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IMM PE, 상암 한샘 사옥 3200억원에 매각
매각대금 주주가치 제고 및 사업분야에 재투자할 계획
한샘이 7년간 자기 건물로 사용하던 상암동 본사 사옥을 팔고 200억원의 전세살이에 들어갔다. 건물주에서 임대료를 지불하는 임차인이 됐다.
한샘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지난 20일 한샘의 상암동 사옥 매각에 대한 양도금 3200억원을 현금으로 받고 그래비티자산운용에 양도했다. 대신 그래비티에 200억원을 투자해 임차 공간을 확보했다. IMM PE는 사옥 매각 재원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사업의 지속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여전히 악화된 경영환경 개선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한샘은 지난 2017년 당시 옛 팬택이 세워 사용하던 상암동 사옥을 1485억원에 인수해 사용해 왔다. 인수 4년 만인 2021년 한샘 창업주인 조창걸 전 한샘 명예회장이 회사를 IMM PE에 팔고 나가면서 상암동 사옥도 IMM PE 소유가 됐다.
IMM PE는 한샘 인수에 1조44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경영권 지분(22.7%)을 인수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IMM PE는 당시 10만원대였던 주가에 코로나 특수로 매출 2조2300억원을 기록한 한샘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2배가 넘는 주당 22만원에 지분을 인수했다.
하지만 팬데믹이 지나고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한샘은 실적이 꺾여 2022년 매출은 2조원으로 줄고 사상 처음 2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매출은 1조9670억원에 영업이익 19억원에 그쳤다. 2022년 713억원 순손실에 이어 지난해에도 622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까지 적자 기조를 이어온 한샘은 올해 상반기 들어서는 매출액 9639억원, 영업이익 201억원, 순이익 621억원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나섰다. 2분기에만 영업이익은 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8.3% 증가했다. 다만 시장 컨센서스 대비해선 51% 하회한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매출도 2조원을 약간 밑돌고 약 39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는 올해 5월 장 중 6만9000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최근 6개월동안 5~6만원 사이만 오가는 상태로 추석 연휴 이후 하루가 지난 24일 오후 1시 30분 현재 5만5700원(-0.54%)에 거래되고 있다.
한샘의 총 주식 수는 상반기 기준 2353만3928주로 최대주주인 IMM PE의 하임 유한회사(1, 2호 포함) 및 특수관계인 지분 35.96%, 2대 주주인 테톤 캐피탈 파트너스 9.69%, 국민연금 5.68%이며, 소액 주주 물량은 19.21% 정도다.
IMM PE가 한샘의 경영권을 인수할 때 써냈던 가격은 주당 22만1000원이었음을 고려하면 현재 손실률만 마이너스 75%에 달한다. 한샘의 시가총액은 14일 기준 1조2755억원으로, 한샘을 인수할 때 투입한 1조4400억원보다 낮다.
IMM PE가 인수했을 때보다 한샘의 기업가치가 현저히 낮아졌기 때문에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상암동 사옥 매각으로 선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IMM PE는 사옥 매각을 통해 2017년 한샘이 본사 사옥을 1485억원에 매입할 때보다 7년이 지난 시점에 1700억원의 차익을 얻게 됐다. 매각 후 향후 건물가치 상승에 대한 이익 향유와 안정적 임차 공간 확보를 위해서그래비티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한샘 측은 매각 대금에 대해 '전사 자산의 효율적 이용'을 목적이라 밝혔다. 한샘 관계자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결정된 것처럼 매각으로 확보된 재원은 기업 가치를 높이는 비즈니스 분야에 재투자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사옥을 매각해 마련한 일시적으로 3000억원이 넘는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 재원으로 다시 한샘의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를 매입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잠재적 손실도 줄이겠다는 포석이다. 다만 재무약정 테스트 통과 등 풀어야할 숙제가 쌓여있는 상황에서 자금조달 환경 악화 등 여파로 하반기에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증권가 분석이 나온다.
IMM PE 인수 당시 맺었던 인수자금 재무약정 테스트는 현재 진행 중이다. 한차례 연기됐던 테스트에 올해는 가까스로 통과한다 하더라도 향후 예정된 테스트도 통과할 수 있을지는 관심거리다. 한샘 인수금융 재무약정에 따르면 한샘은 일정 수준의 연간 영업이익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한샘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실적 개선이다. 국내 가구·인테리어 시장서 매출 기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던 한샘이 올해 1분기 현대리바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상반기에도 현대리바트는 벌써 매출액 1조원을 넘겨 1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순이익만 104억원이 넘어 올해 사업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