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세법학회, ‘부동산세제 개편방안’ 2025년 동계학술대회 성료
이창희 명예교수, 다주택자 중과세 문제점 지적, 보유세 논리도 반박해
“다주택자 중과, 자산 동일하면 1채나 4채나 담세력은 본질적으로 같아”
한국세법학회(학회장 박훈)는 지난 19일 법무법인 세종 세미나실에서 ‘부동산세제 개편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25년 한국세법학회 동계학술대회’를 성황리에 마쳤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학계, 법조계, 조세 전문가 등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수십 년간의 부동산 세제 정책을 회고하고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인 개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박훈 회장(서울시립대 대외협력부총장)의 개회사와 백제흠 법무법인 세종 공동대표의 축사로 문을 열었다. 문필주 한국지방세연구원 총무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본 행사에서는 발제와 종합토론을 거치며 열띤 논의가 펼쳐졌다.
주제 발표를 맡은 이창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법무법인 세종 기업전략과 조세센터장)는 ‘부동산세제의 회고와 전망’을 통해 현행 세제의 구조적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 교수는 다주택자 중과세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산 가치가 100억 원으로 동일하다면 1채를 가진 사람과 4채를 가진 사람의 담세력은 본질적으로 같다”고 전제한 뒤 “주택 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징벌적으로 과세하는 것은 조세 형평성에 어긋나며 오히려 양도소득세 중과세는 매물을 잠그는 ‘동결 효과’를 유발해 가격 안정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현행 보유세(재산세·종부세)가 표방하는 ‘공평’의 논리도 반박했다. 이 교수는 “자산 50억원에 빚이 없는 사람과 빚이 45억원 있는 사람에게 동일한 세금을 물리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진정으로 수직적 공평을 이념으로 삼는다면 부동산 가액 자체가 아니라 부채를 뺀 ‘순자산’에 과세하는 부유세 형태로 개편돼야 논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1%를 넘는 고율의 보유세는 사실상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로서 성격상 양도소득세나 상속세의 선납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박훈 회장(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채은동 민주연구원 연구위원이 토론자로 나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박훈 교수는 “부동산 세제는 ‘취득-보유-처분’의 단계별로 그리고 부동산의 유형과 기능에 따라 통일적으로 재구성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취득세는 거래 활성화를 위해 낮추는 방향으로 가되 보유세는 실거주 여부를 중심으로 부담을 조정해 1주택 실거주자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분 단계와 관련해서는 “현행 1세대 1주택 비과세 제도는 세대 개념이 불명확한 면이 있다”며 “이를 ‘개인’ 단위로 전환하고 생애 1회 한정 소득·세액공제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진아 교수는 과거 정책의 실패 원인을 진단하며 규제 위주의 정책 탈피를 주문했다. 차 교수는 “과거 부동산 정책 실패의 핵심은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중과세함으로써 다주택자의 퇴로를 차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요 억제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거래세의 점진적 축소와 임대수익 등을 고려한 보유세 합리화를 통해 시장의 수급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훈 세법학회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부동산 세제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짚어보고, 이념을 떠나 조세 원칙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개편 방향을 고민한 뜻깊은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세법학회는 학술대회 종료 후 정기총회를 개최해 `26년도 학회장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86년 창립된 한국세법학회는 교수,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 2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조세법 관련 학술단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