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게 되는 외환보유액이 부족했습니다. 국가가 부도나기 직전이었습니다. 사태를 막기 위해 IMF로부터 돈을 빌려서 갚았습니다. 그리고 국내의 많은 금융기관과 기업들을 살리기 위해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정부 등이 출자·출연, 자산 및 부실채권 매입 등의 방식으로 마련한 공적자금 168조 7000억원을 투입했습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 돈 중 지금까지 117조 2000억원(69.5%)이 회수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우리는 기업들 중 한보그룹, 삼미그룹, 진로그룹, 기아자동차그룹, 해태그룹, 뉴코아그룹 등이 연쇄적으로 도산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을 했고, 자살도 많았습니다. 좀 과하게 표현하면 서민들의 세상은 ‘아비규환’이었습니다. 한가지 더 기억을 떠올리면 당시 700원대(780원)였던 원달러 환율이 2000원(1995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22년 후 `20년 현재 문재인 정부들어 실업률이 올라가고, 국가채무비율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또 ‘외환위기’가 오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곤 합니다.

이런 불안함이 급속도로 퍼지자 16일 한 여당의원이 자료를 냈습니다. 또다시 외환위기가 온다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면서 말입니다.

그 의원은 민주당 소속 김경협 의원입니다. 그의 분석은 이렇습니다. 그는 한국은행 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외환위기 이전 1994~1997년 사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평균 9.4%로 오히려 4차 추경이 반영된 현재 비율인 43.9%보다 현저히 낮았고, 또 올해 OECD 1분기 일반정부부채 비율을 보면 각각 미국이 140.1%, 일본이 236.8%, 프랑스가 113.4%로 국가채무비율과 외환위기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는 또 IMF 위기의 주 원인은 오히려 대외단기채무의 급증과 정부의 외환보유액 부족이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대외단기채무는 1년 안에 해외에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그때는 그 규모가 1994~1996년 사이 무려 362억달러에서 703억달러로 2배 가까이 급증했으나,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32억달러로 이를 상환할 능력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김 의원은 당시 정부는 경직적인 환율정책을 운용하여 일정 범위 내에서만 환율이 변동되도록 함으로써 이로 인해 원화가 고평가로 유지되어 경상수지가 악화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당시 한국경제연구원(1998)의 보고서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보고서의 내용은 “1996년 5월 적정환율 수준은 982원/$이었으나, 실제환율은 780원/$ 수준으로 원화가 202원/$ 고평가된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그 결과 1994~1996년 사이 경상수지는 -48억달러 에서 –245억 달러로 2년 사이에 6배나 가까이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상수지는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외화보유액 또한 올해 8월 기준 4190억달러로 1996년 대비 20배 이상 증가했고, 규모로는 세계 9위 수준이라고 밝힙니다. 즉 대외단기채무는 올해 2/4분기 기준 1543억으로 집계됐으나 현재 외화보유액이 충분하기 때문에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근거 없는 억측들을 유포하여 국민들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언행은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합니다.

아하 그렇군요. 하지만 서민들은 경제수치를 잘 모릅니다. 지금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반드시 외환위기가 아닐 것입니다. 누가 또다시 외환위기를 반기겠습니까. 그렇게 '국민들이 길거리로 나 앉는, 그렇게 힘든 시기가 또 오는 것 아닌가'하는 불안함일 것입니다. 정치‧경제‧사회 그리고 북한까지 모두 불안하지 않습니까.

‘불안하지 않다. 불안하지 않다’라고 말만 하지 마시고 국민들이 마음 편하게 발 뻣고 잘 수 있는 그런 정치를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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