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이율 시중은행보다 3.37% 높아 서민 상대로 ‘돈놀이’ 논란

27년 독점 분양보증, 5년간 시중은행·건설사 배당금 860억원

서민의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기업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정작 서민들을 상대로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연체이율을 받으며 '돈놀이'를 해서 얻은 이익과 국민이 부담하는 보증료로 올린 막대한 이익으로 국내 시중은행, 건설사 등 민간업체 주주들에게 고스란히 배당금으로 퍼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UG는 주거복지 증진과 도시재생 활성화 지원을 위해 각종 보증업무 및 정책사업을 수행하고, 주택도시기금의 효율적인 운용·관리를 통해 서민주거안정을 목적으로 1992년 설립된 전문 공기업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HUG의 연체이율이 시중은행보다 3%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중은행의 평균 연체이자율은 5.63%인 반면 HUG의 경우 일부 개인보증 채권(주택구입자금보증, 주택임차자금보증, 임대주택매입자금보증, 기금전세자금대출보증, 정비사업자금대출보증, 소규모 정비사업자금대출보증, 리모델링자금보증) 연체 시 9% 연체이율을 적용하고 있어 시중은행보다 3.37%가 높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정복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주거복지증진과 서민주거안정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HUG가 기준금리보다 높은 이자율을 책정하고 있는 것은 공정, 합리적이지 못하다"라며 "9% 연체이자를 받고 있는 일부 개인보증상품에 대한 연체이자율을 영구적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27년간 분양보증 업무를 독점해 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HUG는 분양보증 보험료로 지난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1조7834억원의 수입을 거뒀다. 2017년에 2534억원에서서 지난해 2674억원으로 증가했고, 특히 올 1분기에는 3107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HUG는 전년 대비 2405억원(29.4%) 늘어난 1조59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484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높은 연체이자율과 독점사업인 분양보증 업무를 통해 얻은 수익을 HUG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HUG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현재 국민은행을 비롯한 3개 시중은행과 145개 건설사가 전체 11.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4583만8910주(2291억9455만원)를 보유해 8.6%를 차지한다.

HUG는 최근 5년간 이들 은행·건설사에 800억원이 넘는 배당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언석 의원(국민의힘)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HUG 주식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5.4%로 같은 기간의 예대마진율 1.8%보다 3배나 높았는데, 2015년부터 작년까지 HUG는 시중은행에 667억원, 건설사에 193억원 등 총 860억원의 주식을 배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분 출자 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73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금액보다 11배 넘게 많았다. 민간주주 중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국민은행에게 632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송 의원은 이같은 실적과 이익에 따른 배당은 HUG가 분양보증 업무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택을 분양받는 국민이 부담하는 보증료로 올린 수익이 시중은행과 건설사에 배당금으로 돌아가는 것은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HUG의 공공성 유지를 위해 민간이 보유한 지분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HUG가 독점 분양보증 이후 HUG의 사업장 관리가 부실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분양보증사고가 발생한 11개 사업장(4017세대 보증금액 5675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인 6개 사업장(1580세대 보증금액 1637억원)이 사고 직전까지 정상사업장으로 관리돼 와 HUG의 리스크 관리도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은혜 의원(국민의힘)은 "수익 독점과 분양보증 독점권을 놓지 않으려는 HUG가 정작 보증사업장 리스크 관리라는 공적 책무를 소홀히 하고 있다"며 "시공사의 자금력 상세 파악 등 사업장 리스크 관리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대책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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