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首都)’서울지방국세청장 누가 낙점되나?

 

송광조 전 서울국세청장이 CJ그룹으로부터 부적절한 접대(골프)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물러난지 일주일을 넘기면서 후임 청장에 어떤 인물이 낙점될지가 세정가의 초미의 관심사다.

 

그런데 보통의 경우 선임자가 물러나면 곧바로 후임자를 임명해 막중한 소임을 맡게 하는데 지금 국세청 주변은 다소 조용하다는 느낌이다. 송 전 청장이 물러난 배경이 아름답지 못했다는 점 때문인지 당연히 이쯤 되면 나와야 할 희망 섞인 ‘하마평’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는 것.

 

CJ발 뇌관이 아직 남아있는 것인가 라는 ‘불안감’마저 들게 한다. 그러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8월을 넘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진다. 물론 반대로 전직 국세청 수장들의 ‘일탈행위’로 인해 곤두박질 친 국세청의 위상제고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인사를 하겠다는 것으로 읽히는 부분도 있다.

 

서울국세청장은 국세청이 거둬들이는 세수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고 있는 막중한 자리라는 점에서 그 누구보다 세수확보를 위한 단단한 세정철학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는데 이의가 없다. 그래서 그동안 서울국세청장들은 정치적인 인물보다는 대체로 실무형으로 임명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국세청 주변에서는 제갈경배 대전청장, 김영기 조사국장, 이학영 자산과세국장, 임환수 법인납세국장 등이 후보군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제갈경배 대전청장은 경북 달성 출신(61년, 행시27회)으로 김덕중 국세청장과 행정고시 동기다. 국세청에 입문한 고시동기들 중 유일하게 1급으로 승진하지 못한 케이스로 그동안 출중한 업무추진력에 비해 다소 인색한 평가를 받아 왔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국세청 인사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그런 점이 이번 인사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는 이유라고 전했다.

 

김영기 조사국장은 경북 구미출신(56년, 세무대 1기)으로 국세청 내 3천여명에 이르는 세무대학 출신들의 맏형 역할을 해오고 있는 인물. TK출신이면서도 정치색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세수확보에 매진해야 할 수도청장을 맡기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임환수 법인납세국장은 서울청 조사4국장, 본청 조사국장 등 국세청 내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행시 28회 선두주자로 달려왔다. 선배기수를 제치고 수도청장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3명중에서 1명이 서울국세청장으로 낙점될 경우 국세청은 광주를 제외한 중부, 대전, 대구, 부산 등 지방국세청장 자리를 TK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지적에 이어 수도청장까지 TK출신이 차지했다는 비판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종호 중부국세청장, 이승호 부산국세청장의 이동은 지금까지로는 검토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신세균 대구청장, 임창규 광주청장의 경우도 이미 지방청장 부임 10개월을 넘기고 있다는 점에서 후보군에서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세정가 인사들은 차기 서울국세청장은 무엇보다 직원들로부터 신망 받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면서 송 전 청장이 골프접대로 물러났다는 점에서 이번 서울청장 후보자 인사검증에서는 기업들과의 ‘부적절한 골프’ 문제에 대한 스크린이 최우선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주문이 뒤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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