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세청 인사의 한 단면은 ‘행시는 너무 빠르고 비고시 출신들은 너무 늦다’로 요약된다.

그러면서 최근 국세청에서 늦깎이 부이사관(3급)으로 승진한 세무대학 5기 출신들은 언제 고공단으로 승진하고 또 꿈의 고지인 지방국세청장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세정가의 분석이 시작됐다.

국세청에서 지방청장을 하기 위해서는 정년보다 2년 먼저 퇴직하는 ‘명예퇴직’의 연령 이전에 고공단으로 승진해야 한다. 올해 명퇴대상연령은 63년생이다. 66~67년생인 세대 5기생들에게는 퇴직까지 대략 약 3년 가량이 남아있다. 이르게는 다음 인사에서 부이사관 자리를 넘어 고공단 승진 전단계인 지방청 국장급으로 배치되어야 고공단 승진을 바라볼 수 있고, 지방청장이라는 바늘구멍을 뚫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국세청 내 고공단을 차지하고 있는 세무대학 출신자들의 면면을 살피면 세대2기 중에서는 이현규 서울청 조사3국장(64년, 전북 남원)이, 세대3기로는 김진호 본청 소득지원국장(64년, 경기 강화)이 있다.

이어 세대4기로 김재철 중부지방국세청장(64년, 전남 장흥), 이판식 광주지방국세청장(65년, 전남 장흥), 백승훈 부산청 징세송무국장(64년, 충남 논산)이 있으며, 세대5기로는 장일현 국방대 파견(66년, 서울) 등 총 6명이다.

고공단 진입을 앞둔 부이사관으로는 세대3기생인 이응봉 강남세무서장(65년, 경북 김천), 김성환 성동세무서장(65년, 충북 옥천), 박광수 인천청 성실납세지원국장(64년, 경기 옹진)이 있고, 세대5기는 박광종 서울청 납세자보호담당관(67년, 전남 광산), 양동구 중부청 감사관(66년, 전남 순천), 박수복 대구청 조사1국장(66년, 경북 청도), 그리고 이번에 승진한 김길용 본청 부동산납세과장(66년, 경북 김천)과 장신기 대변인(67년, 전남 순천) 등 8명이 있다.

세대1기, 2기, 3기, 4기 모두 지방청장(1급, 2급)을 배출했다. 그러면서 세대5기들의 지방청장 배출은 언제쯤 나올 것인가? 그리고 이들 중 몇 명이 지방청장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가 세정가를 비롯한 동문들 사이에서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부이사관 이상 세대 5기생은 이번에 승진한 김길용, 장신기 부이사관을 포함해 모두 5명이다.

선배기수인 세대 4기생들이 현재 1급과 2급 지방청장 반열에 올라서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지방청장행도 개인적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이들이 언제 어떻게 지방청장으로 올라설지는 미지수다. 김재철 중부청장과 이판식 광주청장의 경우는 부이사관으로 승진한지 채 2년도 안되는 기간에 지방청장직까지 오른 것은 ‘남다른 힘’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재철 중부청장은 64년, 전남 장흥 출신으로 본청 세정홍보과 1계장으로 근무할 당시인 2014년 6월27일 서기관으로 승진했다. 이후 국세청 대변인으로 근무하던 2019년 11월11일 부이사관으로 승진했고, 이후 서울청 조사3국장으로 자리를 옮긴지 1년도 되지 않는 10개월 11일만에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했다.

또한,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한 뒤 고공단 가급인 중부청장으로 승진까지 더 짧은 시간인 9개월15일이 걸렸다. 말그대로 고속승진이었다.

이판식 광주청장은 어땠을까. 65년 전남 장흥 출신으로 본청 심사1담당관실 근무 당시인 2013년 5월28일 서기관으로 승진했다. 그리고 청와대 민정수석실 파견 중이던 2019년 11월28일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국세청으로 복귀해 중부청 납세자보호담당관, 부산청 징세송무국장을 지냈으며 이때 고공단으로 승진했다. 부이사관에서 고공단 승진까지 걸린 시간은 1년 2개월 2일이다. 또한, 고공단 승진 후 지방청장까지 임명되기는 5개월 7일이 걸렸다. 초고속 승진이었다.

김재철 청장이나 이판식 청장으로 비추어봤을 때 비고시들이 부이사관 승진 후 지방청장에 임명되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이르게는 9개월, 느리게는 1년 2개월이 걸리는 셈이다.

하지만 세정가는 이들의 지방청장 발탁은 특별한 케이스로 보고 있다. 그런 만큼 세무 5기들의 경우는 이들처럼 힘이 세지 않는 한 초고속 승진은 힘들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실제로 이들보다 앞서 부이사관과 고공단으로 승진한 세대2기, 3기 생들이 아직까지 지방청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그렇다면 이번에 승진의 기쁨을 맛본 세대 5기들은 언제쯤 지방청장으로 임명될 수 있을까. 국세청의 인사관례에 따르면 올 연말쯤 지방청의 부이사관 직위를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 고공단 승진과 함께 지방청 국장에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명퇴시한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운이 나쁘지 않다면 2급지 지방청장까지는 무난히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두 전직 선배(4기) 지방청장들의 초고속 승진이 후배 세대들의 전정(前程)에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5기생들의 지방청장의 꿈은 ‘무난’보다는 ‘분투’해야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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