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실관계
가. 원고는 자동차부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내국법인으로, 중국에 2개의 자회사(이하 위 각 회사를 통틀어 ‘중국 자회사’라 한다)를 두고 있다.
나. 중국 자회사는 2014 사업연도에 원고에게 2008년 이후 잉여금을 재원으로 한 배당금(이하 ‘이 사건 배당금’이라 한다)을 지급하면서, 1994년 체결된 「대한민국 정부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 간의 소득에 대한 조세의 이중과세회피와 탈세방지를 위한 협정」 제10조 제2항 (가)목에서 정한 5%의 제한세율에 따라 계산한 세액을 원천징수하여 중국에 납부하였다.
다. 원고는 중국에 납부한 위 세액을 구 법인세법(2014. 12. 23. 법률 제1285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외국법인세액으로 공제하고, 2006년 체결된 「대한민국 정부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 간의 소득에 대한 조세의 이중과세회피와 탈세방지를 위한 협정의 제2의정서」 제5조 제1항 후문에 따라 이 사건 배당금에 추가로 5%의 간주외국납부세율을 적용한 금액 중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 내 금액인 684,467,059원을 간주외국납부세액으로 공제하여 2015. 3. 31. 2014 사업연도 법인세 554,866,321원을 신고ㆍ납부하였다.
라. 피고는 2015. 12. 22. 원고에게 간주외국납부세액을 공제한 것이 부당하다는 등의 사유로 2014 사업연도 법인세 2,290,534,244원(가산세 포함)을 증액하는 내용의 증액경정처분을 하였다.
마. 원고는 2016. 7. 20. 피고에게 이 사건 배당금에 대하여 간주외국납부세액공제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2014 사업연도 법인세 554,866,321원의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16. 9. 12. 이를 거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이라 한다).
2.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당초신고 후 증액경정처분이 있었는데, 납세자가 증액경정처분에 따라 증가된 세액에 대하여 다투지 않고 불복기간 도과로 불가쟁력이 발생한 경우, 그 이후에 납세자가 증액경정사유를 이유로 경정청구를 하여 거부처분을 받은 다음,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증액경정사유를 위법사유로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3. 대상 판결의 요지(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1두39997 판결)
가. 구 국세기본법(2019. 12. 31. 법률 제168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5조의2 제1항 본문은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기한까지 제출한 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최초신고 및 수정신고한 국세의 과세표준 및 세액의 결정 또는 경정을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5년 이내에 관할 세무서장에게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과세표준신고서에 기재된 과세표준 및 세액(각 세법에 따라 결정 또는 경정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결정 또는 경정 후의 과세표준 및 세액을 말한다)이 세법에 따라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 및 세액을 초과할 때’를 들고 있다. 그리고 구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1항 단서(이하 ‘이 사건 단서규정’이라 한다)는 “결정 또는 경정으로 인하여 증가된 과세표준 및 세액에 대해서는 해당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경정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과세관청의 경정으로 인하여 증가된 과세표준 및 세액에 대해서는 납세자의 경정청구기간을 제한하고 있다.
나. 관련 규정의 문언, 체계 및 경정청구제도의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과세표준 신고서를 법정신고기한 내에 제출한 납세자가 그 후 이루어진 과세관청의 결정이나 경정으로 인한 처분에 대하여 소정의 불복기간 내에 다투지 아니하였더라도 5년의 경정청구기간 내에서는 경정청구권을 행사하는 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2두12822 판결 참조).
그리고 통상의 과세처분 취소소송에서와 마찬가지로 감액경정청구에 대한 거부처분 취소소송 역시 그 거부처분의 실체적ㆍ절차적 위법사유를 취소 원인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 심판의 대상은 과세표준 및 세액의 객관적인 존부이므로, 그 과세표준 및 세액의 인정이 위법하다고 내세우는 개개의 위법사유는 자기의 청구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공격방어방법에 불과한 점(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7두58991 판결 참조), 과세처분에 대한 취소소송과 경정청구는 모두 정당한 과세표준 및 세액의 존부를 정하고자 하는 동일한 목적을 가진 불복수단이므로, 납세자로 하여금 과세관청의 증액경정사유에 대하여는 취소소송으로써, 과다신고사유에 대하여는 경정청구로써 각각 다투게 하는 것은 납세자의 권익보호나 소송경제에 부합하지 않는 점(대법원 2013. 4. 18. 선고 2010두1173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납세자는 감액경정청구에 대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당초 신고에 대한 과다신고사유 뿐만 아니라 과세관청의 증액경정사유도 함께 주장하여 다툴 수 있다.
다만, 증액경정처분에 대한 불복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는 이 사건 단서규정에 따라 ‘경정으로 인하여 증가된 과세표준 및 세액’에 관하여는 취소를 구할 수 없고,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 및 세액을 한도로 하여서만 취소를 구할 수 있을 따름이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원고는 이 사건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증액경정처분에 대한 불복기간의 경과 여부와 상관없이 당초 신고에 대한 과다신고사유 뿐만 아니라 피고의 증액경정사유도 함께 주장하여 다툴 수 있다고 보아 이 사건 거부처분을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4. 대상 판결에 대하여
가. 당초 처분(또는 신고)과 증액경정처분, 감액경정처분의 관계
(1) 2002. 12. 18. 국세기본법 제22조의2 신설 이전
종래 대법원은 당초 신고나 결정 이후에 증액경정처분이 있는 경우에는 당초처분이 후행처분인 증액경정처분에 흡수되어 소멸하므로 쟁송의 대상은 증액경정처분이고(이 경우 납세자는 당초 신고나 결정에 대한 불복기간의 경과 여부에 관계 없이 당초 신고나 결정에 따른 세액도 포함하여 불복할 수 있었다), 따라서 당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쟁송은 부적법하다는 입장이었다(대법원 1992. 5. 26. 선고 91누9596 판결, 대법원 1999. 5. 11. 선고 97누13139 판결 등). 이와 달리 당초처분 후에 후행처분으로 감액경정처분을 한 경우 쟁송의 대상은 당초처분 중 감액경정에 의하여 취소되지 않고 남아있는 부분이고, 감액경정처분은 쟁송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었다(대법원 1996. 11. 15. 선고 95누8904 판결, 대법원 1997. 10. 24. 선고 96누10768 판결 등).
(2) 2002. 12. 18. 국세기본법 제22조의2 신설 이후
(가) 관련 규정
2002. 12. 18. 법률 제6782호로 신설된 국세기본법 제22조의2 제1항은 “세법에 따라 당초 확정된 세액을 증가시키는 경정은 당초 확정된 세액에 관한 이 법 또는 세법에서 규정하는 권리․의무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세법에 따라 당초 확정된 세액을 감소시키는 경정은 그 경정으로 감소되는 세액 외의 세액에 관한 이 법 또는 세법에서 규정하는 권리․의무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감액경정처분의 경우
위 개정 이후로도 감액경정처분의 경우 쟁송의 대상은 개정 전과 마찬가지로 당초처분 중 감액경정에 의하여 취소되지 않고 남아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0두4599 판결 등). 따라서 전심절차의 이행여부나 제소기간의 준수여부는 당초처분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다) 증액경정처분의 경우
① 증액경정처분의 경우 개정법하에서도 당초 신고나 결정은 증액경정처분에 흡수되어 소멸되므로 심판대상은 증액경정처분이고, 납세자는 그 항고소송에서 증액경정사유 뿐만 아니라 당초 신고나 결정에 대한 위법사유도 함께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은 개정 전과 동일하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6두17390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8두17134 판결, 대법원 2013. 4. 18. 선고 2010두1173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증액경정처분에 대해 다투는 경우 당초신고(과다신고사유)에 대해 별도로 경정청구의 방법으로 다투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6두17390 판결, 대법원 2013. 4. 18. 선고 2010두11733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3. 4. 18. 선고 2010두11733 전원합의체 판결은 당초 신고내용에 하자가 있는데 그 후 증액경정처분이 있는 경우 납세의무자는 그 처분에 대한 불복절차에서 당초 신고내용의 하자를 다툴 수 있는지, 아니면 그 불복과 별도로 당초 신고내용의 하자를 이유로 경정청구를 하여야 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안에서, ‘가. 납세의무자가 신고한 과세표준과 세액에 관하여 오류 또는 탈루가 있다고 보아 과세관청이 증액경정처분을 한 경우 납세의무자는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1항에 의하여 증액경정처분에 대한 경정청구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정청구제도가 부과처분 자체에 대한 항고소송의 제기를 막는 것은 아니므로, 납세의무자는 경정청구와 별도로 증액경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으로도 증액경정처분을 다툴 수 있다(대법원 2002. 9. 27. 선고 2001두5989 판결 등 참조).
나. 과세표준과 세액을 증액하는 증액경정처분은 당초 납세의무자가 신고하거나 과세관청이 결정한 과세표준과 세액을 그대로 둔 채 탈루된 부분만을 추가로 확정하는 처분이 아니라 당초신고나 결정에서 확정된 과세표준과 세액을 포함하여 전체로서 하나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다시 결정하는 것이므로, 당초신고나 결정에 대한 불복기간의 경과여부 등에 관계없이 오직 증액경정처분만이 항고소송의 심판대상이 되는 점(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6두17390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두4855 판결 등 참조), 증액경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서 증액경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그 세액이 정당한 세액을 초과하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당초신고에 관한 과다신고사유나 과세관청의 증액경정사유는 증액경정처분의 위법성을 뒷받침하는 개개의 위법사유에 불과한 점(대법원 2004. 8. 16. 선고 2002두9261 판결 등 참조), 경정청구나 부과처분에 대한 항고소송은 모두 정당한 과세표준과 세액의 존부를 정하고자 하는 동일한 목적을 가진 불복수단으로서 납세의무자로 하여금 과다신고사유에 대하여는 경정청구로써, 과세관청의 증액경정사유에 대하여는 항고소송으로써 각각 다투게 하는 것은 납세의무자의 권익보호나 소송경제에도 부합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납세의무자는 증액경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서 과세관청의 증액경정사유 뿐만 아니라 당초신고에 관한 과다신고사유도 함께 주장하여 다툴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다. 이와 달리 신고납세방식의 조세인 부가가치세에 관하여 매출액 등이 과다신고된 경우라도 납세의무자가 이를 다투기 위해서는 그 부분에 관하여 감액경정청구절차를 밟아야 하고 과세관청의 부과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는 과다신고사유를 주장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두9197 판결의 견해는 이와 저촉되는 범위에서 변경하기로 한다.’라고 판시하였다.
위 2010두11733 전원합의체 판결은 위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6두17390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8두17134 판결과 같이 당초 신고내용의 하자에 대해서 별도로 경정청구를 할 필요 없이 증액경정처분에 대한 항고소송에서 당초신고의 과다신고사유를 주장하여 다툴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는 종전 대법원 판례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종전의 판례와 같은 입장을 취하면서 위 2010두11733 전원합의체 판결을 전원합의체 판결으로 한 이유는, 종전 판례나 위 2010두11733 전원합의체 판결과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두9197 판결을 폐기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초처분과 증액경정처분의 관계에 대해 판례가 일관된 입장을 취해 왔었음에도 불구하고 위 2004두9197 판결이 종전 판례와 다른 입장을 취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위 2010두11733 전원합의체 판결은 종전 판례와 모순되는 판결을 정리함으로써 증액경정처분이 있는 경우 납세의무자는 경정청구를 할 수도 있고, 경정청구를 하지 않고 증액경정처분에 대해 불복하는 절차에서 당초 신고내용의 하자를 주장하는 방법으로 다툴 수도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② 국세기본법 제22조의2 신설 이후 달라진 점은 불복한도이다. 즉, 개정법하에서는 증액경정처분의 경우 당초처분에 의하여 확정된 세액에 관한 세법상 권리의무관계(가산세, 체납처분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므로 당초처분의 하자는 심리할 수 있으나, 확정된 당초 신고(경정청구기간 도과)나 불복하지 아니하여 불가쟁력이 발생한 당초처분의 세액은 취소할 수 없고, 경정처분으로 증액된 세액을 한도로 하여 취소할 수 있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6두17390 판결,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8두22280 판결,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0두9808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두4855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2두12822 판결 등). 이로써 대법원은 국세기본법 제22조의2 제1항의 “당초 확정된 세액에 관한 권리ㆍ의무관계”에서 ‘확정’의 의미가 구체적 납세의무의 확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불가쟁력, 즉, 불복기간(부과처분의 경우)이나 경정청구기간의 도과(신고의 경우)를 의미하고, 취소의 범위도 신고 또는 당초처분이 불복기간의 경과로 확정된 경우에는 증액경정처분에 의하여 증액된 세액의 한도 내에서만 취소를 구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1두16971 판결).
이와 같이 2002. 12. 18.자로 개정된 국세기본법하에서는 개정 전과 달리 증액경정처분의 경우 확정된 당초 신고나 결정에서의 세액에 관하여는 취소를 구할 수 없고 증액경정처분에 의하여 증액된 세액을 한도로 취소를 구할 수 있으므로, 확정된 당초 신고세액이나 고지세액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게 된다.
예를 들면, 납세의무자가 세액을 1,000만 원으로 신고한 후 과세관청이 1,000만원을 증액하여 2,000만 원으로 증액경정처분을 하였는데, 나중에 정당한 세액이 500만 원으로 밝혀진 경우(또는 납세의무자가 신고하지 아니하여 과세관청이 1,000만 원을 부과고지한 후 다시 1,000만 원을 증액하여 2,000만 원으로 증액경정처분을 하였는데 나중에 정당한 세액이 500만 원으로 밝혀진 경우), (i) 증액경정처분이 경정청구기간 내에 있었다면(또는 당초 부과처분의 불복기간이 경과되기 전에 증액경정처분이 있었다면) 당초 신고세액(또는 당초 처분)에 대하여 아직 불가쟁력이 발생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증액경정처분 취소소송에서 정당한 세액을 초과하는 1,500만 원 전부의 취소를 구할 수 있는 반면, (ii) 증액경정처분이 경정청구기간 후에(또는 불복기간 경과된 후에) 있었다면 당초 신고한 세액(또는 당초 처분금액) 1,000만 원에 대해서는 이미 불가쟁력이 발생하여 다툴 수 없으므로, 나머지 1,000만 원에 대해서만 다툴 수 있고, 법원도 그 범위 내에서만 취소할 수 있다. (iii) 만약, 위 (ii) 사례에서 법원의 심리결과 정당한 세액이 1,200만 원으로 밝혀졌는데, 원고(납세자)가 2,000만 원 전부의 취소를 구하는 경우 법원으로서는 2,000만 원 중 800만 원 부분은 인용(취소)하고, 나머지 200만 원 부분은 기각, 1,000만 원 부분은 각하판결을 하게 된다.
③ 한편, 당초 처분이 불복기간의 경과나 전심절차의 종결로 확정된 후에 증액경정처분을 한 경우와 달리, 청구기각의 확정판결 후에 재처분이 있는 경우에는 추가된 재처분만을 다툴 수 있고, 당초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은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되지 아니하며, 이 경우 당초 처분이 재처분에 흡수되어 소멸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3두4034 판결).
(라) 증액경정처분 후 직권 감액경정처분이 있는 경우
대법원은 과세관청이 증액경정처분을 한 후 당초 신고나 결정에 위법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직권 감액경정을 한 경우 불복세액의 한도가 쟁점이 된 사안에서, ‘증액경정처분이 있는 경우 당초 신고나 결정은 증액경정처분에 흡수됨으로써 독립한 존재가치를 잃게 되어 원칙적으로 당초 신고나 결정에 대한 불복기간의 경과 여부 등에 관계없이 증액경정처분만이 항고소송의 심판대상이 되고, 납세자는 그 항고소송에서 당초 신고나 결정에 대한 위법사유도 함께 주장할 수 있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6두17390 판결 참조). 그런데 구 국세기본법(2010. 1. 1. 법률 제99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2조의2 제1항은 “세법의 규정에 의하여 당초 확정된 세액을 증가시키는 경정은 당초 확정된 세액에 관한 이 법 또는 세법에서 규정하는 권리ㆍ의무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의 문언내용 및 그 주된 입법취지가 증액경정처분이 있더라도 불복기간의 경과 등으로 확정된 당초 신고나 결정에서의 세액에 대한 불복을 제한하려는 데 있는 점을 고려하면, 확정된 당초 신고나 결정에서의 세액에 관하여는 취소를 구할 수 없고 증액경정처분에 의하여 증액된 세액의 한도 내에서만 취소를 구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나아가 과세관청이 증액경정처분 후에 당초 신고나 결정에 위법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쟁송절차와 무관하게 직권으로 일부 감액경정처분을 한 경우에는 그 실질이 증액된 세액을 다시 감액한 것이 아니라 당초 신고나 결정에서의 세액을 감액한 것인 만큼, 납세자는 이와는 상관없이 여전히 증액경정처분에 의하여 증액된 세액의 취소를 구할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이 사건 제1차 감액경정처분의 실질은 이 사건 증액경정처분에 의하여 증액된 세액의 일부를 취소한 것이 아니라 원고의 당초 신고 부분을 일부 취소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증액경정처분에 의하여 증액된 세액 1,080,495,074원 중 이 사건 제2차 감액경정처분에 의하여 감액된 372,844,289원을 공제한 나머지 707,650,785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여전히 그 취소를 구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0두9808 판결).
(마) 증액경정처분과 경정청구의 관계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기한 내에 제출한 납세자가 그 후 이루어진 과세관청의 결정이나 경정으로 인한 처분에 대하여 소정의 불복기간(90일) 내에 다투지 아니하였더라도 5년의 경정청구기간 내에서는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과 세액에 대한 경정청구권을 행사하는 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으며,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1항 단서에 의하여 경정청구기간이 이의신청 등 기간으로 제한되는 ‘세법에 따른 결정 또는 경정이 있는 경우’란 과세관청의 결정 또는 경정으로 인하여 증가된 과세표준 및 세액 부분만을 뜻한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2두12822 판결). 따라서 납세자는 일반 경정청구기간인 5년 이내에는 증액경정처분에 대한 불복기간이 경과하여 그 처분이 확정된 경우에도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1항 본문에 따라 경정청구를 할 수 있다.
한편, 통상의 과세처분 취소소송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정청구에 대한 거부처분 취소소송 역시 그 거부처분의 실체적ㆍ절차적 위법 사유를 취소 원인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 심판의 대상은 과세표준 신고서에 기재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객관적인 존부라 할 것이므로, 그 과세표준 및 세액의 인정이 위법이라고 내세우는 개개의 위법사유는 자기의 청구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공격방어방법에 불과하다(대법원 2004. 8. 16. 선고 2002두9261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7두58991 판결 등).
(3) 전심절차 및 제소기간 준수 여부
당초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의 계속 중 증액경정처분을 한 경우 소의 변경(청구취지 확장)에 의하여 불복이 가능하고, 이때 당초처분과 증액경정처분의 위법사유가 동일하고 당초처분에 대하여 전심절차를 거친 경우에는 증액경정처분에 대하여는 별도로 전심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여도 된다(대법원 2000. 9. 22. 선고 98두18510 판결).
조세부과처분 취소소송 계속 중 증액경정결정 또는 재경정결정이 있는 경우에 증액경정결정 또는 재경정결정에 대한 전심절차의 요부 및 제소기간 준수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당초의 조세 부과처분에 대하여 적법한 취소청구 소송이 계속 중 동일한 과세목적물에 대하여 당초의 부과처분을 증액 변경하는 경정결정 또는 재경정결정이 있는 경우에 원칙적으로는 처분변경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소변경신청을 하여야 하나(행정소송법 제22조 제2항), 당초의 부과처분에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되는 취소사유(실체상의 위법성)가 경정결정 또는 재경정결정에도 마찬가지로 존재하고 있어 당초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되어 경정결정, 재경정결정도 위법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라면 원고는 따로 전심절차를 거칠 필요없이 청구취지를 변경하여 경정 또는 재경정결정의 취소를 구할 수 있고, 또 청구취지변경시를 기준으로 제소기간 준수 여부를 따로 따질 필요도 없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0두7796 판결).
또한 전심절차 진행 중 증액처분이 있는 경우 제소기간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당초의 과세처분을 다투는 적법한 전심절차의 진행 중에 증액경정처분이 이루어지면 당초의 과세처분은 증액경정처분에 흡수되어 독립적인 존재가치를 상실하므로, 납세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증액경정처분에 맞추어 청구의 취지나 이유를 변경한 다음, 그에 대한 결정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증액경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다만, 당초의 과세처분에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되는 위법사유가 증액경정처분에도 마찬가지로 존재하고 있어 당초의 과세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되면 증액경정처분도 위법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라면, 당초의 과세처분에 대한 전심절차의 진행 중에 증액경정처분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전심절차를 진행한 납세자의 행위 속에는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초의 과세처분에 대한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를 통하여 당초의 과세처분을 흡수하고 있는 증액경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의사가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설령 납세자가 당초의 과세처분에 대한 전심절차에서 청구의 취지나 이유를 변경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증액경정처분에 대한 별도의 전심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당초 제기한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에 대한 결정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증액경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납세자가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당초의 과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기재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잘못된 판단에 따라 소송의 대상에 관한 청구취지를 잘못 기재한 것이라 할 것이고, 그 제소에 이른 경위나 증액경정처분의 성질 등에 비추어 납세자의 진정한 의사는 증액경정처분에 흡수됨으로써 이미 독립된 존재가치를 상실한 당초의 과세처분이 아니라 증액경정처분 자체의 취소를 구하는 데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납세자는 그 소송계속 중에 청구취지를 변경하는 형식으로 증액경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고, 이때 제소기간의 준수 여부는 형식적인 청구취지의 변경 시가 아니라 증액경정처분에 대한 불복의 의사가 담긴 당초의 소 제기 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1두25005 판결).
(4) 징수처분의 경우
원천징수의무자에 대하여 납세의무의 단위를 달리하여 순차 이루어진 징수처분에 대해 당초처분과 증액처분의 법리가 적용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원천징수의무자에 대하여 납세의무의 단위를 달리하여 순차 이루어진 2개의 징수처분(주식양도소득의 원천납세의무자가 다른 사안에서 동일한 원천징수의무자에 대한 2개의 징수처분)은 별개의 처분으로서 당초 처분과 증액경정처분에 관한 법리가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당초 처분이 후행 처분에 흡수되어 독립한 존재가치를 잃는다고 볼 수 없고, 후행 처분만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1두7311 판결).
나. 대상 판결의 의의
위 가.(2)의 (마)항에서 본 바와 같이 납세자는 당초 과세표준 및 세액 신고 후 증액경정처분이 있었으나, 이에 대해 불복기간 도과로 그 처분이 확정된 경우에도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1항의 경정청구기간(5년) 이내인 경우에는 과세관청에 경정청구를 할 수 있고, 경정거부처분이 있는 경우 그 거부처분을 다투면서 당초 신고사유 뿐만 아니라 증액경정처분 사유를 위법사유로 주장할 수 있다. 여기에서 납세자가 경정청구시 경정청구사유로 당초 신고사유만 주장할 수 있는지, 아니면 증액처분사유도 주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선례가 없었는데, 대상 판결은 이 점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즉, 대상 판결에서 원고는 과세관청의 증액경정처분에 대하여 불복기간 내에 다투지 아니하여 증액경정처분이 확정된 이후에 증액경정처분 사유를 이유로 경정청구를 하고 그에 대한 거부처분에 대한 불복과정에서 증액경정처분 사유를 위법사유로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증액경정처분을 다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경정청구 기간인 5년이 경과하기 이전이라면 납세자는 경정청구를 하여 증액경정처분 사유로 다툴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대상 판결에 따르면, 납세자는 당초 신고 후 5년 이내라면 불복기간 내에 증액경정처분을 다투지 않아 증액경정처분이 확정된 경우에도 얼마든지 증액경정처분 사유를 경정청구 및 그 거부처분의 위법사유로 주장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대상 판결은 큰 의미가 있다. 이와 같이 납세자는 증액경정처분을 다투지 않고도 경정청구기간(5년) 내에서는 당초 신고세액 범위 내에서 경정청구를 하여 증액경정처분 사유로도 다툴 수 있으므로 납세자가 증액경정처분으로 증가된 세액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면 증액경정처분에 대한 경정청구나 불복기간을 90일로 제한하고 있는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1항 단서가 의미가 없는 것으로 될 수 있다.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유철형 변호사 프로필]
△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
△ 기재부 고문변호사
△ 기재부 세제실 국세예규심사위원회 위원
△ 행안부 지방세발전위원회 위원
△ 중부지방국세청 고문변호사
△ (사)한국국제조세협회 부이사장
△ (사)한국세무학회 부회장
△ (사)한국세법학회 감사
△ (사)한국지방세학회 회장
△ 행안부 고문변호사
△ 전 행안부 지방세예규심사위원회 위원
△ 전 국세청 고문변호사
△ 전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
△ 전 (사)한국조세연구포럼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