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가 발송을 보류한 이창규 후보의 선거공보 표지

 

 

◆정구정 후보의 선거공보 표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 사상 결과면에서 가장 치열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 선거는 지난 2003년이었다. 선거전은 정구정, 오혁주, 임향순 3파전이었다. 결과는 정구정 세무사의 27표차 신승. 

 

지난 1997년 이후 한국세무사회장을 뽑는 선거가 소위 정치인 시대에서 전업세무사 시대로 변화를 맞은 후 가장 치열했던 선거로 기록되면서 나타난 '초박빙'의 결과였다.

 

이후 여러 차례의 선거가 있었으나, 치열했던 선거과정에 비해 이처럼 숨막히는 결과로 나타난 적은 없었다.

 

이후 10년이 흐른 2013년 제28대 한국세무사회장을 뽑는 투표가 18일 서울을 시작으로 그 막이 오른다. 이제 모든 관심은 과연 어떤 후보가 승리를 거머쥘까 하는데 맞춰지고 있다.

 

선거전 초반 정구정 현 회장이 크게 앞서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다소 싱거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선거전 중반을 넘기면서 야권의 ‘빅후보’가 바람을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전도 지난 2003년과 마찬가지로 선거중반'시계제로'상태다. 결과 역시 ‘초박빙’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선거전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관고·순고’로 나누고, ‘영남·호남’, ‘국세청 고위직·하위직 출신’ 등으로 분류되어 표심을 좌우하던 케케묵은 요인들은 모두 사라지고, 오로지 ‘3선 지지냐, 3선 불가냐’의 찬·반을 묻는 선거전의 모습이다.

 

즉 ‘1차에 한하여 중임=평생 두 번이냐, 아니면 중임=연임’의 의미냐에 대한 법원의 해석은 차치하고, 회원들의 민심이 최종적으로 어디에 있는가를 판가름하는 마지막 선택이 될 것이라는 점이 선거의 모든 것을 삼켜 버린 모양새다.

 

그러면서 실제 후보는 3명인데 ‘3선 인정, 3선 반대’로 갈라진 민심처럼 후보자 역시 3선에 도전한 후보와 그를 막겠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후보(이창규)의 1:1대결로 좁혀졌다는게 업계의 대체적인 여론이다.

 

물론 일부 ‘예산낭비는 안된다. 회무를 위해 필요해서 쓰는 건 상관없다’, ‘업계의 화합을 위한 인물이냐? 일부 독선이 있더라도 일만 잘하면 그만이지’라는 구호도 눈길을 끌긴 하지만 대세를 가를 변수에서는 이미 저만치 멀어졌다.

 

차기 세무사회장 당선자 알아맞히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이유다.

 

지난 2003년 정구정 현 회장이 처음 회장에 당선되었을 때 임향순 전 회장을 겨우 27표차이로 눌렀다. 솔직히 당시 선거당사자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겠지만 외부인의 눈에는 박빙이면서도 정 후보 측이 약간 앞섰다고 분석하는 쪽이 많았다. 결국 결과도 정 후보의 신승이었다. 당시 임 전회장의 패인은 군소후보가 가져간 표(77)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에도 군소후보가 얻는 표의 숫자에 따라 빅후보 양측의 당선에 최고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없지 않다.

 

지금까지의 선거 판세는 사실상 정구정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 왔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현직 회장으로서의 프리미엄에 이어 지난 3월 5일 ‘3선을 위한 유권해석 임시총회’에서의 결과로 나타난 6:4라는 민심 등으로 한 발짝 앞섰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이런 민심이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3선은 안된다’라는 야권 나름대로의 탄탄한 지지층에 이어 ‘예산낭비는 안된다’라는 일반 회원들의 정서와 함께 ‘현직 지방세무사회장들의 집단 지지선언’까지 겹치면서 야권의 지지율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초박빙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조사의 신뢰성 여부를 떠나 지난 13일 모 후보 측이 실시한 것으로 알려진 회원 여론조사에서 야권의 두 사람(이창규, 손윤) 지지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이에 따라 야권의 빅후보로 불리는 이창규 후보의 지지를 전격 선언하면서 후보를 탈퇴한 손 윤 후보의 지지표가 실제 이 후보 측으로 쏠릴지는 알 수 없지만 알려진 조사의 결과만 놓고 보면 야권이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이에 대해 정 후보 측은 '그 조사를 어떻게 믿느냐'며 여전히 자신이 크게 앞서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야권 측에서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면서 기분 좋은 측면은 있겠지만 결과는 이미 결정되어져 있다"며 "믿음이 희망을 낳는다"는 말로 자신감을 표출했다.

 

세무사회장 선거에 일곱 번째 도전하는 정구정 회장의 3선의 쟁취냐? ‘3선은 절대 안된다’며 날을 세우고 있는 이창규 후보의 대반전일까? 2013년 세무사회장 선거전 막판의 열기가 그 어느때보다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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