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서 세무서장은 4급 서기관 직위다. 다만 국세청은 승진해도 갈 곳이 없는 국세청 고위직의 숨통을 터주기 위해 일부 세무서장 자리를 3급 부이사관 직위로 승격시켰다.

지난 `15년 서울청 산하 강남세무서장 자리가 최초로 부이사관 직위 세무서로 승격된 것을 시작으로 `16년 성동세무서, `22년 분당세무서(중부청)와 제주세무서(부산청)가 각각 부이사관급으로 승격했다.

23일 세정일보가 세무서장 직위의 부이사관 승격 이후 퇴직했던 국세청 부이사관을 조사한 결과, 강남세무서장과 성동세무서장을 지낸 22명의 부이사관 중 13명(60%)의 서장이 그 자리에서 퇴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강남서장은 10명 중 8명이 퇴직해 퇴직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동서장의 경우 12명 중 5명이 퇴직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강남서장이 부이사관 자리로 승격한 이후 퇴직한 이들은 류덕환 서장을 비롯해 이동태, 채정석, 구상호, 이응봉, 최인순, 김길용, 장신기 서장 등 10명 중 8명이 퇴직했고, 성동세무서는 승격 이후 12명의 서장 중 김대훈, 장동희, 김성환, 이준희, 이은규 서장 등 5명이 퇴직했다.

최근 부이사관 자리로 승격한 분당, 제주서 중에는 퇴직자가 없다.

물론 부이사관 중 강남, 성동세무서장만 퇴직하는 것은 아니다. 이기열 중부청 납보1담당관, 박광수 인천청 조사1국장, 장권철 교육원 교육지원과장 등이 3급 부이사관으로 명퇴한 바 있다. 다만 대부분의 부이사관은 강남서장과 성동서장을 마지막으로 퇴직한다.

강남서와 성동서는 왜 다른 세무서와 다르게 ‘3급 부이사관’ 자리가 됐을까. 단순 승진 TO 확보만의 이유는 아니다. 이들 두 세무서의 세수 규모가 큰 편에 속하고 변칙 증여·상속, 부동산 탈세, 고액자산가 등에 대한 세무조사 등 난이도가 높다는 이유도 있다. 강남지역은 대기업들의 본사나 고소득자, 부동산 거래가 많고, 성동지역은 IT·스타트업이나 트렌디한 산업의 집합지라는 특징이 있다.

국세통계 자료에 따르면 `24년 기준 서울지방국세청 세수는 115조3853억원이다. 이 중에서도 강남세무서 세수는 5조7638억원, 성동세무서 세수는 1조3533억원이다. 세수 비중만 보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난이도가 높다는 것.

그러나 이렇게 부이사관이 필요한 세무서라 할지라도 막상 인사를 뜯어보면 퇴직을 앞둔 부이사관 고참들을 배치해 ‘퇴직자들을 위한 인사’로 이어진 것이 그간의 현실이다.

실제로 강남서 관내에 개업한 서장은 이동태, 채정석, 구상호, 이응봉, 김길용, 장신기 서장이 강남에서, 류덕환, 최인순 서장은 서초에서 개업했다. 성동서장으로 퇴직한 김대훈, 김성환 서장은 강남에 개업했으며, 장동희, 이준희, 이은규 서장은 성동서 관내인 성동구에 각각 개업했다.

이와 관련해 임광현 국세청장은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개업하기 좋은 곳에 세무서장 발령을 하지 말라는 요구에 대해 ‘가급적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곧 다가올 고공단 승진 인사를 앞두고 임 청장이 임명한 박인호 강남서장(69년, 전북, 세대8기), 이광섭 성동세무서장(70년, 경기 양평, 세대8기)의 행보에 세정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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