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일은 제51회 납세자의 날입니다. 납세자의 날에는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한 국민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모범납세자가 보람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국세청 등 정부에서 다양한 우대행사를 진행합니다.

올해 고액납세자 수상자를 보면 ‘국세 1조원 탑’은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는 ‘국세 8000억 원 탑’, 기아자동차는 ‘국세 3000억원 탑’, 현대글로비스㈜,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엔씨소프트, ㈜LG생활건강은 ‘국세 1000억 원 탑’을 수상하였습니다. 이들 회사는 검증과 심사를 받고 수상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들뿐 아니라 수많은 중소기업을 포함한 고액납세자들이 성실하게 세금을 내면서 자긍심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선기간만 되면 갑자기 이들이 죄인이 되어버립니다. 종합소득세로 보면 2016년 전체 종소세 신고인원 54만 명 중 과세표준 1억5천만원 이상자 1만2천명(2.3%)이 총 납부세액 23조원 중 14조원(63%)를 납부하면서, 법인세로 보면 2015년 귀속으로 총 591천개 법인 중 과세표준 200억 이상 법인 1,034개가 총 법인세 39조 원 중 27조원(69%)을 열심히 납부하고 있는데도(국세통계연보) 고소득자, 대법인은 탈세도 많이 하니 조사도 더하고 부담도 더 시켜야한다고 주장하니까요!

고소득자와 대법인이 금액으로 보면 큰 사건도 많이 나고 대기업 사주의 일탈행위로 언론의 지탄을 받는 것도 사실이지만 국세청을 포함한 촘촘한 감시망, 외부회계 감사, 내부감시자 등으로 인하여 그 일탈이 쉬운 것이 아닙니다. 또한 도매금으로 몽땅 싸잡아 탈세자로 몰아세우는 대부분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최선을 다하여 성실하게 납세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는 탈세를 하면 여론의 질타는 물론 가혹한 가산세 부담 등으로 경영위기를 맞기도 하는 등 리스크가 크다는 점에서 그렇게 쉽게 탈세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 것이 솔직한 현실입니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으로 우리나라의 모델인 북유럽 국가의 복지정책을 실현하려는 것인데 정작 북유럽은 보편적 복지와 보편적 세부담을 실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북유럽 국가들에선 서민이나 부자나 같은 비율의 세금을 내고 같은 복지를 받고 있으며, 덴마크는 연봉이 전 국민 하위 40% 이상이면 곧바로 59%의 최고 세율에 진입하게 됩니다. 대표적 역진세인 부가가치세도 25%입니다. 반면 상속세나 기업들의 법인세는 세계 최저 수준입니다(나무위키 복지국가)

즉 우리나라처럼 극히 일부분의 상위 1% 계층만 조세부담을 짊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납세자가 나누어서 부담하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나라 대선주자들도 무조건 고소득자와 대법인을 죄인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성실하게 납부하는 대다수와 최상위 부담자를 위하여 감사하고 배려하는 말 한마디라도 제대로 하고 증세론을 펼치자는 겁니다.

오랜 전 제가 중학생들을 상대로 세금교육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강남 도곡동 지역의 한 학교였는데 그 학생의 말이 지금도 귀에 맴돕니다.

“저희 아버지는 밤늦도록 일하고 남들 보다 더 좋은 생각으로 많은 돈을 버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좋은 집에서 살고 행복하게 살면서 그리고 또 세금도 어마 어마하게 많이 냅니다. 그런데 TV만 보면 저희 아버지 같은 분이 탈세자라고 매일 나오고 저희 아파트가 화면에 나옵니다. 저희 아버지가 아니 저희가 정말 나쁜 사람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