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청 소관 세입예산 즉 세수(稅收)가 지난해(2014년)에도 10조원 이상이 모자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012년 2.8조, 2013년 8.5조원의 세수적자가 3년째 이어지는 것이다. 국세청이 지난해 거둬들이겠다고 편성한 예산은 204조9263억 원이었다. 여기에서 10조원 이상이 모자라면 국세청은 또 ‘세수 200조원 시대’를 한걸음 늦추어야 한다.
국세청 소관세수 200조원은 국세청이 출범한 이래 사상 처음으로 편성되었던 것이라는 점에서 세정가에서 관심사였다. 실제로 국세청 소관 세입예산이 200조원을 넘겨 편성된 것은 2013년 204조2920억 원 부터다. 그러나 당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도저히 이 금액을 채울 수 없다고 판단해 국회에서 세입예산 목표를 수정해 199조원대로 목표가 하향 조정됐다는 점에서 지난해가 사실상 처음이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또다시 경기부진에 발목이 잡혀 200조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올해 또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정부가 올해 국세청이 걷도록 편성한 예산은 210조3138억 원이다. 올해도 경기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에서 국세청이 세입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한다. 물론 경기가 확 살아나고, 또 세무조사와 사후검증이라는 납세자 옥죄기 보다는 성실신고지원이라는 세정의 패러다임을 바꾼 효과가 나타난다면 전혀 불가능한 수치도 아니라는 점에서 기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올해는 국세청이 개청(1966년 3월)된지 50년이 되는 해다. 국세청은 개청되던 그해 700억 원의 세금을 거두어 들였다. 올해 국세청에 부여된 목표 210조원과 비교하면 무려 ‘3004배’의 폭풍성장이다.
국세청이 세수 200조 클럽을 넘보는 것은 무엇보다 기업들의 활발한 활동을 바탕으로 한 경제 규모의 성장과 국민들의 납세의식 향상이 모태다. ‘물불, 밤낮’ 가리지 않고 경제성장에 매진해 온 기업들과 납자세인 국민들이 이루어낸 땀의 결정체라는 점에서 분명 강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수치다.
국세청의 이런 세수의 폭풍성장을 목격하면서 우리나라 1등 기업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매출액 증가 추이가 교차되면서 신비감마저 던져주고 있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가 매출액 200조원(2012년)을 넘긴 이듬해 정부는 국세청 소관 세입예산을 200조원(2013년)을 넘겨 편성했다. 그리고 삼성은 계속적인 성장을 멈추지 않고 지난해 무려 205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삼성전자의 매출도 1992년에는 6조원 대였다. 그리고 1993년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선언을 하면서 성장세를 달렸다. 93년 8조원 대였던 것이 2003년 43조원, 2008년 121조원으로 100조원을 훌쩍 뛰어넘더니 지난 2012년 201조1040억 원으로 본격적인 200조원 시대를 열어젖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런 매출규모에 힘입어 지난해 3조원에 가까운 세금을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런 납세규모는 지난해 정부가 걷기로 한 법인세 46조원의 6.5%에 이르는 금액이다. 56만7천개(작년 3월 기준 12월말 결산법인)의 법인사업자중 고작 1개 법인에서 내는 액수 치고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경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올해도 삼성전자의 매출이 200조원을 훨씬 넘어서면서 국세청의 세수도 200조원을 훌쩍 뛰어넘었으면 한다. 그래야 자꾸 세율을 더 올리라는 ‘증세(增稅)’ 이야기도 잦아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