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회장 선거,
서울의 민심은? 그리고 믿기지 않는 광경이?

◆…제28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서울투표) 현장에서는 그동안 세무사회장선거에 출마해 낙선의 고배를 마셨던 후보들이 나란히 특정후보(기호1번 이창규)의 선거운동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3선불가를 외치며, 기호1번을 응원했다. (사진 왼쪽에서 2, 3, 4번째가 차례로 정은선, 송춘달, 정영화 전 서울세무사회장이다. 맨 왼쪽은 한헌춘 중부지방세무사회장이다.)
‘3선에 도전하는 자, 3선을 막겠다는 자.’ 대역전드라마가 펼쳐질 수 있을까?
제28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전 첫 투표가 치러진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서울지방세무사회 정기총회 현장은 말 그대로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격전장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3선 대(對) 3선불가, 정구정 대 이창규’의 양자대결 양상으로 좁혀졌다는 게 많은 회원들의 분석이었다.
세무사회원 1만여명의 43%에 이르는 4300여(서울회원) 표심의 향방을 결정짓는 선거라는 점에서 각 후보들은 오전 11시부터 코엑스 3층 세무사회 임원선거 투표장 입구에 장사진을 치고, 얼굴 알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각 후보들은 동원 가능한 운동원들을 총동원, 어깨띠를 두른 채 선거용 명함과 구호를 외치며, 목청껏 한 표를 호소했다.
12시를 넘기면서 서서히 회원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표심의 향방이 조금씩 읽혀지기 시작했다. 젊은 회원들 보다는 나이 지긋한 회원들의 모습이 더 많이 감지된 것.
대체적으로 업계에서는 젊은 회원들의 경우 ‘3선이면 어때 일만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나이 많은 회원들의 경우 ‘그래도 3선은 지나치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라는 점에서 3선에 도전하는 후보와 이를 적극 저지하려는 후보 간의 얼굴 색깔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
실제로 이날 서울회원들의 투표 참석률과 관련 등록번호가 앞 번호인 회원들의 참석률이 뒷 번호인 회원들보다 다소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이창규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분위기가 좋다. 3선불가라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우리 회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해 세무사회를 반석 위에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한 전직 지방세무사회장은 “지방의 민심은 잘 모르겠지만 이번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3선 대 3선불가’라는 단일 프레임으로 전개되면서 최소한 지난 3월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구정 후보 측의 경우 “세무사들의 민심은 숨어있다. 3선보다는 결국 일 잘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게 세무사회를 위하는 길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회원들이 더 잘 알고 있다”며, “승리를 낙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세무사 회원들의 투표현장에서는 그동안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후보들(정영화, 송춘달, 정은선 전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이 대거 기호1번 이창규 후보 측의 선거운동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한 회원은 역대 세무사회장 선거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믿기지 않는 광경’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