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공정위 두번 과징금 부과…이달 계열사 2곳 잇달아 국세청 세무조사

김홍국 회장이 이끄는 하림그룹의 경영권 승계과정을 놓고 최근 사정당국이 집중 포화에 나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10월 한달에 두번이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올품 등 9개 계열사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부당지원 혐의로 180억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물더니, 이달 11월부터는 올품과 팜스코가 연거푸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지분 증여, 경영권 승계과정에서의 투명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달들어주 하림그룹의 계열사인 올품 본사와 서울사무실 등을 현장조사를 실시했고, 곧이어 또다른 계열사인 팜스코에 대해 세무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팜스코에 대한 조사는 비정기 조사를 주로 담당하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4국은 통상 기업의 탈세나 탈루,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이 포착됐을 때 실시되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서는 국세청의 이번 세무조사가 지난달 하림그룹의 핵심 계열사에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하는 과정에서 조사된 내용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6일 공정위는 하림과 계열사 올품에 대해 삼계탕용 닭고기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총 130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어 같은달 26일에는 하림 소속 계열사들이 올품에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부당 지원을 하면서 이른바 '통행세'를 받게한 혐의로 과징금 48억88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림의 계열사인 팜스코, 선진, 제일사료, 하림지주, 팜스코바이오인티, 포크랜드, 선진한마을, 대성축산 등 총 8개 회사들이 2012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5년동안 사실상 거래에서의 역할이 없었던 올품이 구매 대금의 약 3%를 중간마진으로 챙겨주는 등 부당한 방법으로 올품에 7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품을 부당지원한 이들 하림 계열사들에게 총 38억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계열사의 지원을 받은 올품에 10억7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실상 하림그룹은 10월 한달동안 공정위의 제재를 두번이나 받으면서 179억3300만원이라는 과징금을 물었다.

이달 들어 국세청이 올품에 이어 팜스코에 대해 특별 세무조사를 연이어 실시하면서 지주사인 하림지주와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한 나머지 계열사들로 조사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하림그룹의 김 회장과 장남인 김준영 씨로 이어지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증여 과정에서 논란이 된 탈세, 비자금 형성 의혹도 들여다 볼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3가지 부당지원 행위와 지분증여 과정에서 편법 증여, 탈세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올품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준영 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완전자회사다. 하림그룹은 지주사로 하림지주가 있지만 사실상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품이 있다.

김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2012년 1월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던 올품(당시 한국썸벧판매) 지분 100%를 장남인 준영 씨에게 증여했다. 준영 씨는 그후 올품→한국인베스트먼트(당시 한국썸벧)→하림지주(당시 제일홀딩스)→하림으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를 통해 하림그룹의 실질적인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올품은 올해 9월말 현재 하림지주의 지분 4.36%(402만6743주)를 보유하고 있고, 100% 자회사인 한국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하림지주의 지분 20.25%(1869만6300주)도 갖고 있다.

실질적으로 김준영 씨의 하림지주 보유 지분이 24.61%(2272만3043주)에 달해 김 회장의 지분 22.95%(2118만9308주)보다 1.66%(153만3735주)나 많은 셈이다. 김준영 씨는 1992년생으로 하림지주 과장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국세청이 세무조사 중인 팜스코는 하림지주가 지분율 56.34%를 보유하고 있고, 김 회장의 지분율은 0.19%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조1080억원, 영업이익 47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9%, 34.3%가 상승했다. 당기순이익도 이 기간 333억원을 올려 전년도 같은 기간의 103억원보다 무려 223%를 기록했다. 법인세는 전년도 3분기에 19억원인 반면 올해는 3분기에는1억9000만원을 돌려받았다. 현금흐름표를 보면 올해 3분기까지 법인세155억원을 환급받았다.

전체적으로 하림그룹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는 김홍국 회장의 장남인 준영 씨가 실질적으로 하림그룹의 지주회사인 하림지주의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과정에서 부자간의 올품 주식 증여 과정과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오너일가의 사익 편취 등에대해서도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하림지주와 올품 측 관계자는 "세무조사 건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라 별도로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다른 계열사 조사에 관련해서도 알 수가 없다"고 답했다.

한편 하림은 닭고기 담합 사건으로 내년에 또한번의 공정위 제재가 남아있다. 최근 하림 등 육계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공정위는 내년 초 전원회의를 거쳐 가격 담합 혐의에 대한 과징금 등 제재 수위와 검찰고발 여부를 결정한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른 과징금액수가 수천억원 대에 이를 것고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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