. 자본총계 규모는 709억원인 반면 부채총계는 11조9701억원으로 금융부채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해당 기간 아시아나항공 금융 부채 규모는 8조3822억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건전성은 2017년 이후 꾸준히 악화됐다. 2017년 720.25%였던 부채비율은 2018년 814.81%, 지난해 1795.22%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8년 2295억원의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4437억원, 올해 1분기2082억원의 영업적자를 보였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의 유동성 악화는 심각한 상태다. 작년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회사채의 만기가 오는 10월이면 만기로 돌아온다.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이를 지원하기 위해 또다시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HDC현산에 인수 무산의 명분을 얹어줄 수 있어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다.

다행히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부문 호조로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반등을 마련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1151억원의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1070억원 분기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8186억원, 당기순익 1162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8년부터 이어진 적자 행진을 끊었다. 하지만 지난 3월말 6280%까지 치솟은 부채비율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는 두고봐야 한다.

HDC현산은 코로나19 등 여러 조건이 작년 12월 계약 당시와 상황이 달라져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를 요구하고 있는 입장이다. 또한 매도자인 금호산업이 거래종결의 선행조건 충족의무를 여전히 이행하지 않은 만큼, 인수상황을 재점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차입금이 인수계약 기준이 되는 작년 반기 재무제표 대비 급증하고 당기순손실이 큰 폭 증가한 점, 매수인(현대산업개발)의 사전 동의 없이 올 들어 큰 규모의 추가자금 차입과 영구전환사채 신규발행을 진행한 점, 부실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자금지원을 실행한 점, 금호티앤아이의 전환사채 상환과 관련해 계열사에 부담이 전가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앞선 지난해 12월 HDC현산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총 2500억원을 에스크로(조건부 인출가능) 계좌에 납입했다. 금호산업 등이 계약파기를 이유로 이행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현산은 반환 청구소송을 진행해서 승소해야 돌려받아야 한다.

업계에서는 채권단 및 금호산업과 HDC현산 측의 협상이 실패하게 되면 결국 소송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금호산업과 HDC현산은 매각 무산에 대비한 책임 공방을 시작한 모양새다. HDC현산은 “책임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있다”고 주장하고, 금호산업과 채권단 측은 “모든 법적 책임은 HDC현산에 있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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