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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영화 그리고 가을맞이 旅程!

석호영 세무사l승인2020.09.25 09: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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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호영 세무사

무의도와 을왕 해수욕장은 인천광역시 서쪽 해안에 자리한 아담한 섬과 해수욕장으로 수도권에서 자가용으로 한 시간여면 당도할 수 있는 접근성이 용이한 곳이다. 그것도 비교적 교통체증이 적고 한적한 인천 공항로를 이용하여 여행할 경우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요즘 코로나로 하늘 길이 막혀 공항가는 자동차들도 적어서 시원하게 뻥 뚫린 아우토반을 달리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또한 바다를 가로지른 인천대교를 통해 여행시는 바다 위를 달리는 듯한 착각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농무가 자욱한 14km 거리의 해상 다리, 그 인천대교를 경유해서 무의도나 을왕리를 가노라면 환상적이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느낄수도 있다.

해무가 진하여 시계가 제한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자체로 한 폭의 동양화처럼 멋지고 아름다웠다. 자연이 제공해 주는 선물이다. 그런 연유로 가끔 단순한 드라이브나 도시에서 풍진에 찌든 폐를 청소해 주고 묵직해진 머리를 식히고 싶으면 가보곤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을왕 해수욕장의 이름이 다소 이색적이나 해수욕장이 속한 을왕리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본래 을왕리는 경기도 부천군 용유면에 속했으나, 부천군이 폐지되면서 이곳을 포함한 도서 지역이 옹진군으로 넘어갔고, 최종적으로 1989년에 인천직할시 중구에 편입되면서 을왕동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현재로서는 꽤나 유명한 해수욕장이지만,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듣보잡' 취급을 받았던 곳이고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여객선이나 차도선 아니면 들어가기 힘들었던 곳이었다고 한다. 필자 역시도 근래에 멤버들과 근처의 무의도 트레킹 후 코스로 경유하게 되어 알게되었고 나름 가볼만한 곳으로 생각되어 몇번 여행을 해본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은 해수욕장이라는 특징 덕에 성수기에는 대천해수욕장이나 해운대해수욕장 처럼 교통체증이 심하여 접근이 곤란할 정도다. 필자도 그곳에 도착하였으나 교통체증으로 해수욕장의 백사장까지 진입도 못하고 되돌아 왔던 기억이 있으니 말이다.

또한 을왕 해수욕장은 영종도 거잠포 해변, 인천 자유공원 광장, 월미도 등과 더불어 인천에서 낙조가 가장 유명한 곳으로도 손꼽히는 곳이란다. 그리고 아담한 원형의 해변을 따라 해수욕장이 형성 되었지만 파도가 약한 서해안에서는 흔치 않게 꽤 넓은 백사장을 갖고 있다.

또 주변에 송림도 있어 캠핑장으로 제공되기도 한단다.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큰 인천 앞바다의 특성 탓에 썰물 때가 되면 운동장 크기의 모래 벌판과 갯벌이 드러나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그 갯벌에서 관광객과 갈매기 떼와 어우러져 노는 모습 또한 볼거리 중의 하나다. 해수욕도 즐기고 갯벌 체험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 숙박시설은 펜션, 민박, 모텔, 여관, 호텔 등이 있으나 주로 당일치기로 다녀오곤 하니 필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이제는 인천에서 비교적 유명한 해수욕장이지만 해수욕장 인근에 큰 콘도식 리조트 외 특급 호텔이라고 할 정도의 시설은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음식점 및 편의시설로는 해변 지역의 단골 메뉴라 할 수있는 바지락 칼국수, 조개구이, 횟집이 자리하고 있다. 바다를 바라보거나 바다 근처에서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썩 좋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전 호객행위, 불편한 주차 등도 단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횟감 등 식재료 또한 어느 정도 싱싱하고 선도가 높은지에 대해서는 늘 아쉬움을 가지고 식사에 임하게 됨은 나의 편견이 아니기를 바래 본다. 그래서 해변인데도 회 종류는 잘 즐겨 먹지 않는 편이다. 또 해변가 주차장은 모두 무료지만 음식점들이 본인 소유의 땅처럼 '식사'를 해야만 세울 수 있게 하는 점도 아쉬운 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을왕 해수욕장, 물론 부산의 해운대 해수욕장이나 보령의 대천 해수욕장, 이태리의 쏘렌토나 나포리처럼 규모가 크고 승경이나 비경이라 할 만큼 아름다움과 그럴듯한 스토리가 있어 유명한 곳은 아니다. 그러나 만나고 오고가는 일상이 깨지고 방콕(?)이나 옴싹달싹하지 못하게 몰아가는 요즘의 코로나 상황은 상대적으로 맑은 환경의 해변 등은 소박하고 소소하게 여행하기에 적합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에서는 하루 여행코스로는 제법 쏠쏠하게 즐길 수도 있고 바다를 보면서 힐링도 하고 나름 바다의 감성도 담을 수 있어 가족과 함께 혹은 단짝 친구나 연인이 있어 소수 인원과 함께 동행 할 수 있으면 더없이 금상첨화요 낭만도 구가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다.

을왕 해수욕장 가까이에는 바다와 섬이 잘 어우러져 풍광이 아름다운 섬들이 많았다. 이미 언급한 무의도뿐만 아니라 실미도가 있고 영종도의 삼목항에서 배를 타고 가면 장봉도 여행도 가능하며 시도와 신도 모도 등, 세개의 섬은 다리로 연결 되어 있어 짧은 시간에 많은 섬투어가 가능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시간이 허락하여 연계해서 여행할 수 있다면 바다와 섬의 감성이 융합된 다양한 절경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지역이다.

특히, 을왕리 가는 길에 잠깐 들른 무의도는 초입에 높다란 교각으로 세워진 연육교, 무의대교가 눈앞에 펼쳐진다. 인천대교에 비해서 길지는 않지만 굵고 짧은 장엄한 풍모, 아우라가 품어 나온다. 장군이 춤을 추는 형상이라서 무의도라 하였다더니 다리 또한 장엄함이 그에 걸맞게 장군다운 기세이다. 무의도에 대한 첫 인상부터 믿음직스럽고 좋게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해변을 따라서 드라이브를 하다 보니 '섬뜰아래'라는 카폐가 눈에 들어 온다. 무의도에서 가장 아름답게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지점 같았다. 썰물로 바닷 물은 없지만 아스라한 곳에는 수평선이, 눈앞에는 넓은 바다 뻘의 전경이 펼쳐지고 초가을 기운이 묻어있는 바닷 바람이 솔솔 불어와 뺨에 머문다. 한여름의 무덥고 폭염에 지친 볼과 영혼을 부드럽게 애무 해주는 느낌이다. 카페 아래에는 데크가 있어 캠핑도 가능한 곳이었다.

무의도 중앙에 우뚝 솟은 울창한 숲의 호룡곡산, 호랑이와 용이 싸웠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산이란다. 그리고 중앙의 국사봉과 더불어 황해의 알프스라 불려 진단다.그 안에는 해상 절벽과 기암괴석이 있다니 호기심을 자극했다. 알프스라 불려 진다니 소박한 분위기의 섬에 비해서는 좀 거창한 표현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생각보다는 제법 절경이 숨어있는 곳이기도 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 점을 뽐내지 않고 묵묵히 서있는 호룡곡산, 그 후훅한 둔감력이 감탄스러웠다.

특히 대부분의 섬에는 그 섬에서 절경을 조망할 수 있는 명당자리에 카페가 있으며 을왕 해수욕장 역시, 인근의 몇몇 카페는 탁트인 바다를 조망하면서 차나 커피에 해풍을 섞어 마시며 즐길수 있는 좋은 뷰를 가지고 있는 카페들이 있다. 이곳에 오면 종종 들리곤 하는 '낙조대 카페'는 야외에 파라솔과 벤치를 마련해 놓아 차를 마시며 바다와 갈매기, 수평선을 바라 볼 수 있는 곳으로 일품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코로나 19의 팬데믹이 심해진 연유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로 격상 되어서인지 공항가는 길의 자동차가 뜸했다. 서울 출발시에 비가 억수같이 왔으나 을왕리 일대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오늘 동행한 친구들은 영화 평론가 등 영화 매니아와 비교적 영화를 사랑하는 편의 사람들이다. 일행들은 낙조대 카페에서 레몬 쥬스와 커피라떼 등, 기호에 맞게 주문하여 야외에서 마신 후 영화 감상을 위해 인근 소극장이 있는 곳을 향했다.

전망 좋은 소극장, 여행지에 와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설렘이고 유닉크 하나 요즘은 이런 곳이 곳곳에 있어 문화 활동하기에 편리한 시대가 되었다. 극장에서 내려다 본 무의도 일대와 을왕 해수욕장은 아담하고 소박하나 아름다웠다. 몇해 전 여행지에서 만난 쏘렌토나 나폴리 못지않게 아름다워 보였다. 그야말로 절경 이었다. 축소된 해운대 해수욕장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 했다.

일행은 소극장에서 방화인 '내 마음의 풍금'이라는 영화를 감상하였다. 어린 시절의 풋풋한 기억들을 소환하게 해주는 아련한 추억의 영화였고 총각 선생님과 순박한 시골 여학생간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였다. 오랫만에 방화를 감상하니 그 느낌과 맛이 새로웠다.

또한 소극장에서는 로맨틱하고 다소 애정 영화라고 할 수 있는'Scent of Twilight,황혼의 향기'이라는 영화를 보여 주었다. 등장하는 여 주인공은 세련되게 차려 입은 검정색 원피스 의상과 그에 대비 되어 잘 어울리는 진주 목걸이, 고운 피부의 얼굴 톤에 이목구비와 자태, 우아하면서도 지적 세련미와 고결한 인품이 넘치는 매력적이며 매혹적인 여인같았다. 해맑으면서도 어느 순간은 우수에 찬 표정이 화면을 압도했다.

아마도 여인의 향기에서 프랭크가 연상한 여인이 바로 저 영화 속의 여인이 아녔을까 상상해 본다. 검정 원피스를 입고 프랭크와 탱고를 추던 여 주인공, 도나와 검정 원피스의 여 주인공 로즈가 오버랩 되니 말이다.

자연속에서 자연 그 자체와 같이 소박함과 순수함을 담은 방화 한편과 다소 인간의 본초적이고도 순수한 본능을 어느 정도 적나라하게 표현한 영화를 감상하였다. 두편 모두 순수한 감정을 표현한 영화이나 느낌은 다르게 와 닿는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담아오고 키워왔던 편견과 선입견 그리고 고정관념과 편향적이고 확증적 지식과 경험들의 영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친구들과 감상평을 공유하다 보니 오늘 분위기와 일맥상통할 만한 영화가 한편 떠올랐다.

영화 인도차이나에서 여 주인공 옐리안느는 아름다운 레만호수를 바라보며 호기있게 말한다. “나는 많은 남성과 흔적 없는 사랑을 해봤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남자와 여자, 산과 들, 인도차이나와 나, I've had a lot of traceless love with men, and there are things I can't keep apart from, men and women, mountains and fields, and Indochina and me"라고.”

낭만이 가득 차있을 듯한 레만호수는 아니지만 잔잔한 초가을 바다를 바라보며 과연 필자와 떼어 놓을 수 없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는 순간이었다.

가족이야 너무나 당연하고, 산과 바다 등의 자연과 영화, 오늘 이곳 등 가끔 여행을 함께하며 기쁨과 설렘을 공유하는 친구들, 그리고 해외는 물론, 국내의 이곳 저곳 아름다운 골프장과 산천을 유오하며 육체적 정신적 건강도 다지며 즐거움과 다소의 긴장감까지 들게하고 게걸스럽게 뱉어내는 필자의 유머와 농담도 묵묵히 받아 주는 속 깊은 서해벨트의 우정어린 친구들, 떼어 놓을 수 없는 대상들 중의 하나일 듯하다,

석양이 해마루에 걸터 앉아 갈길을 재촉하였다.

갈때는 영종대교 쪽이었는데 귀경길은 인천대교 쪽이었다. 인천대교상에서 백미러를 통해 보이는 저녁 노을이 한층 일품이었다. ‘해가 지는 것을 보려면 기다리지 말고 해가 지는 곳으로 가야한다’라고 동행한 어느 친구가 말해준 소설 '어린왕자'에 나오는 명귀가 뇌리에 스친다.

해가 지는 곳에 가기는 했지만 기다리지 못하고 뒤돌아 오면서 백미러에 비치는 석양 노을을 보노라니 시간이 아쉽다는 생각을 더하게 되었다. 그래도 석양의 붉은 노을은 황홀하고 아름다웠다. 오늘 감상한 '황혼의 향기'만큼, 어느 향기보다 그윽한 향기를 머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천대교를 지나니 비가 앞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억수같이 내린다. 도로에 물이 차서 차들이 한 차선만을 이용하여 서행을 하니 귀경길이 좀 정체가 되었다. 급히 가려했는지 어느 차는 물속에서 꼼짝도 못하고 정지되 있다. 내 블랙 애마는 당당히 물속 통과 후 도로를 긁어 대는 듯한 이상한 소리를 내며 달린다.

우선 비를 피할 겸 지나는 인근 길 가까이에 위치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차의 상태를 확인하니 차 밑바닥 판넬이 덜렁 덜렁 매달려 있다. 아마 나사가 풀린 모양이다. 긴급 출동 서비스센터에 전화하니 쏜살같이 달려와서 수리를 해준다. 편리한 세상이다.

무의도와 을왕리 해수욕장을 잇는 여정, 갈때는 뻥뚫린 공항 고속도로, 올때는 환상적이고 이국적 분위기의 인천대교 야경의 신나는 드라이브, 영화 감상, 수평선 응시, 가을 기운이 물씬 배어있는 바닷 바람, 그 바람에 밀려오는 파도,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 아늑함과 평온함을 안겨주는 바다 정취, 파라솔과 벤치, 커피와 차, 친구들과의 소통, 사랑과 우정, 감동과 설렘, 희구와 경이가 흠벅 배어있는 행복한 여정, 로맨틱한 추억이었다.

윤동주 시인은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겁니다'라는 시에서 "그때 기쁘게 말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꿔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후회없는 삶을 위하여 여행을 떠나겠습니다"고 갈파하였듯, 무의도와 을왕리 해수욕장의 여행도 멋지고 아름다운 추억, 그립고 기쁨과 소중한 추억으로 오래 오래 기억 되고 반추 될 것이다. 코로나로 막힌 길, 그러나 조금의 발상만 전환하면 또 다른 떠날 길이 있음을 깨닫는 요즘이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많은 느낌을 가슴에 담고 올수 있는 하루였다. 황금 물결로 넘쳐흐를 들녘, 나날이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아름답게 수놓을 이번 가을, 분명 필자에게 새로운 영감과 감동, 그리고 맛깔스럽고 깊은 고독과 사색을 선사해 줄 것이다.


석호영 세무사  (sejung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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