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T 자금 50억원 리한에 빌려준 혐의 무죄로 뒤집혀

"우월한 지위로 개인적 이익 추구, 집행유예는 부적절“

200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1심 재판에서 3년형을 선고받아 수감 중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항소심에서 1년이 감형된 2년형을 선고받았다. 검찰 측과 피고 측이 공통으로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이번 재판에서 핵심 쟁점인 협력사 '리한'의 자금 부당지원이 무죄로 뒤집히면서 조 회장의 형량이 줄어들었다.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백강진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 대해 1심 징역 3년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1심 대비 형량이 1년 줄었지만 실형은 유지됐다.

앞서 지난 1심에서 재판부는 조 회장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 배임수재 등 나머지 혐의에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이번 항소심은 1심에서 현대자동차 협력사 (주)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MKT 자금 50억원을 빌려준 혐의 등을 포함해 2017년∼2022년 5년간 7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는 대부분 유죄로 인정한 부분을 뒤집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리한의 화성 공장을 돈을 못갚으면 우선적으로 매수하기로 한 채권적 계약 약정인데, 과연 담보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냐를 놓고 원심은 적정한 채권 회수 조치가 될 수 없다고 보고 배임을 인정했다"면서 "본심에서 면밀히 검토한 결과 경영상 판단 내지 고의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고 보여 배임으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뒤집고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 측과 피고 측 쌍방이 양형 부당을 주장했지만 1심과 동일한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과거 확정판결 이후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을 저지른 부분에 대해 엄중하게 봤다고 강조했다. 총수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점은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질책했다. 경영 공백의 위험이 있더라도 집행유예는 부적절하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시장과 사회의 신뢰를 배반했음은 물론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저해했고, 본인이 삶 자체라고 표현했던 한국타이어그룹 평판을 스스로 해친 것이나 다름 아니며 글로벌 기업에 이런 일로 우리나라 기업 지배구조와 문화가 후진적이라는 그런 인상을 주는 등은 양형이 부당히 과다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변론 종결 후 자필로 두번의 반성문에서 크게 자책하고 과오를 뉘우치면서 반성의 진정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는 그룹은 물론 다른 회사들에 대한 관계까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서 절차를 다 무시하고 부적절한 방법으로 개인적 이익을 추구했던 것이 분명하다"며 "변호인과 피고인이 주장하는 모든 사정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는 부적절하다는 판단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조 회장은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이후 보석 청구를 하지 않고, 1년 4개월가량 수감 생활을 이어와 앞으로 8개월 가량이 남은 상태다.

조 회장의 집행유예를 다소 기대했던 것과 달리 실형이 유지되면서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경영공백으로 신성장 동력 사업 추진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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