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10년을 논의했는데 아직도 제대로 세금 못 거두는 건 무능 그 자체”

국세청이 지난해 구글에 대해 5000억원 가량을 추징했으나 법률과 조약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론스타 건처럼 패소할 확률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최근 6년(2015~2020년)간 구글이 회피한 법인세가 6000억원 이상에 달한다며 무기력한 기획재정부와 게으른 국회를 비판했다.

용혜인 의원실이 구글의 회계자료를 활용해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2015~2020년 구글이 한국에서 올린 영업이익은 총 3조1000억 원으로, 이를 과표로 한 법인세는 7849억 원에 이른다. 이와 별도로 구글코리아가 낸 법인세는 연간 100억원 가량에 불과하다. 

2020년의 경우에는 법인세가 2823억 원까지 추산되어 제대로 법인세를 냈다면 6위 현대자동차 3256억원에 이은 7위 수준인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구글코리아가 2020년에 신고한 매출은 2201억, 영업이익은 156억, 법인세액은 97억원에 불과했다.

유한회사인 구글코리아는 2020년 이전에는 공시의무가 없었기 때문에 법인세 규모를 추정하기 어렵지만, 해마다 100억 안팎의 법인세를 내는 것으로 추측된다(2020년 97억, 2019년 103억원). 따라서 실제로 부담해야 할 세금의 5~10%를 부담했던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6년간 연평균 경쟁기업에 비해 1200억원 가량의 세금을 아낄 수 있었다.

구글이 아낀 매년 1200억원의 비용은 세원을 잠식할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에 비해 시장경쟁력에서 압도적 위치를 점하게 한다. 이 금액으로는 SW산업협회가 발표하는 2018년 공임가 기준으로 소프트웨어 특급기술자 1183명을 추가 고용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한다. 불공정한 경쟁이 10년 이상 누적되어 온 것이다.

구글만 해도 이 정도로, 전체 글로벌 IT기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못 거둔 법인세수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애플은 앱스토어 한국시장 매출을 최초로 공개했는데, 16조6000억 원(149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애플이 가져가는 수익을 25%로 가정하고 비슷한 이익창출구조를 가진 구글 한국시장의 2020년 영업이익률 추정치를 이용해 법인세수를 계산해 보면, 2474억 원에 달해 SK하이닉스 바로 다음에 위치하게 된다.

그러나 애플코리아는 회계자료를 공시하고 있지 않으며, 법인세 규모 역시 매우 작은 것으로 추측된다. 용혜인 의원실이 국세청에 요청해 받은 글로벌 주요 IT기업 19개사의 국내법인 총 세수는 2020년 1539억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용혜인 의원은 “애플이 이 중 1000억 원을 냈다고 가정해도, 내야 할 법인세의 40%밖에 납부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며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페이스북·애플·SAP·페이팔·HP 등 기라성같은 글로벌 IT기업 19개가 한국에 낸 법인세 총액이 네이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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