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민주노총‧참여연대‧진보당‧기본소득당 용혜인‧민주당 이성만 의원 기자회견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국회가 즉시 횡재세 연내 도입을 위한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세계 각국이 앞다퉈 횡재세를 도입하고 있고 고물가, 고금리 경제위기로 서민의 고통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천문학적 횡재 이득을 올리는 부분에 과세하는 것은 정당성을 다툴 사안이 아니라는 게 주요 골자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 민주노총,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진보당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횡재세법 연내 통과 ▲유류세 인하가 정유사 가격 결정에 미친 영향 조사와 대국민 보고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부자증세 논의 착수를 촉구했다.

횡재세(windfall tax)는 기업이 스스로 노력보다 외부적 요인이나 독점적 지위를 통해 정상이득 범위를 넘어선 초과이득이 발생할 시 일시적으로 부과하는 세금이다. 지난 5월 영국 정부는 석유‧가스 기업에 25%의 횡재세 부과를 발표했으며 헝가리, 이탈리아 정부도 횡재세 부과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날 참가자 일동은 “서민의 절박한 요구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경제 요구를 외면하고 재벌 대기업과 고소득자, 자산 최상층에 조세감면 혜택을 듬뿍 안겨주려는 정부의 부자감세 기조를 강력하게 비판한다”며 “세계 각국이 위기 극복 정책 핵심 수단으로 삼는 횡재세 도입에 우리도 본격적으로 착수해 망국적 부자감세 국정 운영 기조를 전면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겸 재벌특위원장,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정태흥 진보당 공동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이 횡재세 지지 발언에 나섰다.

나원준 교수는 “3분기까지 은행과 정유사는 막대한 이익을 실현했지만, 가계실질소득은 줄었고 빈곤가구 처지는 내리막”이라며 “양극화 현실을 두고 볼 수 없고, 횡재세 연내 입법을 정치권에서 꼭 이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거대양당 반대로 양극화 해결을 위한 횡재세 과세가 불발됐다”며 “반민중적 거대양당 행태를 규탄하며, 이들은 재벌 대기업 이익에 침묵하지 말고 정기국회 내 횡재세를 반드시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은정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장기적으로 복지제도 확대와 증세가 필요하다”며 “횡재세를 통해 한시적이라도 증세를 통해 사회 불평등을 해소하는 경험을 해야 하고, 국회는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에 대한 대항의제로서 횡재세와 고소득, 고자산 위주의 증세 논의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태흥 진보당 공동대표는 “은행 이자는 국민의 빚이고, 은행 수익은 국민의 피”라며 “기준금리 상승 뒤 은행의 국민에 대한 고통 전가는 공정도 상식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횡재세는 윤석열 정부의 대규모 부자감세에 맞서는 강력한 수단”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정부 여당의 부자감세를 막을 의지가 있다면 횡재세를 당론으로 채택해 연내 도입 논의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제가 발의한 횡재세법에 따라 횡재세를 부과하면 약 3~4조 원 규모의 세수가 걷힌다”며 “현재와 같은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 금융, 에너지 취약계층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큰 액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은 전언을 통해 “다음에 또다시 유가 위기가 터졌을 때 관련 제도가 없음을 탓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국제적인 횡재세 도입 흐름이 있을 때 우리도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회에는 현재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한국형 횡재세 도입을 위한 법인세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이다. 이성만 의원안은 정유사에 대해, 용혜인 의원안은 정유사에 더해 은행의 초과이득에도 횡재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두 개의 횡재세법은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안건 상정조차 불발됨으로써 횡재세 연내 도입을 위한 국회 논의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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