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국세청 조사국장이 6일 오전 11시 서울 수송동 국세청 청사에서 퇴임식을 갖고 국세청을 떠났다. 그는 세무대학 1기를 졸업, 1983년 국세청에 입문해 31년을 근무해 오면서 세무대학 출신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동문들이 적지 않았다.

이번 김 국장의 퇴임은 지난해 8월 서울국세청장, 지난 연말 중부국세청장 승진인사 과정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면서 이제는 후진들에게 길을 열어주어야 겠다는 판단에 따라 퇴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기 조사국장의 퇴임은 현직 조사국장 자리에서 곧바로 퇴직하는 국세청 역사에서 보기드문 사례로 기록되면서 세무대학 후배들의 아쉬움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날 2층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는 김덕중 국세청장, 이전환 국세청 차장, 나동균 기획조정관, 김봉래 서울청 조사1국장, 김희철 중부청 조사1국장 등 본·지방청 간부와 본청·서울청 조사국 등 많은 직원들은 물론 세무대학 후배 세무사들까지 참석해 퇴임식장을 가득 메웠다.

특히 김덕중 국세청장은 기념패와 개인적인 선물을 마련해 김 조사국장의 퇴임을 직접 위로했으며, 본청 자산과세국과 조사국, 본청·서울·중부청 조사국 직원들도 김 국장의 퇴임에 대한 아쉬움을 선물로 표시했다.

김 국장은 퇴임사를 통해 “국세청은 오래전부터 끈끈한 동료애와 결집된 조직력으로 다른 많은 부처로부터 부러움을 받았다"며 "그런데 어느때부터인가 이런 근간이 한꺼풀씩 벗겨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국세청 조직력은 업무특성에서 창출된 것이지만, 2만여 직원이 합심하고 부족한 것은 채우고 앞에서 끌면 뒤에서 미는 아름다운 전통이 뒷받침 된 것"이라는 조직에 대한 애틋한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 국장은 "직급별, 출신별, 지역별 상하간을 막론하고 서로 이견이 분분한 것은 분명 아름다운 국세청 고유의 문화와는 괴리가 있다"면서 "조직은 게임의 룰을 공정하게 만들고 2만여 직원들은 그 안에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면서 조직을 한발짝 발전시키는 것이 진정한 국세청의 모습"이라는 한마디를 던졌다.

김 덕중 청장은 치사를 통해 “김영기 국장은 조사국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새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지하경제 양성화의 기틀을 다지고 큰 성과를 이루었으며, 지하경제 양성화를 추진하는 데 여러 난간이 있었으나 탁월한 역량과 경륜을 지닌 김영기 국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김 청장은 특히 “김 국장은 일에 대한 뚝심과 열정 사람에 대한 사랑과 배려로 상하 동료들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한 몸에 받으셨고, 많은 후배들에게는 국세공무원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몸소 보여주신 등대의 불빛과도 같은 분이셨다”면서 “이처럼 출중한 역량과 훌륭한 인품을 지니신 김 국장님께서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시기 위해 우리 곁을 떠나 아쉬움과 허전함을 금할 길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이날 김 국장의 퇴임식은 “지방청장도 아닌데 참모가 퇴임식을 한다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수차례 고사했음에도 열리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다음은 이날 퇴임식에서 밝힌 김 국장이 '세무대학 동문들에게 보낸 퇴임의 변'과 '김덕중 국세청장의 치사(전문)'이다.

 

<세무대학 동문들에게 보내는 퇴임의 변>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문 후배여러분!

국세청 조사국장 김영기입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미흡한 제가 이제 여러분 곁을 떠날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지금이 그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랑스러운 세무대학을 졸업하고 현직에 입문하지 30여년을 보내면서 한시도 세무대학 졸업생이라는 끈을 놓지도 않았고, 놓을 수도 없었습니다. 나의 울타리였고 보루였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 세무대학 졸업생이라는 자랑스러운 이력에 손상을 끼치지 않으려고 저 나름의 최선을 다해왔다고 자부합니다.그동안 잃은 것도 많았고 얻은 것도 많았습니다만 국세청 30년은 제 인생의 전부였다는 말로 소회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이제 사랑하고 존경하는 동문 여러분 곁을 떠나고자 하니 왠들 저에게 일말의 안타까움과 회한이 없겠습니까마는, 만감을 가슴에 담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고자 합니다.그동안 저에게 베풀어 주신 동문여러분의 사랑과 정성은 시간을 갖고 한 땀 함 땀 갚아나가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 드리겠습니다.

 

다음은 <김덕중 국세청장의 치사>

김영기 국장님께서는 국세행정 전반에 대한 폭넓은 안목과 풍부한 경험을 지니신 국세청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인재셨습니다. 1983년 공직에 입문한 이래 국세청 발전의 역사와 함께 하시면서 조사세원, 운영지원, 납세자보호 등 국세행정의 다양한 분야에 훌륭한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특히 조사국장이라는 중책을 맡으셔서는 새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지하경제 양성화의 기틀을 다지고 큰 성과를 이루셨습니다. 국세청이 지하경제 양성화를 추진하는 데 여러 난간이 있었으나 탁월한 역량과 경륜을 지니신 김영기 국장님 이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국장님께서는 일에 대한 뚝심과 열정 사람에 대한 사랑과 배려로 상하 동료들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한 몸에 받으셨습니다. 특히 많은 후배들에게는 국세공무원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몸소 보여주신 등대의 불빛과도 같은 분이셨습니다.

이처럼 출중한 역량과 훌륭한 인품을 지니신 김 국장님께서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시기 위해 우리 곁을 떠나십니다. 새로운 일을 향해 나아가시는 것을 보면서 마음속 한편으로는 아쉬움과 허전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국세청 곳곳에 깃든 국장님의 흔적 우리들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간직하겠습니다.

비록 떠나시지만 남아있는 후배들을 위해 항상 지켜봐 주시고 따뜻한 격려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국장님의 새로운 앞날에 더 큰 발전과 축복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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