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부터 현재까지 약 40년간 조세, 세무 관련 학회들이 꾸준한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으나, 학회 활동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세무사의 수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장의 문턱이 세무사에게 높은 것일까, 공부하는 세무사가 적은 것일까.
17일 세정일보가 조세 관련 학회 9곳의 역대 학회장 프로필을 분석한 결과, 130명의 학회장(중복 포함) 중 교수가 98명(75.4%)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변호사 15명(11.5%), 세무사 8명(6.2%), 회계사 5명(3.8%), 기타 4명(3.1%) 등으로 집계됐다.
설립연도순으로 살펴보면, 한국조세법학회(`82년), 한국국제조세협회(`83년), 한국세법학회(`86년), 한국세무학회(`88년), 한국세무회계학회(`94년), 한국조세연구포럼(`00년), 한국지방세학회(`13년), 한국조세사학회(`14년), 한국조세정책학회(`17년) 순으로 설립됐다. 이 중에서도 조세사학회, 조세정책학회를 제외한 7개 학회의 학술지가 모두 한국연구재단 등재학술지로 이름을 올렸다.
역대 학회장 중에서도 세무사가 단 한명도 없는 학회는 한국세법학회, 한국세무학회, 한국지방세학회, 한국조세법학회, 한국세무회계학회, 한국조세정책학회 등 여섯 곳이다.
한국국제조세협회 역대 협회장 중에서는 장재식 전 국세청 차장(고시7회), 조중형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이경근 전 재정경제부 법인세과장(행시28회)이 세무사 직을 갖고 있다.
한국조세연구포럼에 세무사 출신은 초대 회장인 나성길 전 평택세무서장(세대2기)과 정병용 현 조세사학회장, 구재이 현 한국세무사회장(세대3기), 정찬우 법무법인 원 고문 등이 학회장을 지냈다. 마지막으로 한국조세사학회 정병용 세무사가 2대 학회장으로 활동 중으로 세무사 출신은 총 8명으로 집계됐다(정병용 세무사가 두 곳의 학회장을 맡았으므로 사실상 7명이다).
전체의 75% 이상이 교수가 학회장을 맡으며 압도적인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 교수는 공부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다 하더라도, 세무 관련 학회에서 변호사 출신이 10% 이상을 차지하는 것에 비해, 세무사 출신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그중에서도 현업 세무사가 학회장을 역임하는 경우로 제한하면 사실상 더 적다.
실제로 학회나 학술대회에서 발제를 들으러 오는 세무사는 매번 오는 사람만 오는 것도 현실이다.
세무사가 변호사나 회계사 등 다른 직역과의 업역 싸움에서 ‘세무사의 위상에 걸맞은’이란 표현을 쓰며 세무사제도 발전, 세무사의 사회적 역할과 대국민 인식을 새롭게 하겠다고 외치고 있지만, 사실상 최고의 전문자격사가 되기 위해서는 세무사들의 활발한 학술 활동이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