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낙선이 약이 됐다”…6월 세무사회 ‘윤리위원장’ 3번째 출사표 준비

“윤리가 바로서야 세무사회 바로 선다…회원 윤리의식 제고가 중요하다”

지난 2011년 12월 28일 저녁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국회 후생관 난로 앞에 옹기종기 세무사들이 모여 앉았다. 법사위의 회의 진행상황을 구내 TV로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정구정 당시 세무사회장과 세무사자격을 회계사들에게 자동을 주는 제도의 폐지에 모든 여망을 담아오던 세무사들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후생관은 9시에 문을 닫았다. 세무사들은 국회 본관의 로비 차가운 대리석 바닥으로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20여일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국회로 출근하던 의지의 세무사들이었지만 너무도 추웠다. 하지만 제도개선이라는 뜨거운 열정과 이번에는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기에 이들은 추운 줄 몰랐다. 그리고 세무사회 사무국 직원의 스마트폰으로 국회 본회의 장면을 지켜보던 이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렸다. 공인회계사에 대한 세무사자동자격 부여제도가 폐지되는 순간이었다. 국회 경비원들이 달려와 무슨 일이냐며 놀란 토끼 눈으로 세무사들을 바라보았다.

당시 처절한 제도개선의 현장과 감격의 순간을 함께한 세무사들은 정구정 회장, 최원두 세무사(세무사회 윤리위원장) 등 세무사제도 개선에 열정을 바쳤던 회원들이었다. 세무사업계의 구수한 ‘원두커피’로 불리는 최원두 세무사는 국회 경비원들에게 따뜻한 커피처럼 상황을 잘 설명했고, 그리고 세무사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 반 기쁨 반’ 환희의 순간을 경험했다.

최 세무사는 세무사제도가 바로 설 때 세무사회도, 사회정의도 바로 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말도 안되는 회계사에게 세무사자격을 자동으로 주는 제도개선에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리고 최 세무사는 무엇보다 세무사들이 바로 설 때 사회정의도 바로 설수 있다면서 강조하는 것이 세무사들의 ‘명의대여 척결’이다. 지난 2013년 세무사회 윤리위원장 출마시절 내놓았던 공약의 핵심내용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선거전 막판 그의 충정이 왜곡되면서 아쉽게 재선을 놓쳤다. 그리고 다가오는 2015년 6월 실시되는 세무사회 임원선거에서의 윤리위원장 재도전을 위한 출사표를 준비중이다.

1949년생 경남 남해에서 태어났다. 세무사고시 출신으로 1978년 세무사업을 시작해 현재 37년째 세무사 사무실을 운영 중인 베테랑 세무사다. 50년 세무사회의 역사와 같이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한국세무사고시회 부회장(8년), 서울지방세무사회 국제이사직, 한국세무사회 세무조정계산서 감리위원, 제도개선 추진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거치면서 세무사회의 발전과 회원의 권익 신장을 위해 힘써오면서 회무의 깊이를 익혔고, 회원들의 선택으로 선출직인 세무사회 감사와 윤리위원장을 지낸 세무사 업계의 산증인이다.

출사표를 준비 중인 최원두 세무사를 세정일보가 만나봤다.

그가 꿈꾸는 세무사회는 어떤 것인지, 그리고 왜 또 윤리위원장을 꿈꾸는지 솔직한 속내가 궁금했다. 공식적인 선거전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먼저 자신의 생각을 밝힐 수는 없지만 그래도 회원을 위해서는 항상 열린 마음의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이 회원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에서 기꺼이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했다.

인터뷰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성지하이츠 1909호 최원두 세무사 사무실에서 가졌다.

◆ 세무사회 윤리위원장을 한번 지냈다. 왜 굳이 한 번 더 하고자 하는 것인지?

=세무사회 윤리위원장직이 세무사로서 폼 잡기 위한 명예직이라면 한번 했으니 만족할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2011년에는 세무사회가 세무사제도 개선에 매진할 때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고자 했던 외부환경으로부터 회원들을 보호하고 무자격자의 불법 세무대리 행위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을 펴 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세무사업계를 위협하는 ‘명의대여’만큼은 뿌리 뽑아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이고, 또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세무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신규 회원들도 세무사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한껏 발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2011년 윤리위원장 시절에도 적잖은 명의대여를 적발해 업계의 질서를 바로잡는데 역할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기 때문에 적발 건수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역대 윤리위원장들 중에서는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년의 임기 동안 명의대여에 대한 업계의 질서를 바로 잡기위해 앞뒤 보지 않고 엄격하게 조사를 했습니다. 많은 회원들의 공적(公敵)인 ‘명의대여 척결’에 박수를 보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와 관련 지난 2013년 재선도전 때 공약으로써 기획재정부가 가지고 있는 세무사에 대한 징계권을 세무사회로 이관하겠다고 했던 것으로 아는데 어떤 것인지?

=세무사에 대한 징계권의 세무사회 이관은 세무사회의 오랜 숙원사업입니다. 제가 윤리위원장 시절 그리고 지금 업계의 명의대여 행위를 척결해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 또한 같은 맥락입니다.

‘세무사회가 스스로 명명백백하게 잘하고 있으니 그 징계권을 세무사회에 넘겨도 된다’라는 시그널 즉 신뢰감을 정부 측에 심어주기위해 강력한 윤리활동을 펼쳤고, 또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일은 사람이 한다고 했습니다. 최원두의 열정과 의지, 그리고 회원들이 공감하고 하나가 된다면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이행방안을 가지고 있다는 말씀까지는 드리겠습니다. 

◆ ‘돌발 질문’입니다. 세무사 회원들의 윤리수준을 A~D등급으로 나눈다면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등급으로 말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지만 상당히 양호한 편이 아닐까요! (웃음) 사실, 업무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분들의 경우에는 윤리의식은 당연시 되고 있는 반면, 신규 배출자들은 기본 교육에서 윤리교육 과목이 있지만 그것에 대해 잘 실감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 이런 게 있구나’ 하고 마는 정도랄까요.

그래서 세무사의 직업윤리는 바로서야 하고, 또 강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세무사들의 윤리가 바로서야 세무사회도 바로서고, 사회정의를 떠나 업계 내에 창궐하면서 성실한 세무사 회원들을 화나게 만드는 명의대여라도 뿌리 뽑을 수 있다고 봅니다.

◆ 질문이 거꾸로 된 것 같긴 합니다만 세무사회 윤리위원장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최근 세무사회에 발생되어있는 서울세무사회 임원의 징계문제 등의 경우에서처럼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왕좌왕, 좌고우면’하지 않는 윤리위원장으로서의 확고한 의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윤리위원회는 세무사회의 규정으로 보아도 완전한 독립기관입니다. 윤리위원장이 의지만 확고하다면 기타 위원회의 의견에 흔들림 없이 의결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윤리위원장 출마를 위해 출사표를 준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기자들이 좋아할 만한 깜짝 놀랄만한 공약이 있는지요?

=하하. 있습니다. 당연히 있고 말구요. 하지만 밝히기에는 아직 때가 아닙니다. 좀 더 연구 보완하고 다듬은 후 공식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을 때 발표 할 예정입니다. 당연히 저의 전공인 회원의 윤리와 관련된 문제로써 업계 내 공정한 규칙 하에서 수임을 할 수 있는 질서인 시장 질서를 바로 확립할 수 있는 분야와 관련된 공약입니다. 

◆ 프로필을 봤더니 세무사고시회 부회장직을 네 번이나 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을 것 같습니다.

=네. 세무사 고시회 부회장만 8년을 봉사했습니다. 개업 12~13년차 정도 됐을 때 였습니다. 선배 회장님들의 추천으로 회장에 오를 수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8년 동안 부회장으로 봉사한 것에 만족하기로 하고, 다른 분을 모셨습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지금 고시회장 하라고 한다면 한번 하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웃음)

◆ 말 나온 김에 세무사고시회의 역할에 대해서 한마디 조언한다면?

=고시회 부회장으로 오랫동안 몸담았던 사람으로서의 생각이 아니라 한 회원으로서도 고시회가 잘 돼야 한국세무사회가 잘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20여전만 하더라도 고시회가 다소 잘못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큰 부담과 문제는 없었지만 지금은 고시회원이 세무사 전체 회원의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시회가 잘 돼야 우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말 그대로 고시회는 학문적 개발과 세무사회의 발전에 보탬이 되는 이론적 근거를 개발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고시회에는 훌륭한 인재들이 참 많습니다. 충분히 잘 해 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다소 어려운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과거 윤리위원장을 했었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최근 발생한 서울지방세무사회 선거관리위원장에 대해 무거운 징계가 내려졌는데 그 징계내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징계결과를 놓고 지금에 와서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윤리위원회가 진실한 자료를 바탕으로 진지한 토의와 토론을 거쳐, 소신껏 결정한 결과라면 그 결정은 지켜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의 결과는 그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그리고 중심을 잡아야 할 위원장의 소신이 어떠하였는지 궁금합니다.

◆ 최원두 세무사에게 ‘윤리’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세무사는 국가의 재정을 책임진, 그리고 조세정의 실현의 최전선에 서있는 최고의 자격사입니다. 이런 점에서 세무사들에게 ‘윤리’란 가장 소중하고 또 책임감으로서 간직해야할 덕목이자 숭고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 윤리위원장으로서 일할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진다면?

= 주변 사람들 말처럼 어쩌면 내게는 한번 낙선을 했던 경험이 좋은 약이 되고 있습니다. 업계의 윤리의식과 최고의 자격사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반듯한 세무사회를 만드는데 모든 것을 쏟아 붇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지금 세무사회는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내부결속을 튼튼히 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그 중심에 서서 회원 간의 화합과 단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래야 외부의 도전과 타 자격사들의 업무침해도 막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최원두 세무사는?]

지난 1978년 제15회 세무사고시에 합격했다. 현 정구정 세무사회장과는 세무사고시 공부때 부터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고 한다. 세무사시험에 합격한 바로 그해인 1978년 세무사 사무실을 열어 지금까지 37년간 세무사의 길을 걷고 있다.

세무사업계의 임의단체인 세무사고시회 이사와 상임운영위원 등을 거쳐 세무사고시회 7·8·9·10대 부회장을 연속으로 지냈다. 말이 부회장이지 당시 고시회의 살림살이는 물론 궂은일을 도맡아 온 고시회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리고 세무사회의 공조직에서 봉사하기 시작한 이후에는 서울지방세무사회 이사·자문위원·국제이사를 지냈다. 이어 한국세무사회 예산결산 심의위원·세무사법 개정 연구위원, 세무사제도개선추진위 부위원장·윤리위원·업무정화조사 상임위원을 연거푸 지냈다. 또 법인세조정계산서 감리위원·세무사회 부설 조세연구소 연구위원, 세무사회 부설 세무연수원 교수로도 봉사했다.

그리고 그는 한국세무사회 감사에 출마해 회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그리고 그 이후 한국세무사회 윤리위원장까지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2013년부터는 세무사회 윤리위원장을 지낸 후 세무사 석학들의 모임인 한국세무사석·박사회 회장을 맡아오고 있다.

이런 세무사회 내부의 봉사와 함께 대외적인 활동도 활발하다. 행정자치부 지방세과세표준 심의위원, 서울국세청 산하세무서 공정과세위원, 한국소상공인학회 감사, 국립암센터 감사, 건국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했다.

세무사회장 공로패(1988, 1998)를 두 번이나 받았고, 2000년엔 서울국세청장 표창, 2006년엔 재정경제부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2008년 세무사회장 공로상에 이어 세무사제도 개선에 노력한 공로로 2012년 세무사회가 추천한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최 세무사는 세무사 석박사회장을 맡고 있는 것처럼 학구파로서의 열정도 갖고 있다. 회사 M&A에 대한 조세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법인세율 인하에 따른 기업이익의 이연화 및 유효세율 분석(박사논문), 우리나라의 상속세 현황 및 개선방안,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법개선방안, 우리나라 가산세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주식양도시 권리의무의 승계에 관한 연구 등 저술활동도 활발하게 하는 석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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