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같아라. 까치가 쳐다보네. 목도리 하고 오바 입고 까치를 보네. 날씨는 맑고 투명하고 그러나 춥다. 빨래터 빨래터 그래 빨래터에 가자. 나를 모두 빨아서 널어야지.
[박정원의 시에서 시를 찾기]
오죽하면 관세음보살을 친견했던 내가 그분을 뵈면 눈물을 흘렸겠는가. 임이 좋아하시던 ‘봄날은 간다’를 내가 피아노를 치며 목놓아 불러봤어도, 다 무슨 소용이었단 말인가. 사라진 “빨래터”에서 임보다 몇 해 전에 작고한 임의 친구 故 오남구 시인(1946-2010), 두 분을 함께 추념하며 ‘모더니즘’과 ‘탈관념’을 소환해본다. 독자들에게 읽히기 위한 문학보다는 실험, 전위, 형식파괴 등의 아방가르드 정신으로 투철한 문학을, 빨래터에서도 결코 빨지 못할 봄날의 이미지를, 죽어서도 끊임없이 추구할 시들을, 청렴결백하고 검소했던 시인의 영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