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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포트] 국세청의 ‘선호부서’ 사라진다…왜?

유일지 기자l승인2020.09.10 08: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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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이후 세무사 자동자격폐지로 선호부서 점차 ‘흐릿’

승진·급여 보상체계 작동못해…민원적은 곳이 ‘선호부서’로
부가-소득은 각종 신고철+장려금 제도로 업무과중에 기피

국세청에는 시대에 따라 직원들 사이에 선호, 비선호부서가 있었다. 한 때는 조사 분야가, 한 때는 재산 분야, 한 때는 법인 분야와 같이 시간이 흐르면서 선호 부서는 조금씩 바뀌어왔다. 비선호 부서로 유명한 곳은 부가와 소득분야였다. 국세청의 주요 업무지만 인기는 전혀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국세행정은 10년이 흘러도 큰 변화는 없지만 선호부서의 명확함은 점차 사라져가는 반면 비선호부서는 여전히 부가와 소득 분야로 회자되고 있다.

10년 전인 2010년 국세청이 한국인사행정학회에 의뢰한 ‘국세청 미래인재 양성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세청 직원들이 선호하는 분야는 법인과 재산이었으며, 비선호 부서는 부가와 소득으로 선호도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당시 국세청 직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2개 중복답변)에서 들이 가장 선호하는 분야로는 법인(43.1%), 재산(32.6%), 조사(15.7%) 분야로 나타났다. 반면, 부가, 소득, 전산 분야를 선호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는 ‘0표’의 불명예를 안았다.

10년 전의 국세공무원들은 왜 법인, 재산분야를 선호하고 부가와 소득은 꺼렸을까. 법인과 재산에서 근무할 경우 예규나 판례를 많이 알 수 있기 때문에 공직생활 이후 세무사 개업 등 개인 사업을 해도 미래가 보장된다고 여기고 있었다.

또한 재산분야의 경우 납세자가 ‘물건을 팔면 세금을 내야한다’는 기본적인 마인드가 있어 체납이 적고 민원 충돌이 적은 편이라 직원들에게 선호되는 분야로 꼽혀왔다.

조사분야는 추후 세무·회계법인과 로펌 등에서 국세공무원 출신들을 영입하면서 조사분야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자들을 위주로 영입하는 현상 등으로 인해 ‘조사국 근무’ 경험은 국세공무원이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경력이기도 했다.

반면 부가나 소득의 경우 민원인과의 충돌이 많아 비선호 부서로 꼽혔다. 당시 설문에 응답한 자 중에서는 “납세자와의 대면이 많은데 세법을 설명할 때 막무가내인 사람이 있다. 부가세과에 그런 사람이 많다”고 했다.

그는 “민원 충돌이 많을수록 업무시간은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야근으로 이어지면서 지치게 된다”며 “세무서는 대리 작성을 해줄 수 없게 되어있는데 영세업자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서 알려주기도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는 지금도 여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정일보가 현직에 근무 중인 국세청 관계자들의 선호분야를 취재한 결과, 부가와 소득은 여전히 비선호 부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와 소득의 경우 임환수 전 국세청장이 취임하면서 ‘개인납세과’로 통합해 출범시킬 당시에는 한때 인기부서로 꼽히기도 했다. 개인납세과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승진 비율을 높이는 등 인사상 우대혜택을 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에는 다시 부가가치세과와 소득세과로 나누어졌고, 민원인과의 씨름은 10년 전과 다를 바 없이 여전한데다가, 각종 신고철과 더불어 ‘장려금’ 업무까지 더해지면서 업무 과중이 이어지면서 또다시 ‘비선호부서’로 꼽히고 있다.

특히 장려금 요건은 더욱 완화되고 더 많은 가구에, 더 많은 지원금을, 더 빠르게 지급해야하면서 1인당 담당해야할 장려금 신청가구만 하더라도 급격하게 늘어나 업무 부담은 과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세청이 장려금 업무를 담당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는 개선돼야 한다는 것을 누구나 인식하고 있지만, 제도개선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에 국세청 내부에서도, 그리고 장려금을 신청하는 수많은 국민들에게도 민원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아울러 선호부서의 뚜렷함이 사라져가는 것은 어느 부서를 가도 일은 많고, 쉽지도 않고, 힘들기는 마찬가지라는 평 때문이다. 다만 이 중에서도 납세자보호 분야의 경우 많은 이들이 선호부서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 역시 민원인과의 대면이 적은 부서이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있다.

또한 예전과 달리 재산이나 법인 분야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는 사무관으로 5년 이상 근무할 경우 자동으로 주어지던 ‘세무사 자격증’이 2001년도부터 폐지되면서 직원들의 의욕저하도 한몫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재산 분야 근무경력을 살려 세무사로 개업해서 제2의 삶을 꿈꾸던 이들로 인해 인기가 많은 부서였지만, 지금은 자격증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아무런 혜택이 없기 때문에 선호도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또한 선호부서의 개인차가 심화되는 이유 중 하나로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비고시출신으로, 승진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열심히 일해서 승진하겠다는 보상심리가 크게 작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급여를 더 받을 수 있다는 인센티브가 작용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본인의 상황에 맞는 부서가 선호부서가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9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는 것은 평균 29.17년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된다.

아울러 최근 워라벨 기조가 확산되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인기있는 분야는 점차 사라지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오히려 민원인이 적은 지방청 근무를 선호하는 직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이같은 직원들의 부정적인 목소리를 경청하고 다양한 소통을 통해 숙련된 직원들의 퇴직을 막을 수 있는 방법과, 새로운 직원들에 대한 업무 의욕을 높일 수 있는 보상 체계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일지 기자  salix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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