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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동산감독기구 첫 제안 ‘구재이 세무사’…“분석원으론 시장안정 안된다”

정영철 기자l승인2020.09.04 17: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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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만들겠다고 한 취지와도 어긋난다”

“부동산 감독기구는 ‘사후적 투기대책’ 아닌 사전적 투기예방” 목적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출범 이후 22번에 걸친 부동산시장안정화대책을 내놓았지만 집값 폭등으로 국민들의 불안과 불만이 팽배하다. 부동산세제만 놓고 보아도 2018년 대통령직속기구로 ‘재정개혁특별위원회’까지 만들어 종부세 등 부동산세제를 일부 손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고 최근에는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취득, 보유, 매매단계별로 중과세하는 부동산세제를 통과시켰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근본적으로 투기를 막을 방책으로 ‘부동산시장 감독기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급기야 지난 2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정부 서울청사에서 제5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부동산거래분석원(가칭)’을 연내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부동산투기를 근원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부동산시장 감독기구’의 설치를 처음 제안한 구재이 한국납세자권리연구소장(세무사)은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거래분석원’은 ‘부동산시장 감독기구’와는 역할과 색깔이 달라 이질감이 없지 않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난 4일 구재이 세무사를 삼성동 사무실에서 만나 ‘부동산시장 감독기구’설치제안 취지와 바람직한 도입 방향에 관해 들어봤다.

Q, 조세전문가인 세무사가 세제가 아닌 부동산시장 감독기구를 제안한 것이 이색적이다. 어떻게 나온 것인가?

A, 사실 부동산투기대책으로 이론적 효율성을 따진다면, 종부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세제 강화로 투기이윤을 최소화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부동산세제도 투기이윤의 범위에서 작동하기에 완전한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보아왔듯이 부동산시장에서의 투기세력은 정부의 부동산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언제나 앞서나가며 근절은커녕 똬리를 트는 투기세력은 확대추세를 보여왔다. 이번 부동산대책은 초강수의 극약처방이라고들 한다. 다주택 보유로 인한 종부세와 재산세, 양도하여 발생한 자본이득을 환수하면 투기를 막을 수 있어야 한다.

제 생각은 높은 세금부과로 부동산시장이 안정화 될 것이라는 기대하지 않는다. 부동산시장은 투자만 있는 주식시장과 달리 실수요자가 있는 곳이므로 세금보다 투기수요로 국민들이 눈물짓지 않게 하는 게 중요이다. 그래서 망국적인 부동산투기의 근원적인 예방책으로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도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Q, 투기예방을 위해 부동산시장 감독기구가 왜 필요한가?

A, 우리나라 부동산투기의 역사는 어제오늘이 아닌 벌써 50여년이 넘었다. 1967년 강남 개발로 집값이 폭등하자 박정희 대통령은 ‘부동산투기억제특별법‘까지 만들어 양도차익의 50%를 중과세하는 ‘부동산억제세’를 신설했을 정도다.

하지만 역대정권은 부동산시장을 경기부양수단과 민간주택 공급창구로 활용하다보니 부동산시장에서 투기가 빈번하게 발생했고 사후적인 안정대책만 내놓아왔다.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설치는 이제까지에서 되풀이된 ‘사후적’ 투기대책이 아니라 ‘사전적’ 투기예방대책이다. 이것은 정권이 50년 넘게 자유방임으로 일관하던 부동산시장과 무간섭 신사협정을 파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장의 반발이 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Q, 부동산시장 감독기구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A, 부동산시장 감독기구는 상시적으로 부동산시장을 감독하는 기구이다. 일시적이고 개별적인 단속이 아니라 상시적이고 통합적인 시장관리를 통해 투기수요를 조사하고 중개사 등 시장참여자에 대한 엄정한 감독권을 행사하여 투기를 근원적으로 막는 것이 주된 기능이다. 이밖에도 한국감정원에서 담당하는 공시가격 산정업무와 부동산소비자 보호기능도 담당하면 투기억제에 더 효과적일 것이다.

Q, 부동산시장 감독기구가 왜 꼭 필요한가?

A, 주택은 수요가 발생하면 공급이 늘어나는 자동조절기능이 작동되는 일반재화시장과 다르다. 아무리 수요가 늘어도 공급이 제한된 주택시장은 자본가와 투기세력에 가장 안정적이고 큰 수익원이 된다. 투기꾼들이 ‘땅짚고 헤엄치기’를 하면 무주택자와 실수요자들은 집값과 전세값 폭등으로 인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주택은 국민이 행복하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주거권 보장에 필요한 공공재이다. 이런 이유로 국가가 부동산투기 등 불법행위를 예방하고 시장참여자를 감독하는 것은 헌법상 권한이자 책무라고 할 수 있다.

Q, 기재부장관은 부동산시장 감독기구로서 ‘부동산거래분석원’을 만들겠다고 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A, 국토부의 부동산불법행위대응반을 확대 개편하겠다는 구상이다. 15명 규모에서 40~60명 규모로 늘려 감시‧감독하겠다는 것인데 이걸로 부동산투기예방을 하고 시장과 투기세력에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런 면에서 대통령이 부동산투기의 항구적 대책으로 부동산시장 감독기구를 만들겠다고 한 취지와도 어긋난다.

투기세력과 결합되는 시장참여자에 대한 엄정한 감독권을 상시 행사할 수 있어야 하고 부동산시장을 경기부양에 쓰고 싶은 정권과 행정에서 독립된 기구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 면에서 행정조직을 늘리지 않고도 시장감독기능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는 금융감독원과 유사한 ‘부동산감독원’을 두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Q, 정부의 발상은 부동산시장은 금융감독원이 감독하는 금융시장과 다르다는 생각을 하는 것 아닌가?

A, 부동산시장과 감독기구도 다르지 않다. 금감원의 주된 기능은 국민들이 피해보지 않도록 금융기관을 감독하고 자본시장의 작전세력과 시세조정을 감시하는 것이다. 금감원이 금융시장의 금융기관에 검사권을 행사하듯 부동산시장에도 투자와 개발하는 부동산법인, 리츠, 사모펀드 등 다양한 시장참여자가 있어 투자를 보호하고 시장을 교란하지 않도록 검사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 또 회계사에게 감독권을 행사하듯 부동산시장에서 거래를 담당하는 중개사, 감평사 등에 대한 감독권을 엄정하게 행사한다면 부동산시장은 투기수요를 근원적으로 막을 수 있다. 금융시장보다 부동산시장의 규모가 훨씬 크고 국민재산의 80%가 부동산이기에 경제와 국민재산을 지키기 위해 감독기구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Q, 주식시장은 거래소가 있는데 부동산시장은 거래소가 없어 다르다는 지적도 있는데.

A, 부동산시장이든 금융시장이든 시장감독의 대상과 활동무대는 물리적 거래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금감원의 감독대상인 금융시장이 한국거래소 같은 자본시장만을 의미하진 않지만, 부동산거래도 지금처럼 방임적인 거래가 아니라 제대로 된 ‘거래소’가 필요한 시점이다.

부동산시장 감독기구가 부동산 매물등록과 매매나 임대차계약, 에스크로 결제는 물론 세금납부와 부동산등기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도록 ‘부동산 전자거래소’ 시스템을 구축하면 투기수요 관리는 물론 거래의 투명성과 안전성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소비자인 국민들도 계약서를 보관할 필요조차 없어 훨씬 편해지고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어 오히려 부동산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

Q,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설치에 대해 국민을 감시하고 거래를 일일이 통제하려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A, 국민을 감시 감독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투기세력을 ‘감독’하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투기발생과 집값폭등이 반복되는 부동산시장은 상시적 시장관리가 안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부동산시장은 불법과 탈법, 불공정과 시장교란행위가 횡행하고 있지만 근원적인 발생과 확산을 막을 수 없었다.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투기를 근원적으로 예방하게 되면 국민의 재산권과 주거권을 제대로 보호받게 될 것이다.

Q, 다른 나라엔 부동산시장 감독기구가 없다고 하는데.

A, 그렇지 않다.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부동산시장에 대한 관리체계가 완비되어 있다. 부동산거래가 투명하고 가격조작을 할 수 없도록 ‘공정주택법’ 등 법제가 완벽하고 부동산중개자에 대한 관리감독은 철저하다.

부동산 중개시 ‘유색인이 별로 없는 동네’라고 만 해도 수십억원의 벌금을 낼 정도다. 우리나라는 원천적으로 부동산시장 투기방지법령이 미비하고 상시적인 시장 감독을 하지 않아 방임적 시장관리로 일관하다보니 부동산투기가 지속되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곳이 되었다. 투기세력으로부터 부동산시장과 국민을 보호하는 특단의 시장관리기구가 필요한 이유이다.

Q, 앞으로 부동산시장에 대한 감독기능이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나?

A, 부동산시장 감독기구를 만드는 것은 시장에 부동산투기는 끝났다는 것을 보여주고 실수요자인 국민들에게는 이제 서둘러 빚내어 집을 마련하지 않아도 합리적인 가격에 언제든 집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다. 금융감독원이 있어서 금융거래를 침해받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있어 기업간 거래가 감시받는 것이라고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오히려 시장질서를 바로잡고 경제적 약자인 국민을 보호하는 가장 필요한 일이다. 부동산시장 감독기구의 핵심기능은 투기예방과 국민보호이다. 이는 50년간의 부동산대책으로는 이룰 수 없는 목표이기에 이번 기회에 반드시 부동산시장 감독기구를 제대로 만들어 더 이상 부동산투기대책이 필요 없도록 해야 한다.

▶구재이 세무사는?

조세절차와 납세자권리 등 세제개혁 권위자로 세무법인 굿택스 대표세무사와 한국납세자권리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과 사단법인 한국조세연구포럼 학회장을 역임했으며, 문재인 정부 인수위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 대통령직속 재정개혁특위 위원, 국세청 국세행정개혁TF 위원을 거쳐 현재는 국가기후환경회의 저감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영철 기자  jyc61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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