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문화센터 측, 기습 기자회견 세미나 개최 반대 시위
"국제회의 개최할 돈으로 알코올 피해자 지원하라" 요구






25일 오전 ‘한국주류산업협회’와 ICAP(알코올 정책을 위한 국제센터)가 주최한 ‘제5회 알코올 유해성 감소를 위한 국제세미나’는 열리기도 전에 국제망신을 당하며, 스타일을 구겼다.
주류산업협회는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오비맥주 등 국내 주류제조사들이 회원사다. 회장은 대구국세청장을 지낸 귄기룡 씨가 맡고 있다.
이날 협회는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 1층 로얄볼룸에서 세미나를 열 예정이었으나,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카프병원 정상화와 알코올 치료 공공성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이날 세미나는 알코올 판매 마케팅을 위한 국제회의라면서 회의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충돌했고, 세미나는 ‘파행’을 겪다가 11시경 겨우 진행됐다.
이들은 오전 9시경 호텔 정문에서 주류협회의 국제세미나 개최 반대 기자회견을 가진 후, 9시30분경 세미나장을 향했으나 세미나실 출입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이들은 세미나실 출입문 밖에서 고성을 지르는 등 한동안 출입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며 실랑이를 벌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국제회의 개최할 돈으로 알코올 피해자 지원하라. 한국정부는 카프병원을 공공화하라. 국제회의 개최할 돈으로 체불임금 지급하라. 주류협회는 공익재단을 운영할 자격이 없다”는 등 구호를 외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20여분간 세미나실 출입문 밖 시위를 벌인 이들은 결국 출입문을 열었고, 이내 세미나실을 점령한 후 다시 기자회견을 가졌다.
회견문 낭독은 정철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지부 음주문화연구센터 분회장이 맡았다.
정 분회장은 “한국주류업계는 연간 술 판매 홍보비용으로 수천억 원을 쓰면서 한국음주문화센터에 대한 출연금으로 책정돼 있는 연 50억 원은 제대로 내지 않아 연구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임금은 체불됐고, 재단 산하 알코올 치료병원은 강제 폐쇄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알코올 피해를 줄이기 위한 주류사들의 연 50억 원의 출연금은 정부의 무책임한 관리 감독으로 인해 한해도 제대로 납입된 적이 없으며, 이는 국세청 고위 관리들이 주류업계가 돈을 댄 한국음주문화센터라는 공익재단 운영 이사진을 장악하고 회전문 인사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음주문화센터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체불임금도 감내하면서 지난 석 달이 넘도록 주류업계에 밀린 출연금 지급을 요구하며 카프재단과 카프병원의 공공기관 전환을 요구하며 싸워왔다”고 밝혔다.
그는 “술을 판매해 돈을 버는 주류기업들에게 더 이상 알코올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공익재단 운영을 맡길 수 없다”며, “주류업계는 국민과 약속한 미납 출연금 150억 원과 체불임금을 지급하고, 공익재단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는 하루빨리 카프재단과 카프병원을 공공기관으로 전환해 알코올 피해자들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음주문화센터 측의 주장에 대해 주류산업협회 이종진 상무는 “그동안 협회는 음주문화센터의 사업방향을 치료와 재활에서 연구, 지원, 홍보 등 예방사업 위주로 전환하려 했으나, 노조 측의 반대로 사업변경이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결국 협회 측에서는 재단운영에 손을 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상무는 “그러나 재단이 정상운영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내년 6월까지 재단운영 자금으로 50억 원을 주기로 했는데도, 재단 측이 경영진을 구성하지 못하는 등 자금을 받을 준비를 하지도 않고 돈만 달라고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