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의 계절’. 매년 연말이면 별을 달고 1급으로 승천한 고위직들과 별을 꿈꾸며 세월을 기다리다 결국 4급(서기관)에서 꿈을 접고, 생업(세무사)의 전선으로 뛰어드는 국세청 고위직들의 부침이 가장 심한 시기이다.
국세청은 이달 말 6급 이하 하위직들의 승진인사에 이어 서기관 승진인사까지 단행할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이번에 서기관으로 승진될 사람들은 28명 내외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국세청은 현재 서기관 승진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승진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이미 주사위가 던져졌고, 결과만 기다리면 된다.
그러나 이들 못지않게 승진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세청 본부에서 숨죽이고 있는 과장들이다. 말 그대로 별을 꿈꾸고 있는 고참 서기관들이다.
국세청의 별은 부이사관을 일컫는다. 과거에는 3급 부이사관, 2급 이사관, 1급 관리관으로 직급이 구분되었다. 그러던 것이 참여정부 들어 고위공무원단제도가 생기면서 3급부이사관으로 승진하더라도 다시 새로운 테스트를 통과해야 고공단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쩔쩔매는 사람들도 더러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물론 고공단도 앞선 선배들이 자리를 비워 TO가 발생해야 들어갈 수 있다. 지금 공직사회에서는 고공단으로 진입해야 사실상의 별로 대우 받는다. 그래서 국세청에서 부이사관으로 승진하는 것은 ‘준장’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한다.
현재 국세청은 부이사관 승진TO가 1~2자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당장 연말 2급이상 지방청장들을 포함한 고위직들의 명퇴여부에 따라 승진TO는 늘어나게 된다.

하늘의 별을 따려는 국세청 고참 과장들은 누구일까? 나이와 서열, 그리고 보직경로 등을 중시하는 국세청 인사패턴으로 살피면 별로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남동국 감찰담당관(57년생, 경북 안동, 안동고, 7급 공채) △김형환 법인세과장(63년, 전남 해남, 광주 송원고, 세무대 2기) △송기봉 대변인(65년, 전북 고창, 한양공고, 성균관대, 행시38회) △김한년 심사2과장(61년, 경기 성남, 낙생고, 세무대 1기) 등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면 별로 틀리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관심이 가는 대목은 김형환 법인세과장이 언제 별을 달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나이, 근무이력, 국정철학의 공유, 업무성과 등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그리고 그는 국세청에서 보기 드물게 본청의 과장급 직위를 5군데나 거쳤다. 국세공무원교육원 교수과장, 국세청 전자세원과장, 부가가치세과장, 조사2과장, 그리고 현재 법인세과장을 맡고 있다. 그리고 그가 부이사관으로 승진을 하게 되면 세무대 2기의 별(★)시대를 여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 가령 남동국, 김형환 과장이 부이사관으로 승진한다면 국세청에 몸 담은지 30년만에 별을 다는 것이다.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바로 3급(부이사관) 대우를 받는다는 점에서 국세청과 검찰 두 권력기관의 달라도 너무 다른 인사시스템이다.
하지만 이들 국세청 과장들은 별을 달아도 말 그대로 ‘준장’이다. 다시 고공단에 진입해야 하는 새로운 관문이 남아있다. 현재 부이사관이라는 별을 달았으나 고공단으로 진입하지 못한 ‘선임 준장’들이 15명이나 때를 기다리고 있기때문이다.
그래도 이들은 당장이라도 별을 따고 싶은 심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