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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영화 ‘여인의 향기, Scent of woman’ 감상기

석호영 세무사l승인2020.09.03 09: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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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호영 세무사

''탱고는 스텝이 꼬이는 것이고 꼬이면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인생도 그렇다. 그러나 "탱고에는 실수라는 것이 없다, 인생은 그렇지 않다, 인생은 탱고 보다 훨씬 복잡하기 때문이다"(The tango dance is originally a twist on the step, and if it is tangled up it dances again. Life is the same. No mistake in the tango, not like life. Life is much more complicated than tango dancing)"

위 내용은 영화 속 대사 중 일부를 인용한 것이다.

인생은 필연적으로 꼬이기도 하고 실수하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말이 함축되어 있는 듯하다. 실수하며 배우고 성장해 가는 것, 어쩌면 이 영화의 주제가 아닐까도 생각 된다. 탱고라고 왜 실수가 없겠는가. 그러나 춤을 추면서 하는 실수는 인생 여정 중의 실수에 비해서는 대수롭지 않다는 의미 일 것이다.

'여인의 향기'라는 제목만 보면 고결하고 아름다우며 우아한 여인을 연상해 볼 수도 있고 좀 섹시하고 야한 영화가 아닐까 하는 선입관이 들기도 하는 영화 제목이다. 그러나 막상 감상 후 느끼는 소감은 아주 의미 있고 멋스런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필자가 좋아하는 배우 알파치노, 대부에서도 주연한 그가 주연하니 더욱 매력을 느끼게 되는 영화다. 정말 어느 누구에게 왕 추천해도 손색이 없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명문 고등학교 베어드 교정, 수업을 끝내고 학생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교실에서 쏟아져 나온다. 찰리라는 학생은 추수 감사절 휴가를 맞아 아르바이트를 위해 게시판의 광고를 확인한다. 일부 학생들은 교장 선생님이 못마땅한 모양이다. 멋진 재규어 승용차를 타고 학교에 들어오는 그를 향해 "왕 재수야, 누구에게 알랑거려 얻어 탔군" 하며 교장에게는 과분한 차라는 듯 비아냥대며 조롱을 한다.

급기야, 그 비행 학생들은 교장과 교장의 멋진 차에 페인트를 뒤집어 쓰게 하는 사태를 야기한다. 이 장면을 찰리와 조지라는 학생이 목격하게 된다. 학업 성적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모범생인 찰리는 결국, 이 사건에 목격자로 연루되어 학생 신분으로서 인생여정이 크게 꼬일 위기에 처하게 된다.

주인공 프랭크 중령, 미치고 환장할 정도로 아니 죽고 싶을 정도로 무미건조 하고 권태로운 삶의 연속이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 한 순간의 소소한 계기를 통해 행복한 삶으로 전환되어 새로운 삶이 시작 된다. 그런 의미에서 살아가는데 있어서 "삶의 의미와 존재의 이유"를 깨닫고 살아 간 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여인의 향기라는 영화가 던져 주는 메시지는 이런 점에 대해서 잘 웅변해 주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중견 장교로서 존슨 대통령의 보좌관까지 하면서 언제나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태도를 견지하며 출세가도를 달리던 프랭크, 그는 단 한 번의 실수로 맹인이 되어 삶이 엉망이 되고 나락으로 빠져든다. 그로 인한 우울증과 무료함을 달래지 못하고 급기야 그는 자살 여행, 그것도 '최고로 화려하고 멋진 자살 여행'을 계획한다.

그는 다소 괴팍하고 때로는 뱃장 두둑하며 카리스마 넘치나, 언제나 너그럽고 정도 많으며 따뜻한 가슴의 소유자다. 그리고 철부지이지만 영혼이 순수한 학생인 찰리, 그는 베어드란 명문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부터 하버드대학 추천을 약속받은 우수하고 전도양양한 학생이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그는 모든 학생이 스키장으로, 호텔로, 바닷가 등으로 추수 감사절 휴가를 떠나지만 찰리는 동료 학생들이 함께 여행 가자는 유혹과 제의를 뿌리치고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길에 나선다.

결국 맹인인 프랭크의 자살 여행길, 길라잡이가 된 찰리, 나이를 초월하여 두 사람은 고용인과 아르바이트생의 관계가 된다. 두 사람은 여행도 여행이지만 서로를 깊이 이해해 가면서 우정과 의리를 쌓아 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훈훈한 인간미와 휴머니즘을 느끼기에 충분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두 사람의 상호 깊은 신뢰로 다져진 돈독한 관계는 본의 아니게 학교 문제로 곤궁에 처한 찰리를 도와주는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프랭크로 하여금 학교를 찾아가서 누명을 쓰게 될 위기에 처한 찰리를 구해 주는 상황에 까지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주인공 프랭크(알파치노)는 군에서 수류탄을 잘못 다룬 사고로 시력을 잃어 중령으로 퇴역한 장교다. 그로인해 그는 삶의 의미와 존재의 이유를 찾지 못하고 매일 매일 술이나 퍼 마시며 무료하고 무의미하게 빈둥빈둥하며 지낸다.

프랭크는 지루한 요양원 생활에 임하기 전에 반복적인 일상의 권태로움과 무료함을 견디지 못하여 자살을 결심한다. 고등학생으로서 아르바이트생인 찰리의 길 안내 조력을 받으며 자살 여행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찰리는 이러한 상황을 알 수가 없다.

프랭크는 모든 재산을 처분해서 현금화 한다. 일생 일대 두 번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생애 최고의 여행, 현란하고 화려하며 황홀한 크리스마스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이다. 맹인으로서 앞을 못 보는 그는 퇴역하면서 그가 확보한 애지중지 아끼는 애장품, 45구경 권총을 휴대하고 나선다.

양복점에서 최고급의 양복을 맞춰 입고 레스토랑에서 최고급의 식사를 하고, 최고급의 왕궁 같은 호텔에서 기숙하며, 최고급의 술과 와인을 즐기기도 하고, 최고급의 자동차 페라리를 렌트한다. 장님이면서도 길라잡이 고딩 아르바이트생, 찰리와 함께하며 직접 본인이 핸들도 잡고 드라이브 할 때 큰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는 어느 날 고용된 여행 동반자 아르바이트생, 찰리와 여행을 하면서 우연히 어느 고급 레스토랑에 들린다, 코를 몇 번 훌쩍거리고 고개를 몇 번 두리번거리더니 근처에서 "여인의 좋은 비누 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찰리에게 그곳으로 안내를 받은 프랭크는 그녀에게 옆에 합석을 제의 하자 그녀는 좋다고 선뜻 허락한다.

프랭크는 자리에 앉자마자 "제품 오길비 시스터즈라는 비누를 쓰시지 않느냐"고 묻는다. 여인도 비누 향으로 제품명까지 맞추는 그에게 의아해 하면서도 재밌어 하면서 한편으론 신비하고 놀랍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장님이니 아마도 후각이 크게 발달한 모양이다. 그리고 그녀에게 탱고를 추자고 권한다. 아니 탱고를 무료로 강습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 하겠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러나 그녀, 도나는 "춤을 추다가 실수 할 까바 두렵다고 말한다. 그리고 탱고를 잘 못추고 스텝이 꼬이면 어쩌느냐"고 덧붙인다. 거기에 남자 친구가 곧 온다는 말까지 곁들인다. 그런 저런 이유를 들어 상대가 무안하지 않게 배려하면서도 순간을 피하려 하지만 그러나 프랭크는 끝내 그녀를 집요하게 설득하여 함께 탱고를 추게 된다.

그때 프랭크는 그녀에게 "탱고는 어차피 스텝이 꼬이는 것이고 그게 탱고"라고 한다. 꼬이면 다시 시작 하는 것, 인생도 삶도 그런 것이 아닐까? 그러나 "인생은 탱고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말한다. 프랭크는 순간적으로 우연히 만난 도나라는 여성과 탱고를 추면서 인생의 진리를 갈파하는 것 같았다.

급기야 도나의 허락을 받아낸 프랭크는 찰리의 도움을 받아 레스토랑의 한 복판에서 식객들을 관객으로 하여 도나와 함께 멋지게 춤을 춘다. 탱고 작곡의 황제 카를로스 가르델(Carlos Gardel)의 그 유명한 "포 우나 카베자,(por una cabeza ,말 머리 하나 차이)"라는 탱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게 된다. 스텝이 가끔 꼬이기는 하지만 그녀와의 멋지고 행복한 순간을 갖는 것 같았다.

본래 프랭크는 외양으로 내뱉는 언어는 좀 거칠어 보여도 내심은 심미안이고 낭만적인 스타일의 멋과 맛이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세속적으로 표현하면 여자를 좀 밝힌다고 표현해야 맞을 듯도 하다. 처음 만난 여성에게 그녀의 남자 친구가 오고 있다는 상황에서도 한사코 춤을 청해 추니 말이다. 필자의 속 좁은 편견이기를 바란다.

프랭크는 여행을 즐기며 기분을 전환하면서도 끝내 무료함과 무상함을 이겨 내지 못하는 듯하다. 어느 날 그는 그가 묵고 있는 호텔에서 여행 동반자이자 가이드인 찰리에게 골치가 좀 아프니 아스피린 좀 사오라고 한다. 담배까지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킨다.

찰리가 없는 틈에 그가 계획했던 자살을 감행 하려는 것 같았다. 낌새를 알아챈 아르바이트생 찰리는 가던 길을 유턴하여 호텔로 급히 돌아온다, 찰리의 직감대로 프랭크는 군복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고 찰리의 눈을 피하여 그가 늘 휴대하고 다니는 45구경 권총으로 자살하려 한다.

찰리는 프랭크에게 권총을 내려놓든지 자기에게 주라며 그의 자살 기도를 저돌적으로 말린다. 그러나 프랭크는 찰리까지 죽이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권총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한다. 사실 찰리는 학교에서 장난꾸러기들이 교장을 망신 주었는데 목격자로서 장난친 학생들을 밝히라는 교장으로부터 추궁을 당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프랭크는 "너는 친구 조지나 카나리아처럼 목격 사항을 털어 놓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어차피 미국 남성들의 명예에 먹칠 할 것이니 살 필요가 없는 존재다"라며 서로는 옥신각신하며 권총을 빼앗고 빼앗기지 않으려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한동안 서로 몸싸움을 한다.

그 순간, 프랭는 자신의 자살을 말리려는 찰리에게 “그럼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한 가지만 말해 보라(Give me one reason to live)”고 제의한다.

그때 아르바이트생 찰리는 프랭크에게 두 가지 이유를 말하겠다고 한다. "첫째는 탱고 춤을 너무나 잘 추고 둘째는 페라리 자동차를 잘 운전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군복을 착용한 프랭크의 모습이 "정말 멋있다"는 말도 보탠다.

찰리의 말을 듣는 순간 프랭크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멋지고 아름다운 여성이었어!"라고 독백하듯 혼자 중얼 거리며 레스토랑에서 만나 탱고를 함께 춘 향기롭고 아름다운 여인, 도나를 떠올리는 것 같았다. 도나 아닌 다른 여인 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 순간 그 ‘여인’이 살아가는 이유일수 있겠다고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삶의 의미와 존재의 이유를 ‘여인’이라고 외친다.

그리고 그가 지금까지 버티고 살아올 수 있었던 이유도 '여인'이였다고 토로한다. 과연 그 여인은 누구일까? 자살이라는 극단적 죽음의 문턱에서도 한번 스친 여인을 그리며 삶에의 이유와 존재의 목적을 찾는 프랭크, 정녕 멋진 낭만 가이(guy), 로맨틱 사나이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고결하고 해맑으며 우아한 그 여인의 미소, 촉촉하고 라인이 선명한 입술, 바람결을 타고 흐르는 환상적인 여인의 머릿결, 자동차의 서치라이트 같이 도톰하고 뾰족히 솟은 여인의 젖가슴, 대리석으로 지은 그리스 신전의 기둥같이 쭉 빠진 허벅다리, 그리고 그 사이에는 천국이 건설되어 있다"라고 상상하면서 황홀감에 취하여 독백을 한다.

프랭크는 "언젠가는 그녀의 다리가 자신의 몸을 휘감은 채 그녀의 향긋한 체취와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아침을 맞아야 한다"는 망상 같기도 하지만 희망도 놓지 않는다. 그 순간 꼬여진 그의 인생이 풀어지는 듯했다.

그렇다. 삶의 목적이나 행복은 아주 거창하고 착목하기 어려운 곳, 명예, 권력 많은 부나 혹은 거대 담론을 논하며 사는데만 있지 않다는 메시지를 던져 주는 듯하다. 영화에서 말해 주듯이 소소하고 소박한 것에서도 얼마든지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설파해 주는 것 같다. 요즘 100세 시대의 화두라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잡자"는 ‘소.확.행’과도 일맥상통 하는 듯하다.

프랭크가 어느 고급진 레스토랑에서 스텝이 꼬이면서 추었던 낯선 도나라는 여인과의 그 멋지고 잊지 못할 탱고! 그 여인의 온 몸에서 풍기는 매혹적이고 은은한 향기, 그 체취를 느끼며 탱고 스텝을 밟아 가는 순간 코끝에 스친 그녀의 향기를 느꼈을 때의 그 소소한 행복감 속에서도 인생의 존재 이유와 삶의 의미를 동시에 깨닫게 되고 소진된 삶의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것 같았다.

한편, 베어드 고등학교에서는 교장과 그의 차에 페인트를 뒤집어 쓰게 한 비행 친구들을 목격한 찰리와 그의 친구 조지에 대해서 목격자로서 비행자를 밝히지 않는 데에 대해 전체 교직원과 전교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상벌 위원회가 개최된다. 정작, 비행 청소년에 대한 상벌위원회가 아니라 목격자, 밀고나 고자질 하지 않는다고 상벌위원회라니 주객이 전도 되도 한참 된 듯 했다.

교장은 회의 벽두에 "이 사건은 지도자의 요람인 베어드의 설립 이념과 전통을 파괴하는 야만적인 사건이며 학교가 병들었다"는 증거라며 찰리와 조지에게 책임을 추궁한다. 찰리의 친구 조지는 "눈에 렌즈를 못 껴서 잘 못 봤다, 찰리가 좀 더 가까이 있었으니 그에게 물어 보란다"고 찰리에게 슬쩍 떠넘긴다.

그러나 찰리는 "알기는 하나 대답을 할 수 없다"고 한사코 굽힘이 없다. 동료를 고자질 하지는 안하겠다는 기세다. 교장은 최악의 경우 찰리의 하버드 대학 추천도 배제하는 등 장래까지 위태롭게 될 수 있다고 겁을 주며 찰리를 상벌위원회에 "은닉자이며 거짓말쟁이로 퇴학 조치를 제안 하겠다"고 한다. 찰리로서는 최악의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때 찰리와 여행을 하면서 중간 중간 찰리로부터 사건의 내막을 들어 자세히 파악하고 있던 프랭크는 불현 듯 상벌위원회에 나타난다. 찰리의 보호자로 자처하여 참석한 것이다. 그리고 찰리를 대변하는 명연설을 한다. 여행 중 찰리의 사람됨을 파악한 그는 반드시 찰리를 도와줘야 되겠다는 일념에 찬 연설 같았다.

"나는 프랭크요. 미 합중국 육군 중령으로 퇴역했소. 이곳에 찰리의 부모 대신 왔습니다. 즉 찰리의 보호자요. 나라도 찰리의 경우라면 찰리처럼 비행 학생을 밝히지 않았을 것이오. 이건 정말 개수작이오. 이게 뭡니까? 이 학교 베어드의 교훈이 뭡니까? 급우의 비밀을 밀고해라. 숨기면 너희들 화형에 처하겠다. 이건가요? 자신이 위기에 처했을 때 누군 달아나고 누군 남아요. 찰리는 위기에 맞섰고 조지는 자신의 아버지 주머니 속에 숨었죠."

조지는 아버지가 학교에 거금을 기부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 봐주는 것이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말 같았다.

그리고 연설은 계속 이어진다.

"그런데 어찌됐죠. 조지에게 상을 주고 찰리는 파멸 시킨다고? 난 이 학교를 누가 세웠는지 모릅니다. 그의 정신은 죽었어요. 만일 정신이 있었다면 사라진 것이죠. 당신, 교장이 이곳을 난파선으로 밀고자 소굴로 만들었잖소. 만일 학생들을 남자답게 만들고 싶다면 다시 생각하시오. 내가 보기엔 당신이 이 학교의 정신을 죽이고 있는 것이오. 망치고 있는 것이오. 오늘 이 자리에서 벌이는 쇼는 대체 뭡니까? 이 아이, 찰리의 영혼은 순수하고 타협을 모릅니다. 당신은 아시죠? 밝힐 수 없지만 누군가가 그의 영혼을 사려고 했소. 그러나 찰리는 끝내 팔지 않았습니다"라며 찰리를 자식보다도 더욱 강렬하게 옹호한다.

또 연설은 계속되었다.

"지금은 맹인이지만 내게도 당신같이 볼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소. 당신은 이번 일이 단지 이 젊은 학생을 퇴학시켜서 고향 오래곤으로 보내면 끝나는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말하지만 그것은 그의 영혼을 죽이는 짓이오. 왜냐? 그는 나쁜 인간이 아니니까. 이 애를 해치는 당신은 베어드의 얼간이요, 악한이오. 그리고 해리, 지미, 브랜트, 어디 있는지 모르지만 모두 엿 같은 놈들이야."

결국 조지나 찰리의 입에서 비행학생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프랭크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밝혀지게 되는 순간이었다.

"난 여기 왔을 때 지도자의 요람이라는 말을 들었소. 그러나 그 줄이 끓어지면 요람은 추락해요. 그 줄은 여기서 끊어졌소, 난 잘 모르겠소 찰리의 침묵이 옳은지 그른지. 그러나 그는 장래를 위해서 누구도 팔지를 않았소. 그건 순결함과 용기죠. 그게 지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오. 난 지금도 인생의 갈림길에 서있소. 언제나 바른 길은 알았지만 그 길은 너무 어려워서 뿌리 쳤지요. 여기 있는 찰리도 지금 갈림 길에 있어요. 그가 선택한 길은 바른 길입니다. 신념으로 만들어진 길, 바른 인격으로 이끄는 길이죠. 그가 계속 걸어가게 하세요. 파괴하지 마세요. 보호하고 포용하세요."

내용이 훌륭하고 멋진 연설이기에 전문을 실어봤다. 영화 제목이 여인의 향기지만 남자의 향기, 사나이의 향기라 해도 무방할 것 같은 장면이었다. 프랭크와 찰리사이에 의리와 우정을 느낄 수 있는 연설이었다. 배석한 찰리의 동료 학생들은 모두 일제히 기립하여 프랭크의 명 연설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 주었다.

프랭크가 연설을 마치고 학생들의 대열에 끼어 찰리와 함께 학교를 떠나려는 순간, "프랭크" 이름을 호명하며 급히 따라 오는 여인, 갈색 눈동자와 갈색 머리의 아름답고 우아한 여인, 크린스틴 다운스라는 그녀는 정치학 교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후 프랭크에게 다가가 "오늘 오셔서 진실을 밝혀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한다.

이에 프랭크는 "결혼은 했느냐“며 ”언제 만나서 정치 애기나 한번 하자"고 제의한다. 또한 탱고의 여인 도나에게 그랬듯, 그녀의 체취에서 '플로 데 로카일 비누' 냄새를 알아 맞추고 "다음에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긴 후 학생들의 배웅을 받으며 홀연히 학교를 떠난다.

프랭크와 크린스틴 바운스라는 여인, 과연 두 사람의 관계는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 "언젠가는 그녀의 다리가 자신의 몸을 휘감은 채 그녀의 향긋한 체취와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아침을 맞아야 한다"는 프랭크의 망상 아닌 희망의 그 여인이 바로, 크린스틴 다운스라는 여인이 아녔을까? 그러나 영화는 두 사람간의 그 이상의 관계는 보여주지 않았다.

결국 상벌 위원회는 비행을 저지른 세 명의 학생에게는 근신을 조치하고 목격자 조지와 챨리에 대해서는 어떠한 처벌도 내려지지 않은 결론으로 맺게 된다. 프랭크는 동반자가 되어 함께 여행한 찰리의 인생여정이 탱고처럼 스텝이 엉키고 꼬일 수 있는 절박한 순간에 논리 정연하고 간절한 내용을 담은 명연설을 했다. 그를 통해 위기에 처한 찰리를 구원해 주는 멋지고 시원한 명장면 이었다.

그는 함께 자신을 도와 멋진 여행을 동반한 찰리, 자칫 앞날이 뒤틀어 질수도 있는 순간에 혜성같이 나타나 멋지게 도움을 주었다. 프랭크 자신도 한 번의 결정적 실수로 어둠만이 앞에 놓여있는 맹인으로서 삶이 꼬이고 굴절된 속에서도 생명력을 느끼며 행복한 여생을 살아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것은 아무리 힘들고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역경과 고통의 순간이 닥치더라도 꿋꿋이 살아가라는 강력한 메시지요 우렁찬 연설같이 다가 왔다.

삶 속에서 어느 누구나 인생이 꼬이는 순간이 있는 것은 필연이다. 아니 어쩌면 꼬임이나 엉클어짐이 없으면 삶이 싱겁고 심심할 듯 하다. 그러나 프랭크가 도나에게 말했듯이 "탱고는 스텝이 꼬이기도 하는 것이며 인생도 그렇고 꼬이면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 하는 것이다"라고 한 그의 말속에 삶의 의미와 존재 이유, 그리고 도도한 생명력이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멋진 감동을 선사해 주는 영화였다.


석호영 세무사  (sejung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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