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헌 행정실장 두 달 뒤면 꼬박 3년…‘말뚝실장(?)’
납세자 권리구제기관인 조세심판원(원장 김형돈)의 지방세 담당 상임심판관(국장급) 자리가 1년 이상 ‘겸직과 직무대행’이라는 기형적 형태로 운영되면서 그 피해가 애꿎은 납세자에게 전가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지방세 전담 심판부의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의 6(지방세)상임심판관 인선이 1년 넘게 마무리되지 않자 장기공석에 따른 우려가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는 것. 심판원은 공석의 여파를 막기 위해 겸임에 겸임을 거쳐 최근에는 직무대행을 임명해 심판관의 공백을 어거지로 메우고 있는 모양새다.
◆ ‘본부대기’ 발령…기형적 인사의 시작
지금의 조세심판원 지방세담당 상임심판관 자리에 대한 인사난맥상은 지난해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동흔 6심판관이 3년 임기 만료로 ‘본부대기’ 전보인사 명령을 받게 되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전 전 심판관이 1년이 넘게 대기상태에 머무르게 되면서 기형적 인사가 이어졌다.
심판원이 공석인 6심판관 자리 메우기를 위해 지금까지 단행했던 복잡한 인사과정은 이랬다.
전동흔 전 6심판관이 2014년 5월 27일자로 해촉되자 심판원은 후임 지방세 상임심판관으로 권진하(61년생·행시32회) 국장을 임명했다. 이후 그는 2심판관으로 임명되면서 6심판관을 겸임하게 되었다. 이후 그는 1심판관으로 영전하게 된다.
권 국장이 1심판관으로 옮기면서 6심판관은 이번에는 권 국장의 뒤를 이어 2심판부를 맡게된 임재현 국장(현 기재부·64년생·행시34회)이 겸임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는 제대로 된 국장이 6심판관으로 임명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심판원 직원들은 또다시 이상한 인사를 맞게된다. 신임국장은 다름 아닌 박종호 서기관의 직무대행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달(6월)의 일이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 6심판관은 행자부의 ‘낙하산 예약석(?)’
심판원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 자리(6심판관-지방세담당)는 우리 것이라는 행자부의 부처이기주의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전임 전동흔 국장이 행자부에서 낙하산(?)으로 임명되었으니 이번에도 행자부 인사가 당연히 그 자리에 임명되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행자부의 인사가 심판관 자격을 갖추기 위한 시간을 벌기위해 전 전 국장이 퇴임을 미루면서 장기대기를 했다는 것이 심판원 사람들의 시각이다. 심판원 사람들 일부에서는 조세심판원 지방세상임심판관 자리는 행자부의 ‘낙하산 예약석’이라는 비야냥까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심판원 등의 의견을 종합하면 현재 행자부에서 지방세 담당 과장으로 일하고 있는 인물을 심판관으로 인선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으며, 2주 안에는 발령이 날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은 했던 수순이지만 실제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승진적체를 겪고 있는 심판원으로서는 비보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먹구름이 잔뜩 낀 분위기다.
◆ 심판원 행정실장 3년 이게 말이되나
심판원 인사 문제는 지방세 담당 상임심판관 인사가 끝난다 해도 끝은 아니다. 2012년 10월부터 조세심판원 행정실장으로 근무해 온 이상헌 행정실장의 경우 두 달 남짓이면 3년을 꽉 채우게 된다.
또 행정실장은 임기만료 등 기간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지금 심판원 상황이라면 이 행정실장의 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말뚝실장’이냐며 웃을수 없는 우스개소리를 하기도 한다.
꼬일대로 꼬인 심판원 인사가 재심사건을 합동회의가 아닌 동일한 심판관회의에서 다른 결정을 내리는 등 ‘유감스런 조세심판’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과 다름없다는 이야기와 닮은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