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은 오래 걸리고 고위직으로 갈수록 급격히 줄어드는 여성

4급 승진자 남성은 대부분 ‘비고시’, 여성은 대부분 ‘행정고시’
3급 부이사관 승진자, 2016년 1명 배출 이후 내부 출신 ‘0명’

 

“국세청이 아니라 남세청이다.” 작년 국정감사, 재작년 국정감사에서 연이어 나온 말이다. 올해 국감에서도 비켜가지 않고 어김없이 지적된 말이다. 국세청 고위직에 여성(내부출신)이 단 한명도 없기 때문이다. 고위직뿐만 아니라 전 직원들의 승진기간도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더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홍익표 의원실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세공무원으로 임용되는 하위직의 경우 여성의 비율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9급 공채의 경우 10명 중 6명이 여성으로 남성보다 오히려 더 많이 임용되고 있다. 그러나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의 비율은 급격히 줄어든다.

국세청 전체 공무원의 여성 비율은 42.7%로 남성에 비해 약간 적은 수준이다. 9급은 여성 59.7%, 8급은 여성 56%로 남성보다 많았으나, 6급 23.5%, 5급 12.3%, 4급 이상 6.3%로 급격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1~2급 고위공직자의 경우 2012년~2018년 여성 고위공직자가 1명도 없다가 2019년 이후 1명이 유일하게 일하고 있었다.

유일한 고위공직자인 본청 납세자보호관은 개방형 직위로 임용된 외부 전문가로, 국세청 출신으로 내부 발탁된 여성 고위공직자는 없다. 2009년 국세청 최초의 여성 국장으로 임용됐던 전산정보관리관도 기업 출신의 외부전문가였다.

승진에 소요되는 기간은 어떨까.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8급 승진자를 성별로 분류하고 승진까지 걸린 기간을 분석한 결과, 남성은 평균 36개월이 걸린 반면, 여성은 39.75개월이 소요되었으며, 7급으로 승진은 남성 72.25개월, 여성 77.25개월로 나타났다.

특히 4급으로 매년 50여명 내외인 4급 승진자 중 여성은 매번 한 손에 꼽는다. 2016년 4명, 17년 2명, 18년 4명, 19년 6명, 20년 4명 수준이다. 승진한 남성의 경우 8급특채, 7급공채 출신의 비율이 행시 출신에 비해 훨씬 많았지만 여성은 대부분이 행시 출신이었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행시 출신이 아니면 4급까지 올라가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운 셈이다.

3급 승진자 여성은 2016년 1명이 나온 후 올해까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1년에 평균 10~13명 정도가 3급으로 승진하지만 지난 3년 내내 모두 남성이었던 것이다. 1년에 총 7~10명 정도가 승진하는 2급 이상 고위급의 경우도 최근 5년간 모두 남성이었다.

김주영 의원은 “8급과 7급 승진에 걸리는 기간이 평균적으로 3~5개월씩이나 차이가 나고, 4급 승진에는 3년 넘는 시간 차이가 난다는 것은 아직 국세청 내 성불평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이라며 “국세청 내부에서 육아휴직 관행이나 승진에 있어 성별에 기반한 차별이 존재하지는 않았는지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익표 의원도 “국세청의 인력 구성에 있어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 비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왔으나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국세청이 인사와 조직 운영에 있어 정부의 균형 인사 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도 유리천장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재부 여성 공무원 중 2016년부터 2020년 9월까지 4급 이상 승진자는 단 2명에 불과하다. 3급에서 고위공무원단으로, 4급에서 3급으로의 승진 인원은 총 130명인데 여성 승진자는 2명뿐, 비율로 따지면 1.5%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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