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재정연구원이 세종특별자치시에 위치한 보람초등학교에서 ‘함께하는 세심(稅心)교실’을 운영했다고 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초등학교 5~6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세심교실은 ‘조세에 대한 올바른 생각을 심는 교실’이라는 뜻으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올해 초부터 착수한 조세지식공유사업의 첫 단계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세심교실 도입 학급을 연내 세종시 및 충청권역 6개 초등학교 총 37개 학급으로 확대하고, 내년 100개 학급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토론형 조세교육 프로그램과 직업계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특화한 조세교육 프로그램 개발에도 착수한다는 장기 프로젝트까지 구상하고 있는 모양이다.

연구기관답게 교육방법도 많은 연구가 있었고 초등학생들의 교육용으로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학생들의 학급 내 직업과 소득, 납세내역 등을 전산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반응형 웹페이지는 물론, '세금왕게임' 등 보드게임 형태로 제작된 교구와 활동키트 일체를 함께 제공해 교사의 업무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에도 신경을 썼다. 어린이 세금교육의 바로미터가 될 정도로 훌륭하다.

오래 만에 접하는 ‘사이다’ 같은 뉴스다. 이제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모양이다. 나라의 미래가 밝아지는 느낌이다. 교권이 무너지고 공권력이 무너지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의 교육현장이 잘못됐다는 자괴감에 괴로웠다. 어릴 때부터 기초질서와 사회규범을 몸에 배이도록 가르치는 것이 올바른 공교육이다. 각자의 권리를 주장하고 행복을 추구하기에 앞서 의무를 먼저 이행해야 함을 자율신경처럼 심어줘야 한다. 변별력을 위한 입시교육이 아닌 인성과 상식에 잘 갖춰진 사회구성원을 만드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 돼야 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실생활에 필요도 없고 학문을 더하는데도 필요치 않는 단지 변별력을 위한 입시교육에만 목을 매고 있다. 그 결과로 인성에 바탕 한 도덕이 실종됐다. 강력범죄를 들먹이지 않아도 작금의 사회적 병폐는 대부분 교육의 무너짐이란 생각에 동감한다.

교육현장에 대한 반성과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만 세금교육에 대해서는 국세청이 먼저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국세청이 손 놓고 있는 사이 조세재정연구원이 팔을 걷어붙였다. 그러나 연구기관의 한계로 조직과 규모가 미약하여 전파속도가 느리다. 전국적으로 보다 많은 교육이 동시에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한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세청이 나서야한다. 국세청은 전국에 7개 지방국세청 산하 133개 세무서가 분포하고 있다. 세금에 특화된 인력들이 전국적으로 폭넓게 포진하고 있음이다. 각 세무서 단위로 관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달에 한번 세금교실을 열면 전국에 연간 1500개 이상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세금교육을 받게 된다. 조기교육의 장점을 설명하지 않아도 어린 시절에 배운 것은 기억이 오래 저장됨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이들은 평생 세금교육을 잊지 못할 것이고 납세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국세청 행정수요로 인력이 부족하다면 한국세무사회의 협조를 요청할 수도 있다. 세무전문가인 세무사도 전국에 1만5천여 명이 포진하고 있다. 이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초등학생 세금교육에 나선다면 전국의 많은 초등학생들이 세금에 보다 친숙해지고 납세의무에 대한 책임감으로 정신무장이 가능할 것이다.

국세행정 환경이 많이 변하긴 했다. 홈-택스니 손-택스니하여 신고편의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내놓고 있다. 납세자들의 신고편의와 납세비용을 줄이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처럼 전산세정이 확대되면서 과거에 비해 세무공무원들의 업무량은 오히려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세금교육에 행정력을 할애할 여력이 충분하다면 너무 나간 것 일가?

국세청은 과거 신고기간만 되면 야근을 밥 먹듯이 하던 시절에도 대국민 세금교육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부가가치세 확정신고 기간과 종합소득세와 법인세 신고기간에 앞서 각 세무서별로 다양한 방법과 아이디어로 사업자 교육을 해온 전력도 있다. 근로소득자를 위한 연말정산교육도 유명했다. 사업자유형별 세금교실도 있었고 학생세금교실도 기억이 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세금포스터와 표어를 공모해 시상하는 행사도 있었다. 대국민 납세교육이 국세청 몫이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납세교육을 겸한 신고안내는 납세자의 신고편의에 초점이 맞춰진 행사였지만 기관장의 역량을 보여주는 각축장이 될 정도였다.

세금에 대한 조기교육은 언제나 관심 밖이었다. 초등학교 교과과정에서 세금이 빠져있음은 당연하고 중등 및 고등학교와 대학까지도 특수목적의 해당 전공과가 아니면 세금에 대한 교육은 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국세청 또는 상급기관인 기획재정부에서 교육부에 세금교과 과정의 요청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교육부는 입시위주의 우리교육환경에서 세금에 대한 공교육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 조세재정연구원의 ‘함께하는 세심(稅心)교실’이 세금교육에 대한 새로운 각성의 계기가 됐으면 싶다. 초등학생의 세금교육은 미래에 대한 투자다. 세금교육은 건강한 사회의 초석을 다지는 일이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나아가 세무대리인들의 동참을 촉구해본다.

아울러 조세는 국가경제 및 국민생활의 중요한 근간이지만 국민들의 조세 이해도는 여전히 높지 않은 현실을 생각할 때 “국내 유일의 조세 관련 전문 연구기관으로서 우수한 인적·연구자원을 활용해 국민의 바람직한 납세의식을 함양할 계획”이라는 조세재정연구원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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