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에세이]
국세청, “모범납세자 11월 15일까지 추천해 주세요”

*…모범납세자의 상. 국세청과 기획재정부가 세금을 많이 그리고 성실하게 내는 사람들을 선발해 포상을 상신하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수상자를 선정하여 주는 상이다.
납세의 의무에 따라 당연히 내야하는 세금을 성실히 냈다고 주는 것이다. 훈장도 있고, 산업포장, 대통령과 국무총리 표창 등 많은 상을 준다. 한 해에 수백 명에 이르는 수상자를 선발해 각종 정부포상을 실시한다. 매년 3월 3일 ‘납세자의 날’로 지정해 두고 이날 시상식을 가진다. 과거에는 조세의 날이라고 해서 성실납세를 강조하던 것이 지난 2000년 납세자가 주인이라는 의미에서 납세자의 날로 바꾸었다.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상을 주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참 괜찮은 이벤트라는 생각도 든다.
국세청은 납세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모범납세자를 연중 추천받고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익년 3월 3일 납세자의 날에 포상을 하기 위해서다.
올해는 이달 15일까지 추천을 마감한다고 한다.
*…모범납세자 추천 대상자는 성실납세를 통해 국가재정에 크게 기여한 납세자, 적은 수입으로도 자기 몫의 세금을 성실히 내는 소상공인, 법정 영수증 발급?수취 등 거래질서가 건전한 사업자 등이다.
근로소득자들의 경우 당연히 모범납세자이지만 세금을 내는 액수가 기업체들에 비해 많지 않다는 점 등에서 별로 상 받을 기회가 없다. 최근 들어서는 직무발명?생산성 향상 등 업무상 특별한 공로가 있거나, 다자녀 양육?지속적 기부 등 사회공헌 근로소득자의 경우 모범납세자로 선정해 시상을 하는 경우도 있다.
모범납세자로 선정되어 상을 받으면 꽤 괜찮은 혜택이 있다.
사업을 하다가 일시적 자금사정 등으로 세금 납부를 잠시 유예하고자 할 때 담보가 면제되거나, 일정기간 동안 세무조사의 유예조치를 받기도 한다. 그리고 철도(KTX)요금 할인, 국립공원 등 공영주차장 무료이용, 신용보증기금 보증심사시 보증한도 우대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
*…그런데 왠지 납세의 의무를 잘 지켰다고 상을 준다고는 하지만 사업하기 어려운데도 군말 없이 세금을 잘 내어주어서 고맙고 또 앞으로도 더 잘 내어 달라고 주는 일종의 ‘사탕발림’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우리가 세금을 성실히 내는 것은 정부나 국회의원들이 세금으로 나라 살림을 잘해 달라는 의미가 크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상황은 과연 그러한지 의문스럽다. 오히려 정쟁과 당쟁만이 판치는 정치현실을 볼 때 납세자들이 오히려 낸 세금도 돌려달라고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아니 할 말로 한 해에 수백억 원의 세금이 지출되는 정당의 국고보조금과 국회의원에게 주는 세비가 아깝다고 생각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후진적 정치에 화난 납세자들이 신성한 납세자의 날을 ‘정치 선진화의 날, 세정 선진화의 날’로 바꾸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날이 오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