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판매자 성장 대출’ 연 18.9% 금리..."납득 안되는 이자율"
쿠팡 "금융권 대출 어려운 중소상공인 위한 '상생 취지' 상품"
쿠팡 사태가 불러온 재앙은 쿠팡 이용자 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만이 아니었다. 쿠팡파이낸셜이 모회사인 쿠팡에는 연 7.85%의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입점업체들에게는 ‘쿠팡 판매자 성장 대출’을 판매하면서 법정 최고(연 20%) 금리에 육박하는 최고 연 18.9%의 고금리를 취한 사실이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위법성 여부를 가리는 현장점검을 마치고 정식 검사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쿠팡파이낸셜의 고금리 이자 적용과 관련해 “정밀하게 현장 점검을 진행 중이며 검사로 전환하는 단계”라며 “상도덕적으로 소위 갑질에 가까운 상황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원가나 여러 요소를 고려하더라도 납득이 안되는 이자율 산정 기준을 자의적으로 적용하고, 결과적으로 폭리를 취하는 구조로 비치고 있다”고 했다. 결제 정보 유출 여부 등을 점검 중인 쿠팡페이에 대해서도 조사 상황을 언급했다.
쿠팡파이낸셜은 쿠팡페이의 자회사로 2022년에 설립된 핀테크 기반의 여신전문금융회사로, 주로 쿠팡 입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판매자 성장 대출'과 자동차 할부 금융, 리스 등을 운영해왔다. 이번에 문제가 된 쿠팡파이낸셜의 ‘쿠팡 판매자 성장 대출’ 상품 금리는 연 8.9∼18.9% 수준으로 대상자는 쿠팡에 6개월 이상 입점한 판매자다.
금융당국은 상품 구조와 위험 설명 과정 등이 소비자 보호 규정에 어긋나지 않았는지에 초점을 맞춰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담보 구조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쿠팡파이낸셜의 대출 거래 약정서와 질권 설정 계약서 등에서 채무 불이행 시 판매자가 쿠팡 및 쿠팡페이에 대해 보유한 정산금 채권에 쿠팡파이낸셜이 질권을 행사해 직접 청구할 수 있게 돼 있다.
해당 상품은 매출액에 최대 20%의 약정 상환 비율을 적용해 정산주기별 상환금액을 정하고, 최소 상환 조건으로 3개월마다 대출 원금 10%와 해당 기간 발생한 이자를 상환하도록 했다.
이때 최소 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연체가 이어질 경우 판매자가 쿠팡과 쿠팡페이에 받을 정산금을 담보로 금융회사가 대출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금감원은 이 담보 구조의 효과와 위험이 제대로 고지됐는지를 점검하고 있다. 아울러 담보가 제공되는 상품인데도 신용대출로 오인하게 한 소지는 없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쿠팡 측은 쿠팡은 해당 상품을 '상생 취지'로 만들었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전통적인 금융권으로부터 사업 자금을 제공받기 어려운 중소상공인 등도 사업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상품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쿠팡이 조달한 여신은 1조3000억원 수준인데 산업은행에서 받은 대출 규모는 4500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금리는 3%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책은행에서 낮은 금리로 대출받아 입점 업체엔 고금리로 재대출하면서 ‘고리대금업’을 한 것이냐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은 쿠팡페이의 결제 정보 유출 건과 관련해선 정부 합동대응단의 조사가 진행 중이며, 현재 쿠팡과 쿠팡페이간 크로스체크를 하는 형태로 들여다보고 있다. 쿠팡 임원들의 주식 매각 불공정거래 의혹과 관련해서도 민관합동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조사 협조를 요청할 사항들을 추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팡파이낸셜을 둘러싼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면서 플랫폼 업계 전반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가능성과 함께 특히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거래 상대방에 대한 권한 남용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