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60년 맞아 분단 아픔 되새기며 평화의 소중함 체험…추억 가득

예산없어 회장이 직접 가이드…회비는 회원이 내는데 지역회는 '찬밥'

 

 

3월 법인세신고, 5월 종합소득세신고, 7월 부가가치세 확정신고에 이어 8월 법인세중간예납까지 마치면 일 년 농사의 대강이 끝나는 세무사들에게 10월은 나들이의 계절이다.

지방세무사회별, 그리고 지역세무사회별로 일정에 맞춰 회원들이 모여 유대를 과시하고, 또 단합을 통한 업계의 발전을 구상하는 시간인 회원 워크숍을 가진다.

1번지 지역세무사회(종로)의 올 가을 워크숍은 지난 15일 6.25전쟁의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판문점을 다녀왔다. 작년에는 가평의 남이섬으로 다녀오는 등 종로세무사회의 가을 회원단합대회는 9년째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이어져오고 있다.

올 가을 종로세무사회가 워크숍 장소로 판문점을 택한 것은 지구촌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게 한 6.25전쟁의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0주년을 맞아 그 역사의 현장을 방문해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되새겨 보면서 조국과 평화의 소중함을 몸소 체험해 보기 위해 계획했다.

황선의 회장은 이날 회원 33명이 나선 판문점 방문행사를 시작하면서 “오늘 워크숍은 두꺼운 세법전은 머릿속에서 지우고, 휴전협정 60년을 맞아 그동안 무심코 잃어버리고 지냈던 통일에 대한 안보를 다시금 되새겨보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워크숍’”이라면서 “회원님들께서는 또 하나의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 회장은 이날 회원들의 판문점 견학을 위해 직접 가이드에 나섰다.

예산부족으로 전문가이드 섭외는 꿈도 못 꾸는 상황에서 이날 가이드를 위해 며칠을 인터넷과 씨름한 결과 임진각, 도라산 전망대, 제3땅굴,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등 웬만한 베테랑 가이드 못지않은 구수한 입담을 곁들인 안내와 설명으로 회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황 회장은 마이크를 잡은 참에 이번 워크숍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도 회원들에게 털어놓았다.

판문점 견학을 위해서는 2달 전부터 회원들의 참가신청을 받아 국정원에 제출해야 하고, 또 날짜가 맞지 않아 한차례 변경을 했으며, 회원들의 복장까지 일일이 챙겨야 하는 등 이만 저만 번거로운 것이 아니었다. 이런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당초 참가신청을 했던 10여명의 회원들이 같이 떠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황 회장을 더 힘들게 한 것은 예산문제였다.

황 회장은 “얼마 전 세무사회 관계자에게 종로회의 워크숍 때 버스 한대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더니 OK사인을 해놓고선 이후에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본회 회직자 워크숍은 몇 만 원짜리 티셔츠 기념품에 그리고 경품과 1박 2일 숙식까지 제공 해주는데 지역회 워크숍은 한 푼의 지원도 없었다”며 “회비는 회원들이 내는데 지역회 워크숍은 초라하기만 하니 이게 바로 도량치는 놈 따로 있고, 가재 잡는 분 따로 있는 한국세무사회의 현주소”라고 진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황 회장은 이어 “회장 선거 때는 지역회를 활성화 하겠다고 외쳐놓고는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외면하는 것을 보면서 회장선거를 1년에 한 번씩 해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황 회장은 "'분단의 끝, 통일의 시작' 관문인 판문점에서 우리 세무사회도 '불통의 끝, 소통이 시작'되는 그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고 전했다.

판문점에 도착한 종로지역 회원들은 우리나라 군인과 북한 측 병사가 휴전선을 코앞에 놓고 마주 쳐다보면서 보초를 서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금방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에 숨을 쉴 수 없었다”며 이구동성으로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견학 소감을 밝혔다.

한편 종로지역세무사회 워크숍을 위해 김상철 서울지방세무사회 회장이 기념타올 50장을 보내 회원들의 아쉬움을 달래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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