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의 소신(所信)…“세무사회 발전위해 ‘백의종군(白衣從軍)’하겠다”

노태주 부산세무사회장이 내달 19일 실시되는 제23대 부산지방세무사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그의 불출마는 연임(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것.
그는 20일 회원들에게 보낸 재선 불출마의 변을 통해 “재선을 포기하는 것은 자신의 소신에 따른 것이며, 세무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투철한 봉사정신으로 ‘백의종군’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본 회장의 독선과 아집 때문에 지방회장으로서 할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말도 했다.
이런 그의 불출마 소식을 접하면서 아연 놀랬다. 그리고 그 ‘용기’에도 놀랐다.
부산세무사회장 자리는 회원 1300명의 수장으로서 꽤 명예로운 자리이고, 정치적으로도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자리인데 왜 포기했을까? 그리고 세무사회의 발전을 위해 분투할 수 있는 인재를 잃는 것일까? 아니면 얻는 것일까? 라는 궁금증도 함께 들었다.
노 회장은 지난 2011년 5월 제22대 부산세무사회장에 당선되어 그동안 존재감에서 다소 떨어졌던 부산세무사회를 소통이 넘쳐나는 조직,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봉사에 참여하는 조직, 세무사회의 발전을 위해 화합하는 조직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 역시 2년 동안 “낙후된 지방회관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예산확보와 공사감독을 위해 발품을 팔았던 일, 회원들의 자질 향상과 화합을 위해 교육하고 홍보에 매진해 오는 등 역대 어느 회장보다 열심히 해 왔다”고 자평했다.
특히 그는 “지난 2010년 세무사자동자격폐지를 위해 지방의 국회의원을 만나 세무사회의 실정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성탄절 전야도 마다않고 고군분투하던 일은 잊혀지지 않는다”고 소회했다.
노 회장은 이와 함께 세무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로 강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그는 세무사 제도 발전을 위해 ‘세무사의 정체성 확립방안에 관한 연구’논문을 펴내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세무사들의 모임에 참석한 세무사들이 ‘세무사 뺏지’를 착용하지 않았을 경우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는 등 그의 세무사 사랑은 유별난 것으로 소문나 있다. 뺏지 3천여개를 구입해 부산세무사회관을 찾는 회원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물론 뺏지를 달지 않는 임원들에게 벌금을 내라고도 하는 등 세무사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하다.
그러나 올들어 정구정 세무사회장이 느닷없이 3선 도전을 시도한데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본회와 소원한 관계가 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그는 세무사제도와 발전을 위해서는 정 회장과 10여년 넘게 생각을 공유하면서 동고동락해 왔으며, 지방회장들 중에서도 정구정 회장과 가장 가까이 지낸 온 인물이었다.
그런 노 회장이었기에 이번 불출마를 위해 적지 않은 고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그는 20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몇 가지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우선 정구정 회장과 처음으로 생각을 달리했던 사건을 상기시켰다.
세무사랑이라는 회계프로그램의 세무사회 소유와 관련한 문제였다.
그는 ‘세무사랑’의 세무사회 소유는 1년전 세무사회 이사회에서 의결된 사안이었음에도 정구정 회장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독단적으로 세무사회 소유는 물론 홍보까지 막아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어쩔수 없이 이창규 서울지방회장을 비롯한 6개지방회장 명의로 프로그램의 소유권을 지켜온 것이 세무사회가 자체 프로그램(세무사랑2)을 소유하게 된 역사적 진실인데도 정 회장은 이를 자신의 공적처럼 홍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두 번째 생각을 달리했던 문제는 ‘3선’이었다.
그는 ‘1차중임=연임’으로의 해석은 3선출마의 명분은 될지 모르겠지만, 향후 각종 소송에 휘말려 대내외적 위상추락과 회원간 분란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회칙을 개정해 ‘중임제한을 삭제’하거나 ‘임총없이 3선에 출마하는 안’을 수차례에 걸쳐 정 회장에게 건의했으나, 묵살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정 회장이 지금도 지방회장들이 본인의 3선출마를 방해 한다고 홍보함으로써 주위의 회원들이 ‘정 회장의 3선 출마를 방해하지 말라’는 압박을 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나 그는 원칙과 소신없이 불의에 타협하며 안일을 기하는 회장이 아닌 원칙에 입각해 지방회를 대변하는 회장이 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동안 지방회장으로서 정 회장의 독선과 아집을 막아내지 못한 것이 무엇보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재선을 포기하는 자, 3선을 강행하는 자’ 역사는 어떤 회원을 더 높이 평가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노 회장의 불출마는 시사하는 바가 또 있다.
지방회장의 임기는 2년, 연임이 가능하다. 그러나 평소 그는 세무사회 본회장은 물론 지방회장 역시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3년 단임제’를 주장해 왔다. 연임하는 명예보다는 소신을 지키겠다는 것이 이번 불출마의 직접적인 이유다.
실제로 그는 불출마의 변을 통해 “독선과 아집 없는 세무사회, 회원 모두가 화합하고 소통하는 행복한 세무사회를 만들기 위해 부산지방회장 연임 출마를 포기하고 한국세무사회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세무사회를 사랑하는 회원의 한사람으로 남아 회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무사회 최고의 열정맨으로 소문난 ‘부산사나이, 노 박사’ 앞으로 어떤 행보를 할까?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